[OSEN=강필주 기자] '철기둥'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에 대한 가혹한 평가가 끊이질 않고 있다.
김민재는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 홈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이날 두 차례나 실점과 직결되는 실수를 범하면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김민재는 우선 전반 24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놓치면서 선제골을 내줬다. 비니시우스가 공을 받기 위해 내려서자 김민재가 이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앞으로 튀어나왔다.
그러자 토니 크로스가 김민재 뒷공간으로 공을 찔러줬고 비니시우스가 여유있게 침투, 골키퍼와 일 대 일 상황에서 골로 연결했다. 앞으로 나오다 역동작에 걸린 김민재는 비니시우스의 스피드를 감당하지 못했다.
르로이 자네와 해리 케인의 연속골로 2-1로 승부를 뒤집은 후반, 김민재의 실수가 다시 나왔다. 김민재는 후반 35분 박스 안에서 공을 잡고 돌아서는 호드리구를 막는 과정에서 반칙을 범했다. 결국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김민재의 아쉬운 두 번의 실수 속에 경기 주도권을 잡고도 2-2로 비긴 바이에른 뮌헨이다. 이제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9일 스페인 마드리드서 열릴 원정 2차전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영국 '골닷컴'은 이 경기의 승자와 패자를 구분했다. 비니시우스,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 콘라드 라이머(바이에른 뮌헨)가 승자에 속한 것과 달리, 김민재는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양 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안드리 루닌(레알 마드리드)과 함께 패자로 분류됐다.
이 매체는 김민재에 대해 "나폴리는 김민재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보내며 큰 충격을 받았다. 계약서에 포함된 터무니없이 낮은 바이아웃 조항 때문에 스쿠데토 성공의 기반이 된 선수를 단 5000만 유로에 잃은 막대한 비용을 계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제 바이에른은 이 수준에서 볼 수 있는 수비수 중 최악의 개인기를 보여준 27살의 선수(김민재)에게 정말 과분한 돈을 지불한 것처럼 느껴진다"고 혹평했다.
또 "김민재는 비니시우스의 움직임에 당황스러울 정도로 쉽게 속았고, 당황한 조슈아 키미히에게 자신의 뒤에 남겨진 넓은 공간을 커버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안타깝게도 더 나쁜 일이 이어졌다"고 김민재를 몰아쳤다.
이 매체는 "비니시우스를 다시 완전히 놓친 직후, 고통스러울 정도로 서투른 김민재가 그 지역에서 호드리구를 막다가 레알에 동점골을 허용했다"면서 호드리구에게 페널티킥을 내준 장면을 두고 김민재의 잘못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타이스 더 리흐트의 부재는 항상 바이에른 뮌헨에 큰 타격으로 느껴졌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날 밤 훌륭하게 경기를 펼쳤지만 김민재의 실수로 경기를 내줬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앞서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뛰었던 오언 하그리브스(43)는 TNT 스포츠를 통해 "우리는 실수로 승부가 결정되는 경기를 많이 봐왔다. 김민재는 너무 공격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많은 수비수들이 압박을 시도하고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본다. 때로는 지키고 서 있어야 한다"면서 "영상을 다시 보면 페널티킥은 분명 실수였지만 첫 골은 피할 수 있는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또 "그들은 그것을 보고 마드리드에 가서 실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공격에 나서는 선수들만 있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그리브스는 "나는 바이에른이 경기를 아주 잘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김민재가 실수를 범할 때까지는"이라고 말한 뒤 "레알은 더 나은 플레이를 할 수 있지만 이것이 그들의 플레이 방식이다. 그들은 16강에서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이런 경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알은 전반전 4경기 중 3경기에서 더 좋지 않은 팀이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들은 주드 벨링엄, 비니시우스, 호드리구와 같은 엄청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어 경기를 이길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도 김민재 혹평 대열에 가세했다. 그는 "김민재는 그렇게 공격적으로 반격에 나서면 안 된다. 팀이 공을 갖고 있을 땐 그렇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앙 수비수로서 그렇게 자유롭게 반격을 펼칠 수는 없다"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또 "너무 욕심이 많다. 압박 상황이 아니었기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너무 쉬운 문제다. 거기에서 김민재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김민재에 대한 질책을 덧붙였다.
투헬 감독은 페널티킥 장면에 대해서도 "김민재는 두 차례나 너무 욕심이 많았다. 5대2로 수비 숫자가 많았다. 김민재는 갑자기 불필요한 반칙을 호드리구에 범했다. 그는 패스가 오는 순간 잘못된 위치에 있었다. 에릭 다이어가 도와주러 오고 있었지만, 반칙을 범했다. 너무 욕심이 과했다. 그런 상황에서는 가만히 서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나마 주장 노이어가 김민재를 감싸 안았다. 독일 '스포르트1'에 따르면 노이어는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라커룸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실수는 일어나기 마련이다. 축구의 일부다. 그게 김민재가 다음 경기에서도 부진할 거란 뜻은 아니다"라며 김민재를 위로했다.
더불어 그는 "김민재는 오늘도 완전히 나쁘진 않았다. 잘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몇몇 중요한 장면에서 아마 옳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 이 역시 축구에서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다운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