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노진주 기자] "허훈, 친동생이지만 정말 존경한다."
패배 속 '동생' 허훈(수원 KT 소닉붐)의 플레이는 빛났다. 그를 적으로 상대한 '형' 허웅(부산 KCC 이지스)은 대단하다며 실력을 인정했다.
KCC는 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KT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3차전 맞대결을 치러 92-89로 승리했다.
KCC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 우위를 점했다.
앞서 원정 1차전에서 KCC는 17점 차 완승을 거뒀지만, 2차전에선 4점 차로 패했다. 홈으로 자리를 옮겨 치른 3차전에서 KCC는 다시 승리를 따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1승 1패 후 3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우승 확률은 69.2%(9/13회)다.
챔피언결정전에서 KCC가 우승한다면 13년 만에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KT가 정상에 오르면 구단 역사상 최초다. 이번 시즌 두 팀의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3승 3패다.
KCC에서 허웅이 26득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라건아도 22득점 12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라건아는 플레이오프 누적 득점 1위를 달성했다. 이날 1쿼터 종료 기준 1504점을 기록하며 기존 김주성 현 원주DB 감독의 1502점을 돌파했다.
KT에선 허훈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7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팀 패배를 막진 못했다.
경기 후 허웅은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이겨서 만족한다”라며 가쁘게 숨을 내쉬었다.
이어 많은 관중 앞에서 플레이한 것에 대해 허웅은 “정신이 풀어질 때쯤 팬들의 함성 소리를 들으면 등이 오싹하면서 힘이 난다.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농구 붐이 다시 일어나는 것 같다. 옛 농구를 봐왔던 사람으로서 농구 붐이 다시 분다면 좋을 것 같다. 선수들의 가치가 그만큼 올라간다. 제가 원하는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적으로 상대한 ‘동생’ 허훈의 플레이에는 혀를 내둘렀다. 허웅은 “친동생이지만 정말 존경한다. 에피스톨라가 가장 막기 힘든 선수는 허훈이라고 하더라”라고 들려줬다.
‘형제 시리즈’라고 불리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허웅은 “부담이라기 보단 한게임 한게임 절실하게 임하자는 생각뿐이다. 냉정히 경기에 임하고 있다. 또 훈이랑 하는 챔피언결정전 경기가 소중하다”라며 “(단지) 우승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KT 선수들은 경기 도중 체력적으로 지쳐 보이곤 했다. 허웅은 “만약 ‘상대가 오늘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은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우리가 잘못한 것이다. 상대가 몇 분을 뛰든 우리는 우리의 것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어시스트 7개를 기록한 허웅은 “(상대) 두 명을 최대한 완전히 밖으로 끌고 나오는 게 저의 역할 중 하나였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공격했던 것이 7개 어시스트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승 1패 시리즈 전적을 신경 쓰지 않겠다. 다시 시작한단 마음으로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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