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한국 국적이면서도 '장수 외국인' 타이틀을 달고 있는 라건아(35·미국명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다음 시즌 행선지는 어떻게 될까. 본인 역시 복잡한 마음인 것으로 보인다.
라건아는 1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부산 KCC 이지스 팬 페스타'에 참석, 팬들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순간을 멀리서 지켜봐야 했던 KCC의 부산 팬들을 위해 열렸다. KCC는 지난 5일 종료된 2023~2024 KBL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에서 수원 KT 소닉붐을 4승 1패로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순간을 함께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홈구장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당연히 우승 주역 중 한 명이 라건아도 참석했다. 그는 챔피언결정전을 포함한 플레이오프 12경기에 출전, 평균 29분 2초를 뛰며 22.0득점 12.3리바운드 1.4블록슛을 기록했다. 시즌 기록(15.6득점 8.4리바운드 0.8블록슛)보다 좋아진 모습이었다. 자밀 워니(SK), 디드릭 로슨(DB), 패리스 배스(KT) 등 쟁쟁한 외국인 매치업에서도 눌리지 않고 오히려 상대를 지웠다. 이에 챔피언결정전 MVP 투표에서 27표를 획득, 1위 허웅(31표)과 간발의 차를 보였다.
올해 35세가 된 라건아는 정규시즌만 해도 이전에 비해 다소 노쇠화한 것으로 보였다.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다녀온 이후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알리제 존슨에게 한때 1옵션을 내줬다. 그러나 시즌을 거듭할수록 폼이 올라왔고, 6라운드 들어 처음으로 경기당 20점을 넘기며(20.4득점) 기대를 모으게 했다. 그리고 그는 결과로 증명했다.
팬들 앞에 선 라건아는 마이크를 잡고 "안녕하세요"를 한국말로 말해 팬들의 미소를 받았다. 이어 "마지막 여정이 될 수 있는데 부산 팬 앞에 찾아와 감사하다"며 "KCC에서의 5년 동안 우승을 못했는데 우승을 선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KCC에서 우승하고 싶다. KCC에 계속 남아있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언뜻 들으면 '마지막 여정'과 '계속'이라는 말이 상충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라건아의 현재 상황을 나타내는 가장 적절한 단어로 풀이될 수 있다.
라건아는 오는 17일 열리는 KBL 이사회에서 회의 안건으로 상정됐다. 바로 '신분' 때문이었다. 2012년 울산 현대모비스에 입단한 그는 2018년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획득했고, 국가대표 출전 계약을 맺었다. 바로 그 계약이 5월 말이면 끝난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라건아의 신분을 국내선수 혹은 해외선수로 볼지에 대해 다룬다.
만약 국내선수 신분을 인정받는다면 외국인 TO를 잡아먹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한국선수 샐러리캡에 포함되기 때문에 고액연봉자인 라건아를 잡기 쉽지 않다. 외국인 선수 신분을 이어간다고 해도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기대를 모으게 했다.
KCC 입장에서도 이번 우승으로 인해 연봉 총액이 오를 것이 유력한 가운데, 라건아가 샐러리캡을 잡아먹을 경우 동행이 어려울 수 있다. 반면 이미 5시즌이나 손발을 맞춰본 선수이기에 시즌 막판 조직력이 좋아진 KCC와 동행할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라건아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우승 후 한 축승연에서 그는 한국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한국 여권을 받았을 때"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과연 2024~25시즌 그를 볼 수 있는 곳은 어디가 될까.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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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라건아가 2023~24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그물 자르기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라건아는 1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부산 KCC 이지스 팬 페스타'에 참석, 팬들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순간을 멀리서 지켜봐야 했던 KCC의 부산 팬들을 위해 열렸다. KCC는 지난 5일 종료된 2023~2024 KBL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에서 수원 KT 소닉붐을 4승 1패로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순간을 함께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홈구장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당연히 우승 주역 중 한 명이 라건아도 참석했다. 그는 챔피언결정전을 포함한 플레이오프 12경기에 출전, 평균 29분 2초를 뛰며 22.0득점 12.3리바운드 1.4블록슛을 기록했다. 시즌 기록(15.6득점 8.4리바운드 0.8블록슛)보다 좋아진 모습이었다. 자밀 워니(SK), 디드릭 로슨(DB), 패리스 배스(KT) 등 쟁쟁한 외국인 매치업에서도 눌리지 않고 오히려 상대를 지웠다. 이에 챔피언결정전 MVP 투표에서 27표를 획득, 1위 허웅(31표)과 간발의 차를 보였다.
KCC 라건아. /사진=KBL 제공 |
팬들 앞에 선 라건아는 마이크를 잡고 "안녕하세요"를 한국말로 말해 팬들의 미소를 받았다. 이어 "마지막 여정이 될 수 있는데 부산 팬 앞에 찾아와 감사하다"며 "KCC에서의 5년 동안 우승을 못했는데 우승을 선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KCC에서 우승하고 싶다. KCC에 계속 남아있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언뜻 들으면 '마지막 여정'과 '계속'이라는 말이 상충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라건아의 현재 상황을 나타내는 가장 적절한 단어로 풀이될 수 있다.
KCC 라건아. /사진=KBL 제공 |
만약 국내선수 신분을 인정받는다면 외국인 TO를 잡아먹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한국선수 샐러리캡에 포함되기 때문에 고액연봉자인 라건아를 잡기 쉽지 않다. 외국인 선수 신분을 이어간다고 해도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기대를 모으게 했다.
KCC 입장에서도 이번 우승으로 인해 연봉 총액이 오를 것이 유력한 가운데, 라건아가 샐러리캡을 잡아먹을 경우 동행이 어려울 수 있다. 반면 이미 5시즌이나 손발을 맞춰본 선수이기에 시즌 막판 조직력이 좋아진 KCC와 동행할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라건아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우승 후 한 축승연에서 그는 한국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한국 여권을 받았을 때"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과연 2024~25시즌 그를 볼 수 있는 곳은 어디가 될까.
KCC 라건아(왼쪽)가 우승 후 송교창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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