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불법영업 사실을 자백한 '흑백요리사' 비빔대왕(유비빔)에 대해 방송가의 '손절' 움직임이 시작됐다.
1일 OSEN 취재에 따르면 SBS 예능프로그램 '와! 진짜? 세상에 이런일이'(이하 '세상에 이런일이') 측은 유비빔이 출연한 온라인 클립 영상에 대한 삭제를 논의 중이다. 다만 본편 편집 관련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비빔은 이날 자신의 소셜 계정에 자필 편지를 올리고 20여년간 불법영업을 이어온 사실을 자백했다. 그는 "저는 과일 행상, 포장마차, 미용실까지 여러 장사를 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하여 2003년부터 허가가 나지 않은 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 구속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깊이 반성했고, 이후 1년간 가게를 폐업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내 명의로 공연전시한식체험장 사업자로 등록해 편법으로 얼마 전까지 영업을 했다. 일반인이었던 제가 갑작스럽게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저와 제 아내는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며 "사죄하는 마음으로 제가 20년 동안 혼신을 다해 가꿔온 옛 비빔소리 공간은 모두를 위한 비빔전시, 비빔공연 장소로서 무료로 개방하고, 한옥마을로 이전한 비빔소리에서는 합법적으로 최고의 재료로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유비빔은 지난 9월 첫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비빔밥을 향한 집념 탓에 이름을 '비빔'으로까지 개명한 사연으로 '화성인 vs 화성인'에 등장했던 그는 이후로도 '생생정보', '진격의 할매', '6시 내고향', '생방송 오늘아침' 등 다양한 방송에 얼굴을 비췄다.
그러던 중 '흑백요리사'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1라운드 탈락에도 수많은 커뮤니티에 영상이 확산되며 화제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던 바. 이에 유비빔은 예능과 라디오, 유튜브 등을 전전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그런 그가 뒤늦게 불법 영업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빈축을 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비빔은 2004년부터 수차례 불법영업으로 벌금을 물었고, 2015년에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2016년부터 아내의 명의로 불법 영업을 이어갔을 뿐 아니라 '흑백요리사'로 인기를 끈 뒤에도 그 후광을 이용해 영업을 지속했다. 그러던 중 민원이 쏟아지자 결국 다른 곳으로 이전해 새롭게 영업을 시작할 것임을 밝힌 것. 이같은 소식이 뒤늦게 밝혀지자 누리꾼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상습적으로 불법 영업을 했을 뿐만아니라 이를 숨기고 방송 출연을 지속해 온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논란에 '날벼락'을 맞은 방송가에서는 유비빔에 대한 '손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방송된 '세상에 이런일이'에는 유비빔이 출연해 '흑백요리사' 비하인드를 전했던 바 있다. 이에 '세상에 이런일이' 측은 온라인상에 업로드 된 유비빔의 클립 영상 삭제를 두고 논의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유비빔이 메인인 방송이 아닌만큼 본편 편집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불똥이 튀었다. 오는 6일 방송되는 '유퀴즈'에서는 유비빔이 출연할 계획이었다. 이미 지난 30일 방송 말미 유비빔의 모습을 담은 예고까지 담겼던 바. 예고에서는 유비빔의 가족들까지 함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그는 유재석, 조세호에 비빔박자를 전수하는가 하면 개명 이유에 대해 "원래 저는 밴드 악사였다. 그러다가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고 사연을 전하기도. 하지만 본방을 코앞에 두고 불법영업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비빔 출연분 통편집을 "논의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유튜브에서는 이미 '유비빔 지우기'가 시작됐다. 지난달 'EA SPORTS FC 온라인' 채널에 공개된 "이거 중독 위험한데...한국 쌀과자를 먹은 앙리와 카카의 찐반응ㅋㅋㅋㅋㅋ"이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유비빔이 앙리, 카카 등 해외 축구선수들에게 손수 비빔밥을 대접하는 모습이 담겼었지만, 'EA SPORTS FC 온라인' 측은 발빠르게 썸네일과 본편에서 유비빔의 분량을 통편집했다. 이와 함께 "일부 출연진 관련 이슈로 인해 콘텐츠 일부분을 업로드 이후 편집하게 되었습니다. 시청자분들의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안내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9월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운영하는 '김관영 TV'에도 "흔들리는 비빔박자에서 비빔밥이 느껴진거야~"라는 제목으로 유비빔의 식당을 찾은 김관영 도지사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던 바. 하지만 김관영 도지사 측은 논란을 인지한 즉시 영상을 삭제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관영 도지사는 "(무신고 영업 관련) 사연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tvN,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