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윤지 기자]
배우는 평생 한 작품만 흥행해도 잘 됐다고들 하는데, 이 사람은 대표작을 한두해 만에 줄줄이 만들어냈다. '배우 임지연' 옆에 평생 붙어 있을 것 같은 '박연진'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강렬한 '악역'으로만 기억될 줄 알았던 임지연이 새로운 이름을 덧붙였다.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극본 박지숙, 연출 진혁)은 이름도, 신분도, 남편도 모든 것이 가짜였던 외지부 옥태영(임지연 분)과 그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예인 천승휘(추영우 분)의 치열한 생존 사기극을 담은 드라마다. 지난해 11월 30일 첫 방송 당시 4.2%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10회에 11.1%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이하 닐슨코리아 기준) 꾸준히 입소문을 탄 이 작품은 회차마다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극 중 임지연은 노비 구덕이와 아씨 옥태영으로, 1인 2역을 소화했다. 구덕이는 조선 시대의 철저한 계급 사회를 느끼며 살아간 인물이다. 부모와 어릴 적부터 양반댁 노비 생활을 해오던 구덕이는 아씨 김소혜(하율리 분)의 오해로 위기에 처했다. 죽음에서 겨우 벗어난 구덕이가 우연히 아씨 옥태영(손나은 분)을 만나게 됐고, 그는 구덕이의 영민함을 눈치 채 함께 한양(서울)으로 갈 것을 제안한다. 이때 구덕이를 죽이러 온 일당을 마주하게 됐고, 옥태영은 사망한다. 간신히 살아남은 구덕이는 옥태영의 신분으로 지내게 된다. 그리고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이 때문인지 그는 늘 사회적 모순을 타파하려 하고, 자신이 느낀 설움을 남들은 느껴서는 안 된다는 의지로 나아간다.
임지연은 그간 드라마 '상류사회', '불어라 미풍아', '웰컴2라이프', '장미맨션',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으나 큰 존재감을 남기지 못했다. 늘 순하고 착한 여주인공의 면모를 보였던 그가 달라졌던 건 2022년 공개된 '더 글로리'였다. 이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 그는 단숨에 큰 성공을 맛봤다. 날 선 눈매와 말투, 어딘가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캐릭터, 박연진. 특히 그는 문동은(송혜교 분)에게 역습당한 후 갓길에 차를 세워 담배를 무는 장면으로 박수를 받았다. 대본 속 지문은 단 두 줄이었지만, 임지연의 행동과 표정에서 박연진의 감정이 여실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더 글로리'로 빛을 본 임지연이 또 한 번 우뚝 섰다. 그것도 '여주 원톱물'이자 사극인 '옥씨부인전'으로 말이다. '옥씨부인전'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노비 구덕이가 아씨 옥태영으로 살아가는 과정, 옥태영이 사랑에 빠진 남자와 초야를 치르고 임신하는 게 각 한 회차 만에 벌어진다. 주인공이 어떤 위기와 고통을 맞이해도 해당 회차 중반부를 넘어가면 반드시 실마리를 찾고, 사건은 해결된다. 마치 '고구마'(답답한 장면을 이르는 인터넷 용어)를 허용할 수 없다는 듯 말이다. 또 어떤 장면을 봐도 시청자가 이해되게끔 만드니, 보는 이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상당하다.
이 가운데 임지연은 탁월한 감정 연기와 대사 전달력을 보였다. 임지연은 노비 역으로 사투리를, 아씨 역으로 표준어를 사용해야 했다. 자칫 잘못하면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부분인데도, 그는 세련되게 소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극 중 노비 시절을 알고 있는 김소혜를 만난 장면에서 두드러진다. 양반이었다가 좋지 못한 상황인 김소혜, 노비였다가 양반이 된 구덕이는 전복된 관계라 초반과 다른 분위기를 묘사해야 한다. 여기서 임지연은 본인이 우위에 있다는 듯, 상대를 바라보는 눈빛부터 달라졌으며 찡그리는 인상은 물론 내뱉는 대사로 감탄을 자아냈다. 또한 사극은 주고받는 대사로 정보 전달이 되는 만큼, 그는 발음의 완급 조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했다.
임지연은 지난해 11월 '옥씨부인전' 제작발표회에서 "내가 '옥씨부인전'의 옥씨 부인이다 보니까 책임감과 당연한 부담이 있다. 첫인사에서 다른 선배님과 스태프들에게 '한 번만 믿어달라, 내가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한 기억이 있다. 해내고 싶었고,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다짐했다. 살기 위해서 발버둥 쳤던 구덕이는 임지연의 해내기 위한 몸부림 아니었을까. 그의 간절함이 작품을, 그리고 자신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제 "멋지다, 연진아!"가 아닌 "구덕이니?"를 듣는 임지연이 됐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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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지연 /사진=김창현 chmt@ |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극본 박지숙, 연출 진혁)은 이름도, 신분도, 남편도 모든 것이 가짜였던 외지부 옥태영(임지연 분)과 그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예인 천승휘(추영우 분)의 치열한 생존 사기극을 담은 드라마다. 지난해 11월 30일 첫 방송 당시 4.2%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10회에 11.1%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이하 닐슨코리아 기준) 꾸준히 입소문을 탄 이 작품은 회차마다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극 중 임지연은 노비 구덕이와 아씨 옥태영으로, 1인 2역을 소화했다. 구덕이는 조선 시대의 철저한 계급 사회를 느끼며 살아간 인물이다. 부모와 어릴 적부터 양반댁 노비 생활을 해오던 구덕이는 아씨 김소혜(하율리 분)의 오해로 위기에 처했다. 죽음에서 겨우 벗어난 구덕이가 우연히 아씨 옥태영(손나은 분)을 만나게 됐고, 그는 구덕이의 영민함을 눈치 채 함께 한양(서울)으로 갈 것을 제안한다. 이때 구덕이를 죽이러 온 일당을 마주하게 됐고, 옥태영은 사망한다. 간신히 살아남은 구덕이는 옥태영의 신분으로 지내게 된다. 그리고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이 때문인지 그는 늘 사회적 모순을 타파하려 하고, 자신이 느낀 설움을 남들은 느껴서는 안 된다는 의지로 나아간다.
배우 추영우, 임지연 /사진=이동훈 photoguy@ |
'더 글로리'로 빛을 본 임지연이 또 한 번 우뚝 섰다. 그것도 '여주 원톱물'이자 사극인 '옥씨부인전'으로 말이다. '옥씨부인전'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노비 구덕이가 아씨 옥태영으로 살아가는 과정, 옥태영이 사랑에 빠진 남자와 초야를 치르고 임신하는 게 각 한 회차 만에 벌어진다. 주인공이 어떤 위기와 고통을 맞이해도 해당 회차 중반부를 넘어가면 반드시 실마리를 찾고, 사건은 해결된다. 마치 '고구마'(답답한 장면을 이르는 인터넷 용어)를 허용할 수 없다는 듯 말이다. 또 어떤 장면을 봐도 시청자가 이해되게끔 만드니, 보는 이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상당하다.
/사진제공=JTBC |
임지연은 지난해 11월 '옥씨부인전' 제작발표회에서 "내가 '옥씨부인전'의 옥씨 부인이다 보니까 책임감과 당연한 부담이 있다. 첫인사에서 다른 선배님과 스태프들에게 '한 번만 믿어달라, 내가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한 기억이 있다. 해내고 싶었고,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다짐했다. 살기 위해서 발버둥 쳤던 구덕이는 임지연의 해내기 위한 몸부림 아니었을까. 그의 간절함이 작품을, 그리고 자신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제 "멋지다, 연진아!"가 아닌 "구덕이니?"를 듣는 임지연이 됐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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