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씨부인전' 연우 ''두 얼굴로 미움 받을까 걱정..'너네 미령이'→'우리 미령이'로 불러주셔서 감사''[★FULL인터뷰]
입력 : 2025.01.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한해선 기자]
배우 연우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배우 연우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아이돌 할 때는 무대에 올랐을 때 즉각적인 반응이 있었어요. 제가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그걸 이겨내는 짜릿함이 있었죠. 배우를 할 때는 내가 순간적으로 잘 못 해도 여러 번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둘 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일이에요. 연기할 때도 짜릿함이 있는데 그걸 못 잊어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연기에선 만족도가 70% 정도만 돼도 기분 좋음이 있거든요. 내가 아니고 캐릭터로 살아있다는 걸 느꼈을 때의 장점도 있죠."

배우 연우가 사극에 첫 도전했다. 그럼에도 처음이란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는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극본 박지숙, 연출 진혁) 속에서 고전미를 잘 뽐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아이돌 모모랜드 출신'이란 생각조차 안 들게 연기가 차분하게 정제돼 있었기 때문인지 사극톤에 잘 어울렸다.

그럼에도 연우는 이번 '옥씨부인전'의 연기가 쉽지 않았다며 "아등바등 열심히 했고 쥐어짜서 했던 작품이었어요"라고 털어놨다. 그에게 '옥씨부인전'은 지금까지 해온 현대극 '라이브온', '금수저',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 '우리, 집', '개소리'와 또 달리 여러 환경과 연기 기술을 배운 작품이었다.

'옥씨부인전'은 이름도, 신분도, 남편도 모든 것이 가짜였던 외지부 옥태영(임지연 분)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예인 천승휘(추영우 분)의 치열한 생존 사기극을 그린 드라마.

연우는 극 중 비밀을 품은 미모의 여인 차미령 역을 맡았다. 차미령은 과거 노비였던 구덕이(임지연 분)의 정체를 알지 못하고 시누이 옥태영에게 외지부 일을 배우며 그를 닮고자 따랐다. 차미령은 성윤겸(추영우 분)의 동생 성도겸(김재원 분)과 잉꼬부부로 행복하게 살던 중, 자신의 모친 송씨 부인(전익령 분)의 거짓에 속아 인생을 송두리째 옥태영에 대한 복수에 이용당한 것을 알고 충격 받았다. 그는 서방마저 살해당할 위기, 상상 회임의 아픔을 겪었다.

배우 연우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배우 연우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옥씨부인전' 종영을 앞둔 소감은?

▶출연한 게 되게 영광스럽다. 대본 읽었을 때도 멋진 작품이라 생각했고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는데 시청자 여러분이 좋아해 주셔서 행복했다.

-연우 배우에겐 '옥씨부인전'이 첫 사극 도전이었는데.

▶시작할 때 고민이 많이 됐다. 연기자로 적응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새롭게 도전할 것이 많구나 싶었다. 처음엔 저에게 아쉬움도 많이 있었고 뭘 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현장에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했다. 사극 중에 '해를 품은 달', '구르미 그린 달빛' 영상 쇼츠를 보면서 사극 말투를 익히려고 노력했다.

-연기할 때 한복을 입는 게 불편하진 않았나.

▶한복을 여름에 조여서 입으니 핑 어지럽다가 다음엔 조절해서 입었다. 한복이 생각보다 편한 옷은 아니었다.

-사극과 현대극의 차이는 어떻게 느껴졌나.

▶내가 분석한 것 이상으로 말투를 신경쓰면서 태도, 감정까지 신경써야 하니 편하게 한 현대극 보다는 신경쓸 게 많았다.

-미령의 두 얼굴은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

▶현장에서 조율하면서 표현을 해보려고 했다. '쉿' 하는 부분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미령이가 어떤 아이인지 궁금하게 보이고 싶었다.

-'옥씨부인전'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너무나 감사하게 제안이 왔다. 그때 이미 작품을 두 개 하고 있었다. 미팅에 갔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꼭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씀해 주시더라. 작가님과 감독님이 진심으로 얘기를 해주셔서 '마음으로 낳은 캐릭터구나' 싶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고전미도 잘 어울려 보였다.

▶제가 쪽진 머리를 하고 등장한 게 처음이었다. 적당한 관리 후에 들어갔는데 제 얼굴이 크림빵처럼, 달덩이처럼 보이더라.(웃음) 열심히 살도 빼고 부기 관리도 하고 촬영했다. 2~3kg 정도 감량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중장년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많아졌다.

▶친구들에게 제가 작품을 하는 걸 얘길 잘 안 하는 편인데, 친구들이 '힘내, 우리 엄마 아빠가 옥씨부인전 애청자야'라고 해주더라. 또 '우리 엄마가 너 예전에 못 됐었냐고 묻더라'라고 하더라.(웃음)

-부모님의 시청 반응은 어땠나.

▶부모님 SNS 프로필 사진이 '옥씨부인전'으로 바뀌었다. 제가 첫 사극으로 떨린만큼 부모님도 긴장을 많이 하셨다. 제가 6부에 나왔을 때 부모님이 좋아하시더라.

-시청자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너네 미령이', '나쁜 미령이'라고 했는데 '우리 미령이'라고 하시더라. 너무 미움 받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감사하게도 사랑해 주셨다.

-촬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장면이 있다면?

▶만석이가 죽고서 무덤에 간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미령이가 산 같은 데에 간 적이 거의 없었는데, 산쪽에 가니 그늘이 없어서 직사광선을 바로 받아서 얼굴 땀이 처음으로 나봤다. 임지연, 추영우 씨는 거의 매일 산에 오르는 신을 했던데 대단하다 싶었다.

-미령이가 독기를 품는 장면을 연기하면서 감정적으로 소모가 많이 되진 않았는지.

▶어머니가 합세해서 하는 복수여서, 누군가를 위해 이용당해서 내가 나쁜 짓을 해야 한다는 게 너무 어려웠다.

배우 연우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배우 연우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임지연 배우와 함께 연기한 소감은?

▶제가 '더 글로리' 때부터 너무 좋아했다. 함께 연기하면서 언니를 더 존경하고 좋아하게 됐는데, 사람이 눈으로 많은 걸 표현할 수 있구나 싶었다. 어떤 신에서 눈물 흘리는 신이 아니었는데 '내가 자네의 마음을 채워주겠다'는 말을 언니에게 들으니 눈물이 나더라. 임지연 언니는 제가 옥살이 신에서 어떻게 할지 고민할 때 '나는 어떻게 하는 편인데 네가 편한대로 하면 돼'라고 말해 주시더라. 섬세하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언니가 카리스마 있어 보이는데 가까이서 보면 눈도 맑갛고 말티즈 같다. '더 글로리'에서는 악역이었지만 그런 말티즈스런 모습이 보일 때가 있었다. 언니에 대해선 내가 그냥 팬이다.

-김재원 배우와 잉꼬부부 연기는 어땠나.

▶저는 사실 잉꼬, 애교 연기를 해본 적도 없었고 평소에도 그런 표현을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힘들었다. 재원 씨가 나이가 어린데도 다정하게 그런 신을 잘해서 많이 의지했다. 기대면서 연기했다. 재원 씨가 한 번 더 촬영할 때 감정을 잘 맞춰주려고 했다.
실제로 웃참을 해서 감독님이 촬영하고서 '이게 힘드니'라고 물으시더라.(웃음) 김재원 배우는 만나는 내내 도겸, 미령 얘기만 했던 것 같다. 배우들끼리 친해지기 위해서도 그런 얘길 많이 하려고 했다.

-미령의 상상 회임신 연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작가님이 저를 어리게 보셔서 '네가 어린데 어떻게 이런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겠냐. 미안하다'라고 하시더라. 사실 제가 어린 나이도 아니고 그걸 표현하는 데에는 무리가 아니라 생각했다. 단순히 미령이가 아이를 잃은 게 아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잃은 것 아니냐. 막상 촬영할 때는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 미령이의 마음을 가득채운 것이 없어졌을 때 상실감이 컸을 거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옥씨부인전'이 지난주엔 갑자기 스릴러로 보이기도 했는데.

▶대본을 봤을 때 소혜 악독한 아씨가 또 나오는구나 싶었는데 방송을 보니 너무 무섭더라.(웃음)

-이번 작품에서 연기 호평이 많아졌다.

▶사실 연기가 늘었다기 보다는 사극이란 현장에 초반보다 후반에 익숙해진 것 같다. 사실 아쉬움도 많다. 다음에 사극을 하면 더 잘 할 수 있겠다 싶다.

-시청자들이 '옥씨부인전'을 사랑해 준 이유는 무엇일까.

▶빌런도 나오고 마음 아픈 얘기도 나오는데, '옥씨부인전'이 다루는 얘기가 현대에 대입해 봐도 어우러지는 얘기다. 현대도 계급이 있는 것 같은 사회인 것이 시청자들에게 와닿은 것 같다. 배우들의 연기, 글이 주는 따뜻함도 있었다.

배우 연우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배우 연우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다음에 또 사극을 한다면 어떤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가.

▶마음 아프지 않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편하게 사랑 받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지난해 MBC '우리, 집', KBS 2TV '개소리', JTBC '옥씨부인전' 세 작품을 바쁘게 선보였는데.

▶힘들기도 하고 중간에 지치기도 하면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막상 작품이 공개되고 나니 뿌듯함이 있었다.

-지난해 '2024 KBS 연기대상'에선 '개소리'를 함께 한 이순재 선생님, 강아지 소피와 베스트 커플상을 받았는데.

▶'개소리'는 힘들 때 가도 강아지가 있으니 기분이 좋았고 되게 행복한 현장이었다. 쫓기는 일도 없었고 마음 편한 현장이었다. 선생님들께서 많이 챙겨주셨는데 김용건 선생님도 밥을 챙겨주시고 이순재 선생님도 간식을 챙겨주셨다.

-'2024 KBS 연기대상'에서 이순재 배우의 대상 수상 소감도 인상 깊게 다가왔을 것 같다.

▶순재 선생님이 건강이 많이 안 좋으셔서 걱정이 됐다. 초조한 마음으로 아래에서 들었는데 대상을 받으셔서 너무 기뻤다. 선생님께서 대상이 처음인지 몰랐는데 신기했다. 내가 그런 자리에 있는 것도 신기했고 선생님이 시청자 분들께 '그 동안 신세져서 감사했습니다'라고 말하시는데 그 감정이 뭘까 싶었다. 나도 나이가 먹어서 저런 말을 하는 순간이 올까 싶었고 선생님이 멋있게 보였다.

-'2024 KBS 연기대상'에서 연우 배우는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우수상을 받았다. 추가로 수상소감을 말해준다면?

▶그때 팬분들에 대한 말을 못 했다. 제가 지칠 때에는 버블에 들어가서 팬분들이 써주신 글을 본다. 회사 분들, 가족들 얘기도 못했는데 너무 사랑한다.

-연우 배우의 실제 성격을 말해준다면? MBTI가 INFJ, ISTJ 둘로 나와있더라.

▶저 되게 재미있다. 저 억울한 게 있는데, 방송만 보면 새침해 보이더라. 예민하지도 않고 못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한 사람이다. 카메라 없을 때 웃기고. 휴가가 생기면 여행을 가려고 한다. 요즘은 ISTJ 같은데, J이더라도 저는 계획적인 게으름이 있다.(웃음)

배우 연우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배우 연우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아이돌과 배우 활동의 장점을 각각 든다면?

▶아이돌 할 때는 무대에 올랐을 때 즉각적인 반응이 있다. 제가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그걸 이겨내는 짜릿함이 있었다. 배우를 할 때는 내가 순간적으로 잘 못 해도 여러 번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 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일이다. 연기할 때도 짜릿함이 있는데 그걸 못 잊어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연기에선 만족도가 70% 정도만 돼도 기분 좋음이 있다. 내가 아니고 캐릭터로 살아있다는 걸 느꼈을 때의 장점도 있다.

-무대와 연기의 짜릿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연극도 있겠다.

▶주변에서 얘기를 해주기도 했는데 계속 드라마 작품이 들어와서 기회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도 예고여서 연극을 계속 했는데 살아있는 느낌이 있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저는 늘 배우로서보다는 먼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저를 보고 '신인배우인 줄 알았다'고 하는 분들도 많으신데 스타일링에 따라 또 다르게 봐 주시더라. 저는 아이돌을 할 때 행복했는데 부정적으로 보신 분들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아이돌은 내가 사랑한 일이었다. 아이돌 출신인데도 배우로서 괜찮다는 말을 해주실 때 감사하면서 기분이 좋더라.

-연우의 노래하는 모습을 볼 날이 올까.

▶저는 춤 추고 노래하는 것엔 재능이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특별 무대를 해보고 싶다.

-연예계 생활에서 멘탈 관리는 어떻게 하는 편인가.

▶힘들 때는 그냥 힘들려고 한다. 억지로 힘을 내는 건 저와 맞지 않는다.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하고 울기도 하고 짜증도 내보고 한다. 그래야 해소가 된 상태로 현장에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참는 건 답이 아닌 것 같다.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롤모델이 있다면?

▶롤모델은 없는데 부러운 사람은 많다. 임지연 언니, 이순재 선생님 등 모든 배우분들이 부럽다. 멋진 배우분들이 많은 것 같다.

-앞으로 받고 싶은 상도 궁금하다.

▶10년 안에 최우수상을 받는다면 좋겠는데 상에 대한 욕심은 딱히 없다. 제가 열심히 하면 따라올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연기하려고 한다. 시상식 현장에 가있기만 해도 좋더라.

-2025년 목표는?

▶건강하기, 행복하기 두 개인데 그 어떤 것보다 이루기 힘든 것 같다.

-설은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언니가 결혼 예정이라 청첩장 들고 내려갈 것 같고 대본을 볼 것 같다. 제가 집에 가면 가족들이 늘 작품 속 이름으로 부르시더라. 이번엔 '미령 아씨 오셨어요?'라고 할 것 같다.(웃음)

-차기작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가.

▶이번에도 도도해 보이지만 악역은 아니다. 이번엔 다행히도 사랑을 받는 역할인 것 같다.

-연우에게 '옥씨부인전'은 어떻게 기억될까.

▶아등바등 열심히 했고 쥐어짜서 했던 작품이다. 현장이 되게 행복했고 많이 배웠다. 함께 연기하면서 서로 존중했고 작품의 메시지도 따뜻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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