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MBC 기상캐스터 김가영이 故오요안나 괴롭힘 의혹 속에서 라디오 스케줄을 정상 진행했다.
3일 오전 7시부터 생방송된 MBC FM4U '굿모닝FM 테이입니다'(이하 '굿모닝FM')의 '깨알뉴스' 코너에는 김가영이 출연했다.
'깨알 뉴스'는 '굿모닝FM'에서 매일 진행되는 코너로, 김가영이 최근 화제의 뉴스를 전달하고 있다. 이날 역시 김가영이 목소리로 출연해 명절 증후군부터 국립 한글 박물관 화재 등 주요 뉴스를 전했다.
다만 분위기는 다소 달랐다. 그간 테이는 '깨알뉴스' 코너 시작시 김가영과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이날은 별도의 사담 없이 정해진 내용만 전달 뒤 마무리 지었다. 코너가 끝날때도 "가영 잘가영", "이제 저 가영"과 같은 밝은 인사를 주고받아 왔지만, 김가영은 노래와 함께 "가영 캐스터 보내드리겠다"고 말하자 차분한 목소리로 "네"라는 짧은 대답만 남긴 채 퇴장했다. 청취자가 보낸 메시지 역시 별도로 읽지 않았다.
이는 앞서 불거진 김가영의 故오요안나 가해 의혹의 여파로 보인다. 故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향년 2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부고 역시 같은해 12월 뒤늦게 알려졌지만, 지난달 고인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받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보도가 등장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가해자들은 오보를 내고 오요안나에게 뒤집어씌우는가 하면 오요안나가 틀린 기상 정보를 정정 요청하면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라는 취지의 비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가르쳐야 한다'라는 이유로 퇴근 시간이 지난 뒤 회사로 호출하거나 1시간~1시간 30분 이상 퇴근을 막은 정황이 나왔으며, 실력 등을 이유로 오랜 시간 오요안나를 비난해 온 메시지와 음성이 다량 발견되기도 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가해자로 추정되는 두 인물의 실명이 확산됐고, 이 과정에 같은 MBC 기상캐스터 선배인 김가영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이에 김가영과 '골 때리는 그녀들'에 함께 출연했던 유튜버 일주어터는 "가영언니는 오요안나 님을 못 지켜줬다는 사실에 당시에도 엄청 힘들어했습니다. 저는 오요안나 님과 같이 운동을 한번 해봤던 인연이 있는데 한번 뵀을 때도 오요안나 님이 저에게 가영언니 너무 좋아하고 의지하는 선배라면서 진심으로 얘기해 주셨어요"라고 대리 해명에 나서기도.
하지만 고인의 유족들은 '가로세로연구소' 측을 통해 "진짜 악마는 이OO과 김가영이다. 박OO과 최OO은 대놓고 괴롭혔지만 이OO과 김가영은 뒤에서 몰래 괴롭혔다"라고 주장했다. 김가영이 고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따돌림이 발생했던 단체 대화방의 참가자 중 한명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같은 논란 속에서 김가영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채 스케줄을 소화 중이다. 가해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도 지난 1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했으며 '굿모닝FM' 또한 하차없이 진행하고 있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측은 OSEN에 "아직 (하차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라며 "(현재)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시청자 게시판 등에는 김가영의 하차를 요구하는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다. 김가영은 이같은 반발을 의식한 것인지 소셜 계정의 댓글창을 폐쇄한 상태다.
한편 유족 측은 "가해자와 회사 측의 사과조차 없었다"며 생전 통화 내용, 카카오톡 대화를 모아 고인의 직장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MBC 측은 지난 31일 "주말 사이 사전 준비를 거쳐 다음 주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며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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