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드라마는 폭망했지만 배우들은 앞다투어 의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추억했다. 23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가 국내 최초 스페이스 오피스물이라고 자부했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한 배우들의 열정은 안방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지난 1월 4일 첫 방송된 '별들에게 물어봐'는 무중력 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보스 이브(공효진 분)와 비밀스러운 미션을 가진 불청객 공룡(이민호 분)의 지구 밖 생활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년간 촬영된 작품으로 제작 준비기간만 5년, 제작비 500억 이상으로 알려진 대작이다.
무엇보다 배우진과 연출진이 화려하다. '파스타', '질투의 화신' 등을 쓴 서숙향 작가와 믿고 보는 공효진의 재회, 한류스타 이민호의 합류와 '질투의 화신', '남자친구',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박신우 감독, 그리고 한지은, 오정세, 김주헌, 이초희, 이엘, 허남준 등의 합류까지 '별들에게 물어봐'는 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우주를 재현해야 했기에 촬영에 많은 이들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던 만큼 배우들 또한 최선을 다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공효진은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되는 거 맞냐'는 얘기 많이 했다"고 말했고 이민호도 "촬영 현장 모든 게 처음 접하는 상황들이 많았다. 감독님과 스태프도. 그런 상황에 파트너가 심적으로 정신적으로 의지된다는 건 굉장히 크다"고 공을 돌렸다.
그러나 뚜껑 열린 '별들에게 물어봐'의 결과물은 사뭇 달랐다. 1회부터 시작된 반복된 섹스, 정자, 임신 등 단어가 자주 언급되고, 여기에 뜬금없이 공효진-김주헌의 베드신, 이민호-한지은의 베드신이 이어지면서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의문을 들게 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은 ‘별들에게 물어봐’를 거듭했고 이 작품은 1~2%대 시청률 성적표로 마무리됐다..
그럼에도 배우들에게는 잊지 못할 작업이었다.
공효진은 “지금껏 해온 작업 중 난이도가 가장 높았고, 길었다. 사전 제작형의 드라마를 해 보는 것은 처음이라 이번 촬영 동안 느낀 감정이 새롭고 낯설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잊지 못할 시간으로 남을 경험이었다. 긴 촬영 기간과 후반 작업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바라던 바를 다 이룬 기분”이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산부인과 의사 공룡 캐릭터로 분한 이민호는 공효진과 우주 로맨스를 완성했다. 비록 이브킴이 그의 아이를 출산한 뒤 사망해 시청자들에게는 충격이었지만 공룡을 연기한 이민호로서는 소중한 인연을 통해 생명이란 존재의 존귀함과 그 의미를 깊이 있게 전달했다.
베테랑 우주비행사 박동아 역으로 방송 초반 공효진과 화끈한 러브신을 그렸던 김주헌은 “참여한 모든 작품이 그렇듯 ‘별들에게 물어봐’ 역시 저에겐 새로운 경험과 배움을 남긴 작품이었다. 여러분께도 재미를 준 작품이었길 희망해 봅니다. 지금까지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시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공룡의 약혼자 최고은 역의 한지은도 “오래도록 머물러 준 고은이를 이제 보내려니 아쉽다. 우리 드라마가 시청자분들의 일상에 휴식지이자 삶의 원동력이 되었길 바란다”며 “준비 기간부터 촬영을 거쳐 방영까지 긴 시간 기다려주고, 고은이를 응원해주고 아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우주 과학자 강강수 역으로 이민호와 대립했던 오정세는 “멀고 험난한 여행길을 함께 해온 스태프와 동료 배우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 전한다. 배우에게도 여러 가지를 도전할 수 있었던 작품이고 또 많이 배운 작품이다. 모든 걸 다 가졌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못 가졌던 강수의 차가운 외사랑을 끝까지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기적”이라고 남다른 속내를 내비쳤다.
이브킴을 낳고 공룡을 키워낸 엄마 정나미 역의 정영주 또한 “자식 앞세워 보내는 벌을 받고 있네요. 공룡이랑 같이 우리. 별이. 잘 키울게요. 그동안 아껴 주시고 사랑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우리 삼자매. 늘 여러분 가까이 어디에선가. 열심히 살고 있을 거예요! 살아있음에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겠습니다”라는 소감을 SNS에 남겼다.
우주와 지상에서 각각 일하는 미나와 도나로 1인 2역을 소화한 이초희는 “무중력 상태는 몸이 공중에서 일직선으로 떠야 하기 때문에 코어 근력이 매우 중요했다. 무중력 표현 위해서 촬영 들어가기 전에 개인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수트 안에 장비를 갖추고 하는 촬영이어서 촬영 전후로도 스탭 분들의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 감사하고 값진 경험”이라고 흐뭇해했다.
한편 ‘별들에게 물어봐’ 후속으로는 오는 3월 1일부터 ‘감자연구소’가 저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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