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혜림 기자]
MBK파트너스가 10년 가까이 경영한 홈플러스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최근 법원의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MBK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핵심광물을 사실상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고려아연 인수에 대한 부정적 여론마저 있다.
지난 7일 법원이 영풍이 제기한 임시주총결의 효력정지 가처분과 관련해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다른 안건들에 대해선 효력을 정지하면서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을 장악하는 데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일단 집중투표제로 인해 3월말로 예상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선 MBK·영풍 측이 당장 이사회 장악이 어렵지만, MBK·영풍 측은 정기주주총회 이후 임시주주총회를 계속 요구해 이사회 장악에 나서겠다고 공표한 만큼, 의결권이 많은 MBK·영풍 측이 이사회를 장악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가기간산업이자 핵심 전략광물 상당수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고려아연을 MBK가 경영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
MBK가 고려아연을 경영할 경우 안티모니와 인듐 등 핵심광물을 생산하고 반도체 황산과 아연과 연, 금, 은, 동 등 우리 경제의 필수 산업소재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크게 훼손될 것으로 의심된다. 이러한 의심이 나오는 배경에는 MBK가 10년간 경영한 홈플러스의 도산 위기를 비롯해 네파와 딜라이브, 영화엔지니어링 등 과거의 수많은 경영 실패 사례가 자리잡고 있다.
또한 사모펀드의 특성상 MBK가 80%가 훨씬 넘는 해외투자자의 이익회수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잇따라 가격 인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최근 후폭풍이 거센 홈플러스 사태가 고려아연에서 재현될 거란 우려가 있다.
MBK는 2015년 말 홈플러스를 약 7조원에 인수했다. 홈플러스 부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노리고 인수금융 차입금만 4조원이 넘을 정도로 MBK는 다소 무리하게 홈플러스 경영권을 가져왔다. 하지만 대규모 인수금융 차입금 때문인지 MBK는 10년간 투자보다는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을 위한 점포 등 자산 매각에 집중했고, 자연스레 홈플러스는 실적과 재무구조 양쪽에서 모두 악화일로를 걸었다.
결국 홈플러스는 MBK가 인수한 지 10년 만인 올해 2월 말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A3-'로 하락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14년(2014년3월~2015년 2월) 2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영업이익을 내던 대형 유통업체에서 MBK 경영 아래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걱정하는 처지로 위치가 급전직하한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BK의 홈플러스 경영 실패 사례는 '자금을 끌어모아 투자를 하는 능력'과 '기업을 장기간 경영하며 그 가치를 끌어올리는 능력'은 완전히 별개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사례"라며 "현재 MBK가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고려아연도 MBK 인수 이후 홈플러스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MBK가 고려아연에서 수익화의 대상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은 세계 1위를 지탱하고 있는 기술"이라며 국가기간산업과 전략광물 생산의 핵심기술들과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했다.
MBK는 지난해 9월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와 그 이후 두 차례 장내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7.82%를 취득했다. 이를 위해 약 1조5000억원을 지출했는데, 이 가운데 70%가 넘는 약 1조1100억원이 NH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이다. 자기자금이 아닌 대출로 고려아연을 인수하는 것으로 추후 MBK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까지 인수할 경우 MBK의 차입금은 수조원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MBK의 자금 부담이 커질수록 추후 MBK가 고려아연 배당금과 계열사 매각, 핵심기술 판매, 공유 등을 통해 확보하려는 자금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현재 고려아연 시가총액이 약 15조원으로 이미 몸값이 무거운데 MBK가 훗날 차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이보다 더 높은 값에 고려아연 지분을 매각하려고 할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고려아연 매각은 MBK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이 제2의 홈플러스가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려아연이 우리나라와 미국 등이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을 맺고 핵심광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추진하는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점에서 이를 정부 차원에서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근 중국이 미국에 수출통제한 안티모니와 인듐, 텔루륨, 비스무트 등 주요 핵심광물을 모두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아연과 연뿐 아니라 희소금속 분야에서도 국가안보와 경제를 너머 글로벌 공급망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평가에 기반한다.
실제로 최근 MBK의 고려아연 인수가 미국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힌 마리아네트 밀러-믹스(Marianette Miller-Meeks) 연방 하원의원을 비롯해 트럼프의 측근들인 잭 넌 연방 하원의원,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민주당인 에릭 스왈웰 하원의원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다수의 미국 정치인이 MBK의 고려아연 인수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전략광물과 주요 산업 소재의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 MBK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이에 따른 미국의 안보 위협 등을 지적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MBK가 10년간 홈플러스 경영하면서 명백하게 보여준 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아닌 'MBK라는 펀드의 이익과 해외 투자자들을 위한 이익 회수'"라며 "홈플러스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기습적인 기업회생절차로 홈플러스 근로자와 많은 국내 채권자, 특히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떠넘기는 사이 김병주 회장의 MBK와 해외투자자들은 충분한 내부수익률에 기반해 홈플러스 손절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MBK 입장에선 매년 1조원 안팎의 에비타(EBITDA)를 내는 고려아연과 세계 1위의 기술 및 중국이 경계하는 여러 사업 부문들이 얼마나 탐이 나겠냐"고 덧붙였다.
김혜림 기자 khr073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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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모습/사진제공=뉴시스 |
지난 7일 법원이 영풍이 제기한 임시주총결의 효력정지 가처분과 관련해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다른 안건들에 대해선 효력을 정지하면서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을 장악하는 데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일단 집중투표제로 인해 3월말로 예상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선 MBK·영풍 측이 당장 이사회 장악이 어렵지만, MBK·영풍 측은 정기주주총회 이후 임시주주총회를 계속 요구해 이사회 장악에 나서겠다고 공표한 만큼, 의결권이 많은 MBK·영풍 측이 이사회를 장악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가기간산업이자 핵심 전략광물 상당수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고려아연을 MBK가 경영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
MBK가 고려아연을 경영할 경우 안티모니와 인듐 등 핵심광물을 생산하고 반도체 황산과 아연과 연, 금, 은, 동 등 우리 경제의 필수 산업소재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크게 훼손될 것으로 의심된다. 이러한 의심이 나오는 배경에는 MBK가 10년간 경영한 홈플러스의 도산 위기를 비롯해 네파와 딜라이브, 영화엔지니어링 등 과거의 수많은 경영 실패 사례가 자리잡고 있다.
또한 사모펀드의 특성상 MBK가 80%가 훨씬 넘는 해외투자자의 이익회수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잇따라 가격 인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최근 후폭풍이 거센 홈플러스 사태가 고려아연에서 재현될 거란 우려가 있다.
MBK는 2015년 말 홈플러스를 약 7조원에 인수했다. 홈플러스 부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노리고 인수금융 차입금만 4조원이 넘을 정도로 MBK는 다소 무리하게 홈플러스 경영권을 가져왔다. 하지만 대규모 인수금융 차입금 때문인지 MBK는 10년간 투자보다는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을 위한 점포 등 자산 매각에 집중했고, 자연스레 홈플러스는 실적과 재무구조 양쪽에서 모두 악화일로를 걸었다.
결국 홈플러스는 MBK가 인수한 지 10년 만인 올해 2월 말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A3-'로 하락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14년(2014년3월~2015년 2월) 2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영업이익을 내던 대형 유통업체에서 MBK 경영 아래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걱정하는 처지로 위치가 급전직하한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BK의 홈플러스 경영 실패 사례는 '자금을 끌어모아 투자를 하는 능력'과 '기업을 장기간 경영하며 그 가치를 끌어올리는 능력'은 완전히 별개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사례"라며 "현재 MBK가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고려아연도 MBK 인수 이후 홈플러스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MBK가 고려아연에서 수익화의 대상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은 세계 1위를 지탱하고 있는 기술"이라며 국가기간산업과 전략광물 생산의 핵심기술들과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했다.
MBK는 지난해 9월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와 그 이후 두 차례 장내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7.82%를 취득했다. 이를 위해 약 1조5000억원을 지출했는데, 이 가운데 70%가 넘는 약 1조1100억원이 NH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이다. 자기자금이 아닌 대출로 고려아연을 인수하는 것으로 추후 MBK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까지 인수할 경우 MBK의 차입금은 수조원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MBK의 자금 부담이 커질수록 추후 MBK가 고려아연 배당금과 계열사 매각, 핵심기술 판매, 공유 등을 통해 확보하려는 자금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현재 고려아연 시가총액이 약 15조원으로 이미 몸값이 무거운데 MBK가 훗날 차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이보다 더 높은 값에 고려아연 지분을 매각하려고 할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고려아연 매각은 MBK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이 제2의 홈플러스가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려아연이 우리나라와 미국 등이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을 맺고 핵심광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추진하는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점에서 이를 정부 차원에서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근 중국이 미국에 수출통제한 안티모니와 인듐, 텔루륨, 비스무트 등 주요 핵심광물을 모두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아연과 연뿐 아니라 희소금속 분야에서도 국가안보와 경제를 너머 글로벌 공급망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평가에 기반한다.
실제로 최근 MBK의 고려아연 인수가 미국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힌 마리아네트 밀러-믹스(Marianette Miller-Meeks) 연방 하원의원을 비롯해 트럼프의 측근들인 잭 넌 연방 하원의원,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민주당인 에릭 스왈웰 하원의원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다수의 미국 정치인이 MBK의 고려아연 인수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전략광물과 주요 산업 소재의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 MBK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이에 따른 미국의 안보 위협 등을 지적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MBK가 10년간 홈플러스 경영하면서 명백하게 보여준 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아닌 'MBK라는 펀드의 이익과 해외 투자자들을 위한 이익 회수'"라며 "홈플러스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기습적인 기업회생절차로 홈플러스 근로자와 많은 국내 채권자, 특히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떠넘기는 사이 김병주 회장의 MBK와 해외투자자들은 충분한 내부수익률에 기반해 홈플러스 손절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MBK 입장에선 매년 1조원 안팎의 에비타(EBITDA)를 내는 고려아연과 세계 1위의 기술 및 중국이 경계하는 여러 사업 부문들이 얼마나 탐이 나겠냐"고 덧붙였다.
김혜림 기자 khr073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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