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이정 기자] 다 알면서 모르는 척, 미운 말을 예쁜 말인 양 내뱉는다. ‘폭싹 속았수다’ 속 배우 표영서가 금명의 얄미운 깍쟁이 대학 친구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톡톡히 찍었다.
배우 표영서가 ‘폭싹 속았수다’ 속 60년대 대학생의 일면을 장식했다. 1960년대 제주에서 2025년 서울까지 펼쳐지는 ‘요망진 반항아’ 애순(아이유 분)과 ‘팔불출 무쇠’ 관식(박보검 분)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담아낸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표영서는 애순의 딸 금명(아이유 분)이 입학한 서울대학교의 동급생 오예림 역으로 등장했다. 예림은 검사인 아버지 덕에 화목하고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철부지 부잣집 딸이다. 제주에서 올라와 기숙사 생활과 아르바이트로 바쁘게 학업을 이어가는 금명과 달리 집안의 지원을 풍족하게 받으며 여유로운 집안 사정을 자랑으로 여기는 예림은 금명의 아픈 구석을 쿡쿡 찔렀다.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금명을 업신여기며 고상한 척 내뱉는 예림의 말들은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친구들이 금명을 안 좋게 이야기할 때면 금명의 편을 드는 척하면서도 편에 서지 않았고, 금명이 자신보다 재정적으로 못한 처지라는 것을 업신여기며 자신의 태생에는 자부심을 느꼈다. 자기 최면과도 같이 금명을 무시하면서도 견제했고 결국 가시 돋친 말로 금명의 마음에 옹이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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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하나 나보다 높았다고 유학 가는 거 아니고, 환경이랑 여건까지가 다 점수인 거야”라며 선택할 수 없는 환경과 여건을 자부심으로 여기는 예림의 말은 결국 알맹이 없는 껍데기 같았다. 표영서는 그런 예림의 열등감과 질투심을 투명하게 그렸다. 속이 훤히 보이는 스타일. 미운 말을 예쁘게 포장한다 한들 미운 말 그대로였고, 선심을 쓰는 듯해도 눈빛에 선함은 없었다. 표영서는 예림의 속내를 고스란히 표현했다. 나보다 못하다고 느끼는 금명이 나보다 나음을 인지하지만 애써 모르는 척 부모의 말을 빌려 한 번 더 무시하려 들었고 금명을 무시함으로써 자기 위안을 얻는 듯했다.
큰 눈으로 상대를 빤히 바라보는 그 눈빛에는 앙심까지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순진한 척 선한 척 맑게 웃어 보이는 모습은 어딘지 어린아이의 질투 같아 보이기도 하며 캐릭터를 향한 시선을 집중시켰다. 표영서는 앞서 넷플릭스 시리즈 ‘하이라키’의 류바다 역, 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의 황시은 역을 맡으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한 번 더 시청자의 이목을 모은 표영서의 작품 활동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한편, 표영서가 톡톡 튀는 연기로 시선 집중시킨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오는 21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3막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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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