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봉 얕보다가는 큰 코 다친다
입력 : 2012.07.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8강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만을 남겨 놓고 있다.

한국은 8월 2일 새벽 1시(한국시각)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아프리카 가봉과 B조예선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한국은 26일 멕시코와 0-0 비기고, 30일 스위스를 상대로 박주영, 김보경의 연속골로 2-1 승리했다. 1승 1무(+1)로 멕시코(1승 1무, +2)에 이은 조 2위다. 가봉(1무 1패, -2)과 비겨도 8강에 오르는 유리한 위치다.

현재로는 한국의 낙승 분위기다. 멕시코, 스위스전에서 내용과 결과에서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방위적인 압박과 개인기, 투지 모두 상대를 압도했다 그 어느 때보다 무장이 잘 되어 있는 정신력도 높이 살만하다. 병역 연기 논란으로 몸살을 앓은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이 스위스전에서 날렵한 다이빙 헤딩슛으로 골맛을 보며 자신감을 되찾은 것도 소득이다.

반면 올림픽 처녀 출전국 가봉은 악재가 겹쳤다. 대회 전 선수 차출 난항과 협회의 업무 처리 미숙으로 삐걱거리더니 끝내 본선 엔트리에도 3명이나 모자라는 15명으로 참가했다. 스위스전에선 1-1로 선전했으나, 멕시코에 0-2로 완패하며 최하위에 처져 있다. 그마저 한국전에는 주전 수비수 앙리 은동이 멕시코전 후반 말미 퇴장으로 한국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되면서 14명으로 출전 명단을 꾸릴 수밖에 없다. 필드 플레이어 중 교체 가능한 선수가 단 두 명에 불과하다.

허술한 수비진이 물오른 한국의 창을 막아낼지도 의문이다. 가봉 수비진은 전체적인 선수들의 신장이 작아 공중볼에 취약하고, 전문 수비수가 아닌 탓에 오프사이드 트랩과 같은 고난이도 수비 전략을 구사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인다. 강한 투지와 밀착 방어로 2경기 3실점으로 선방했지만, 은동이 빠지면서 끈끈함도 사라졌다. 가봉 클라우드 음부르노 감독은 “15명으로 경기하기 참 힘들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가봉은 단점만큼 장점도 분명하다. 두 경기에서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최전방 공격수 패트릭 아우바메양은 날카로운 문전 침투와 영리한 볼 터치로 ‘미친 존재감’을 뽐냈고, 알렉산더 은둠부와 오비앙 오비앙은 양 측면에서 양질의 크로스 및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를 위협했다. 마딘다, 탄지고라가 버티는 중원도 예상외로 단단했다. 선수들의 투지도 뛰어나 90분 내내 그라운드에서는 압박쇼가 펼쳐졌다. 한국이 결코 얕볼 수 없는 대목이다.

2009년 10월 FIFA U-20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가나에 밀려 4강 진출에 실패한 ‘홍명보호’는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다행히 홍명보 감독은 “스위스전 기쁨은 오늘까지만 즐기고, 내일부터는 가봉전을 준비해야 한다. 비길 생각은 없다”며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는 각오다. 올림픽팀은 30일 오전 웸블리로 이동해 경기 준비에 나섰다.

사진=ⓒImago/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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