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올해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한 선수 중 김하성(25,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과 함께 최대어로 불렸던 스가노 토모유키(31)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했다.
8일(한국 시간) MLB.COM을 비롯한 여러 매체는 "스가노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지 않고, 포스팅 마감 시한인 1월 8일 오전 7시를 넘겼다. 스가노는 요미우리에 잔류할 것으로 보이고, 추후 FA로 메이저리그를 노릴 수 있다"고 얘기했다.
스가노는 현재 일본프로야구(NPB)와 일본 최고의 명문 팀 요미우리 자어언츠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통산 196경기에 나서 101승 49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고, 2년 연속 사와무라상(2017, 2018), 2번의 리그 MVP(2014, 2020)를 수상하기도 했다.
최고의 경력을 자랑하고, 지난해 성적도 20경기 14승 2패, 평균자책점 1.97로 좋았던 만큼 스가노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무난히 이뤄질 듯했다.
실제로 여러 팀이 달려들었고, 최종적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최종 협상팀으로 남았다. 마지막에는 샌디에이고까지 뛰어들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은 확실했다.
다만 스가노와 메이저리그 팀들의 기대치가 너무나도 달랐다. 스가노의 요구 조건을 들은 메츠는 발을 뺐고,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는 스가노의 기대에 못 미치는 제의를 하고 끝냈다. 토론토와 샌디에이고의 제시 조건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앞선 두 팀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가노가 기준으로 잡은 것은 2년 전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키쿠치 유세이(29, 시애틀 매리너스)였다. NPB에서의 키쿠치는 리그 MVP는커녕 사와무라상도 수상하지 못한 선수였고,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던 2017년에만 스가노와 동등한 위치로 올라섰다. 그런 키쿠치가 시애틀과 최대 7년 1억 900만 달러(3년 4,300만 달러 보장)의 계약을 맺은 만큼 스가노가 더한 기대를 한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과거의 실적보다 성공 가능성에 중점을 뒀다. 2018년 겨울 포스팅에 도전할 당시 키쿠치는 만 27세의 어린 나이였고, 좌완임에도 평균 150km/h, 최고 158km/h의 빠른 공을 가지고 있었다. 빠른 공 외에도 커브, 포크, 슬라이더 등 다양한 공을 던질 줄 알았다.
스가노 역시 평균 150km/h, 최고 157km/h의 빠른 공과 함께 슬라이더, 포크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지만, 메이저리그 우완 투수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또한, 스가노는 통산 9이닝당 볼넷이 1.75개에 불과할 정도로 구위보다는 뛰어난 제구력이 높게 평가받는 투수다. 그리고 2019시즌 허리 부상으로 고생한 점도 감점 요인이었다.
스가노가 바라본 것은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였으나, 받아들인 현실은 키쿠치, 마에다 켄타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아래였다.
한편, 원 소속팀인 요미우리는 스가노에게 옵트아웃 3회가 포함된 4년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보도대로라면 내년 이후 FA로 진출할 수 있어 제약은 없어졌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올해보다 더 나은 평가와 계약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가노의 나이가 늘어난 만큼 메이저리그는 성적은 기본이고, 부상과 경기 내용을 더욱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