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53km' 박찬호 61번 후계자, 평가전 패배 속에서 희망을 봤다
입력 : 2023.03.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경현 기자= WBC 국가대표 투수 곽빈이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6일 WBC 국가대표팀은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오릭스 버팔로스와 공식 평가전에서 2-4로 패배했다. 오릭스는 2군에 가까운 전력을 내세웠는데, 한국 대표팀은 실책 3개를 기록하며 수비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다.

경기는 패배했지만 수확이 없진 않았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곽빈의 투구가 돋보였다. 곽빈은 4회 말 소형준-김광현에 이은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곽빈은 선두타자 기타 료토를 풀카운트 상황에서 몸쪽 직구를 찔러넣어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와카즈키 겐야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이케다 료마에게 2-2 카운트에서 패스트볼을 던져 한 번 더 우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공이 방망이 스윗스팟에 맞으며 멀리 뻗었지만 완전히 타이밍이 밀려 나성범이 처리할 수 있었다. 2아웃을 잡아내고 몸이 완전히 풀렸는지 야마아시 타츠야에겐 삼구 삼진을 잡아내며 투구를 마쳤다.

타츠야에게 삼구 삼진을 잡아낸 장면이 이날 피칭의 백미였다. 초구 바깥쪽 하단에 꽂히는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얻어낸 곽빈. 2구 째 하이 패스트볼로 파울을 유도했다. 타츠야는 공 밑둥을 때리는 등 곽빈의 빠른 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3구째 바깥으로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을 이끌어내며 삼진을 빼앗았다.

곽빈은 공 19개를 던지며 1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일본 측 스피드건 기준으로 시속 153km를 찍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52.6%로 아주 높진 않았지만 엄청난 구위를 바탕으로 50%의 헛스윙 비율을 이끌어냈다.

WBC와 같은 단기전에서 헛스윙 유도와 탈삼진은 매우 중요하다. 오릭스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3개의 실책을 범했다. 4실점 중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다. 교세라 돔처럼 도쿄 돔 역시 인조 잔디 구장이다. 김하성-토미 현수 에드먼의 키스톤 콤비는 대표팀의 자랑이지만 오릭스 전처럼 인조 잔디 리스크를 억제하려면 탈삼진이 필수적이다.

곽빈은 WBC 대표팀에서 등번호 61번을 달고 뛴다. 대한민국에서 61번은 박찬호를 상징하는 번호다. 그는 "2006년 WBC에서 박찬호 선배님이 이치로를 잡아냈던 것처럼 오타니를 잡아보고 싶다"며 소감을 전한 바 있다.

국가대표 박찬호는 승리의 상징이었다. 1998년 아시안게임부터 2007년 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까지 총 8경기에 나서 26.2이닝 2승 3세이브 1홀드 3볼넷 2실점 평균자책점 0.68의 성적을 남겼다. 박찬호가 등판한 8경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전승을 거두었다.

9일 호주전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은 WBC 일정을 시작한다. 박찬호처럼 곽빈도 승리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WBC에서 곽빈의 피칭을 주목하자.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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