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의 주인이 나왔다.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LG 트윈스의 주장 오지환 선수다. 오 선수는 롤렉스 시계를 받는 대신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한다며 기증 의사를 밝혔지만 문제가 있다.
오 선수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3 프로야구 KS 5차전에서 승리한 뒤 인터뷰 자리에서 "그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단 구광모 회장님께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롤렉스 시계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앞서 구본무 회장은 1998년 해외 출장길에서 LG 트윈스가 우승하면 MVP 선수에게 주겠다며 직접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구입해 구단에 전달했다. 이후 이 시계는 주인을 찾지 못한 채 LG 트윈스 사무실 금고에 있다가 드디어 세상 빛을 보게 됐다.
오 선수는 LG 트윈스 사료실에 이 시계가 전시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LG 측에선 오 선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어느 경우라도 세금을 피할 수 없다. 오 선수 바람대로 기증이 이뤄질 경우에도 세금이 붙는다.
만약 구단에서 오 선수에게 시계를 넘긴 뒤 다시 오 선수가 시계를 구단에 기증하게 되면 오 선수와 구단이 각각 세금을 내야 한다. 오 선수는 시계를 받을 때 증여세 내지는 근로소득세(시계를 연봉으로 쳐서 급여 형태로 받을 경우)를 내야 한다.
증여세일 경우 증여가액에 따라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증여가액이 1억원 이하라면 금액의 10%를 증여세로 내야 한다. 만약 증여가액이 1억~2억원 사이가 된다면 증여세는 20%로 뛴다. 국세청 관계자는 "증여 시점 전 6개월 후 3개월 내 감정한 시가를 납세자가 제출하면 이를 통계청에서 확인한 뒤 증여세를 부과한다"며 "증여가액은 매매와 경매, 공매, 감정 가격 등을 고루 평가해서 정한다"고 설명했다.
전문 감정을 거칠 경우 현 중고가보단 증여가액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게 감정업계 평가다. 만약 증여가액이 1억원 이하가 되면 증여세는 1000만원 밑으로 줄어들게 된다.
구단이 오 선수에게 시계를 기증받을 땐 롤렉스 시계 시세를 기준으로 수익 처리를 해야 한다. 이후 구단이 법인세 신고를 할 때 세금을 내는 식이다. 단, 구단과 오 선수가 시계를 주고받는 대신 구단 안에서 자체 처리할 경우 오 선수가 세금을 낼 필요는 없고 구단만 법인세를 내면 된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