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2010년 함부르크 SV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해 통산 78경기 20골 3도움을 올렸다. 2013년 여름 바이엘 04 레버쿠젠으로 적을 옮겼다. 두 시즌 동안 87경기 29골 11도움을 기록하며 주가를 높였고, 2015년 토트넘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적 후 힘든 시기를 보냈다. 손흥민은 입단 첫 시즌(2015/2016) 프리미어리그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수장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현 미국대표팀) 감독을 찾아가 분데스리가 복귀를 요청했을 정도였다.
마음을 다잡은 손흥민은 2016/2017시즌부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갔다. 47경기 21골 7도움으로 눈도장을 찍었고, 이후 토트넘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견인했다.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35경기 23골 7도움을 달성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 득점왕을 차지했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통산 432경기에 출전해 169골 90도움을 기록한 레전드다. 이번 시즌 후 계약이 끝나는데, 지난 7일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 2025/2026시즌까지 토트넘에 남는다.
하지만 장기 계약이 아닌 1년 연장 옵션 발동을 두고 토트넘 다니엘 레비 회장의 이적료 챙기기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뭔가 개운치 않다. 현지 기자도 의문 투성이라며 분노했다.
디 애슬레틱 소속으로 토트넘 전담 기자인 잭 피트-브룩은 9일 “이제 손흥민은 1년 더 토트넘에 남을지 모르겠지만, 의문이 가시질 않는다”고 이해 불가라 했다.
이어 “토트넘 관계자 전원이 1년 연장 옵션 행사를 열망했고, 실제로 실현됐다. 이 모든 것은 더 큰 일련의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다. 토트넘은 가장 중요한 선수의 퇴단을 최종적으로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하다”고 토트넘 처우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손흥민에게 이번 시즌은 베스트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 5골 6도움은 비참한 숫자가 아니지만, 그의 기준으로 치면 좋지만은 않다. 그보다 많은 경기에 나선 선수는 다섯 명 뿐이다. 모두 적게 나섰다”며, “다음 시즌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직전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 네 번째 월드컵 출전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의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다. 손흥민도 토트넘도 그 이후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피트-브룩기자는 “구단은 2026/2027시즌 혹은 그 이후에도 장기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을 살펴볼 것이다. 월드컵 기간 중에 34세가 된다. 마지막 단계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아직 모른다. 나중에 자유계약 신분이 되면 전 세계의 영입 제안이 도착할 것”이라며 손흥민이 급격히 추락하지 않는다면 몇 년은 거뜬할 거로 예상했다.
실제로 올겨울 이적 시장에서 손흥민이 자유 계약으로 풀린다는 소식이 빅클럽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FC바르셀로나를 포함해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 AC밀란, 페네르바체 등 다수 팀과 연결됐다. 기량은 물론 상업적 가치도 어마어마하다. 이런 이적설 때문에 토트넘이 급하게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피트-브룩기자는 “이것은 손흥민의 선수 생활 마지막의 시작이다. 그가 토트넘에 묶인 마지막 1년 반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최종적으로 팀을 떠날 때 토트넘 역사상 가장 사랑받았던 사람인 건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은 클럽에 있을 때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과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해 기쁘게 생각한다. 그는 2015년 여름 팀에 합류해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 위대한 선수로 거듭났다”고 발표했다.
연장 발동 후 손흥민은 "매우 기쁘다.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1년 더 뛸 수 있어 행복하다. 프리미어리그와 토트넘은 선수라면 모두 꿈꾸는 무대다. 주장을 맡은 이상 더욱 발전하고 타의 모범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좋지 않은 시기지만 언젠가 반등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헌신할 뜻을 내비쳤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트랜스퍼마르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