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주SK FC 합류' 김찬혁 주치의, ''K리그 의료 시스템 발전에 커다란 한 걸음 되길''
입력 : 2025.03.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일본(가고시마)] 배웅기 기자= 제주SK FC의 새로운 주치의로 활약하게 된 김찬혁 주치의가 '부상 없는 2025년'을 약속했다.

제주는 5일 국가대표정형외과의원(원장 김세준, 김찬혁, 이준, 류병담)과 공식 지정병원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정형외과 의원은 올해부터 제주 공식 지정병원으로 합류, 대표원장 4명 모두 제주 주치의 역할을 맡으며 홈·원정 경기에 동행할 예정이다.

특히 김찬혁 원장은 1월부터 2월까지 진행된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에도 함께하며 선수단에 큰 힘을 보탰다. 실제로 국가대표정형외과의원은 전지훈련 동안 초음파 기계를 비롯한 각종 치료시설을 지원해 현지에서도 부상 예방까지 고려한 시스템을 갖추게끔 도왔고, 선수들의 신임을 얻었다. 해당 기간 병원에 발생하는 공백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면서도 빠르게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새롭게 영입되는 신입생의 메디컬 테스트 또한 발 벗고 나선다. 최근 제주 유니폼을 입은 '김학범 감독의 황태자' 유인수는 올겨울 국가대표정형외과의원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고 오피셜 화보를 촬영한 바 있다. 당시 유인수는 체계적 의료 시스템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프랑스, 카타르, 일본 등 해외 경험을 통해 선진 의료 시스템을 경험한 남태희가 "주치의 선생님이 동행해 선수 모두 정말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사소한 부상이라도 다친 선수라면 바로 진단받을 수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트레이너 선생님들께서도 워낙 훌륭하신지라 완벽한 메디컬 팀이 구성된 것 같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

스포탈코리아는 지난 1월 대한민국의 맹추위에서 비교적 자유롭던 가고시마에 방문해 김찬혁 주치의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이하 김찬혁 주치의 일문일답.

- 처음 인사드리게 된 제주 팬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주 제주시 소재 국가대표정형외과의원에서 근무하는 김찬혁 원장입니다. 올 시즌부터 제주와 공식 지정병원 협약을 체결해 주치의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전문분야는 척추 분과입니다. 스포츠의학의 경우 학회 인증을 받았습니다.

- 주치의가 해외 전지훈련에 동행하는 사례는 드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세준 원장님께서 큰 결단을 내려주셨지요.(웃음) 시간을 허락해 주셨고, 또 새로운 원장님이 오셔서 진료여건이 보장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보다 마음 편히 가고시마에 올 수 있었습니다. 개원한 지 3년 정도 되기도 했고, 김세준 원장님께서 올림픽 기간에 자리를 비우시는 동안 제가 열심히 커버한 게 있다 보니 흔쾌히 다녀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 선수들 이야기 들어보면 주치의 유무가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하던데 정확히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요?

저 역시 팀 단위로 움직여 보는 건 처음입니다. 아무래도 매일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보통 환자를 진료하면 기간을 두고 상태를 관찰하게 됩니다. 반대로 매일 볼 수 있다면 치료에 따른 회복 추이를 바로 확인하는 게 가능하지요. 또 이렇게 초음파 기계를 가져오면서 부상 여부를 명확히 알려줄 수 있게 됐습니다. 선수 입장에서도 심리적 안정감으로 작용하는 부분이지요.

- 동시에 선수단의 부상 예방이라는 막중한 책임이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부담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요.(웃음) 병원에서는 제가 일반 환자의 진료 결과를 책임진다면 스포츠팀의 경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진이 이끌어 나가는 부분이 있다 보니 조율이 필요합니다. 큰 부상이라면 "경기 출전이나 훈련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릴 텐데 작은 부상이라고 해서 부상이 아닌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조심스레 접근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선수 본인 의사 역시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일종의 딜레마로 작용하지는 않을까요?

그래도 코칭스태프진과 선수 의견을 조금 더 존중할 것 같습니다. 사람 몸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게 '될 것 같은데' 싶어도 안 되는 사람이 있고 안될 것 같은데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섣불리 지레짐작하면 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어드바이저로서 조언을 드리고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최대한 지원할 생각입니다.


-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평소 하얀 가운만 입으시다 제주SK FC 엠블럼을 가슴에 단 소감이 궁금합니다.

실감은 아직 나지 않지만 팀의 일원이 된 기분입니다. 사실 진료실에서도 가운이 불편해 잘 입는 편은 아니거든요.(웃음)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해 훨씬 편하네요.

- 국내 스포츠에 제주와 국가대표정형외과의원 같은 신뢰관계가 더욱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제가 감히 말씀드릴 입장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스포츠 시장 자체가 비교적 의료적 지원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해관계자분께서 노력하고 계시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가 하나하나 이어지다 보면 조금 더 긍정적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K리그는 물론 운동을 즐기는 모든 스포츠인이 건강한 환경에 놓일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 마지막으로 제주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선수들의 부상 예방에 초점을 맞춰 제주가 최대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이바지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진=제주SK FC 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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