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10km 차이 날 때도 있었다'' 이정후, 또 대표팀에 소신발언...'정보 부족해, 전력 분석 보완해야'
입력 : 2025.03.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최근 한국 야구 대표팀의 세대교체 시도에 '소신 발언'을 던졌던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번엔 국제대회 전력 분석에 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지난 9일 전 프로야구 선수 이택근과 함께 유튜브 채널 'Off the TV'에 출연해 한국 야구가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위한 보완책에 관해 이야기했다.

"대한민국 야구가 미국, 일본에 많이 뒤처지고 있다. 어떤 걸 보완하면 될까"라는 이택근의 질문에 이정후는 "솔직하게 말해도 되느냐"고 되물은 뒤 "저도 대표팀 하면서 느낀 건데 전력 분석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어릴 때부터 대표팀을 많이 해봤다. 전력 분석팀도 고생하고 노력해서 저희한테 정보를 주는 걸 알지만 부족하다. 제가 미국에서 경기하면서 느낀 건데 전력 분석 시스템도 한국하고 너무 다르다"라고 말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전력 분석 관련 문제는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조별리그 탈락의 발단이 됐던 첫 경기 대만전에서 대표팀은 고영표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대만 타자들이 사이드암 투수를 상대로 생소함을 느낄 것이란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었으나, 결과는 대실패였다. 고영표는 좌타자 중심의 대만 타선에 호되게 공략당했고 2이닝 5피안타 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선은 한국에 강했던 대만 선발 린위민을 상대로 꽁꽁 묶이며 3득점에 그쳤다.

당시 경기를 지켜본 이순철 해설위원도 "고영표가 내려가고 좌투수가 올라가도 대만은 교체 없이 그대로 경기를 뛰었다. 대만이 좌타자들이 중심의 전력이라는 것을 파악해야 했다"라며 "그런데 전력 파악을 하지 못하고 '기교가 조금 떨어지니까, 과거에도 언더핸드 투수 공을 못 쳤으니까 (이번에도) 못 때릴 것이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고영표를 선발로 냈던 부분에서 전력 분석이 잘못됐다고 단정 지어 말한 것"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대만전에서의 아쉬운 판단은 3차전 일본전에도 이어졌다. 류중일 전 대표팀 감독은 일본을 상대로 대표팀 유일한 좌완 투수 최승용을 내세웠다. 결과는 또 실패였다. 1회를 잘 막아낸 최승용은 2회 말 2실점 하면서 2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이 경기에 3대6으로 패하면서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경기가 다 끝나기도 전에 탈락이 확정됐다.

대표팀이 공식 국제대회 한일전에서 좌완 투수를 선발로 내세워 승리를 거둔 경기는 무려 16년 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 김광현(8이닝 2실점)이 마지막이다.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 일본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 좌완 이의리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기억은 있으나 경기에선 패배했다.

당시 문동주, 원태인 등 주요 전력의 이탈도 없지 않았기에 조별예선 탈락의 원인을 무작정 전력 분석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한 박자 늦은 투수 교체로 분위기를 내주는 등 전반적인 투수 기용에서 이상하리만치 아쉬운 모습을 드러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정후도 당시 경기를 지켜보며 답답했던 기억을 회상했다. 그는 "저도 이번 프리미어12 대회를 보면서 느꼈다. 대만도 아시아 국가고 언더핸드 투수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졌을 것이다. 그런데 (고)영표 형이 나가는 걸 보고 '대만은 그래도 이제 아시아 야구 스타일인데, 힘은 더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저도 경기를 나가면 솔직히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예전 올림픽 때는 분석팀에서 줬던 스피드랑 경기에 나갔을 때 스피드가 10km/h 넘게 차이 났던 적도 있다"라며 "전력 분석 같은 경우에는 투자해야 할 것 같다. 장비가 너무 좋은 게 많아졌고 팬분들도 이제 워낙 데이터 자료에 능하셔서 웬만한 장비들도 다 아실 거다. 국제대회 성적뿐만 아니라 팬들의 눈높이를 위해서라도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매번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든 대표팀은 다가올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지난 1월 새롭게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류지현 감독은 지난달 WBC 본선에 진출할 팀의 전력 분석을 위해 조별 예선이 열린 대만으로 출장을 떠났다.

류 감독이 참관한 A조에서는 니카라과와 대만이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고, 우리가 속한 본선 C조엔 대만이 합류할 것이 유력하다. 지난번과 달리 대만 대표팀에 대한 본격적인 전력 분석이 이루어졌기에 다음번 맞대결에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만 출장을 마친 류지현 감독은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메이저리그(MLB) 스프링 트레이닝 캠프가 열리고 있는 애리조나와 플로리다를 순차적으로 방문해 미국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 및 한국계 선수의 경기를 참관하기 위해서다.

류 감독은 지난 4일 KBO 유튜브에서 진행된 '크보라이브'에 출연해 "미국에 건너가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 한국계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있다. 굉장히 능력 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컨디션이나 생각을 들어보고 최정예 멤버들을 구성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의 대표팀 합류 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류지현 감독은 같은 방송에서 "안우진에 대한 구단들과 선수들의 생각이 있고, 팬들 생각도 중요한 시대다. 감독 개인이나 특정 단체의 생각보다는 전체적인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이뤄졌을 때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사진=OSEN, 뉴스1, 게티이미지코리아, 유튜브 'Off the 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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