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김혜성 타격 부진에 강정호도 입 열었다...''조금만 못해도 대체 자원 많아, 스스로 최고라는 생각 해야''
입력 : 2025.03.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과거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강정호가 김혜성(26·LA 다저스)이 스프링캠프에서 고전하고 있는 원인을 진단했다.

강정호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강정호_King Kang'에서 "김혜성이 시범경기를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성적이 그렇게 좋지가 않다. 아직 적응하는 단계"라며 김혜성의 타격 부진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지금 김혜성이 하고 있는 걸 보면 내가 미국 왔을 때랑 비슷하다. 많은 한국 선수들이 빠르고 무브먼트가 심한 공 때문에 시범경기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라며 "그래서 한국 선수들의 타격폼을 자꾸 건드린다. 마이너에서부터 올라온 선수들은 이미 루키 시절부터 빠른 볼과 무브먼트 심한 공을 겪어왔기 때문에 (타격폼을) 크게 건드리지 않는다. 반면 한국 선수들 같은 경우는 빠른 공을 많이 못 봤으니, 빠른 공에 적응할 수 있게 (타격폼을) 바꾸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이유를 진단했다.


강정호의 말대로 김혜성은 다저스 캠프에 합류한 이후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 레그킥을 없애는 등 본격적인 타격 메커니즘 수정에 돌입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메이저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현재까지는 그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김혜성은 10일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1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으로 모처럼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시범경기 첫 홈런을 제외하면 정타로 만든 안타가 없던 김혜성은 이날 경기에서 시원하게 외야로 뻗어 나가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그럼에도 김혜성의 시범경기 성적은 아직 타율 0.192(26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1도루 OPS 0.608에 그치고 있다. 결코 만족스럽지 못한 지표다. 로스터 경쟁자 크리스 테일러나 제임스 아웃맨, 앤디 파헤스 등도 시범경기 타석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김혜성보다는 상황이 비교적 낫다.


강정호는 김혜성의 바뀐 타격폼에 대해 "주의 깊게 관찰했더니 어떤 걸 바꾸고 있는지 보이더라. 어차피 김혜성은 홈런을 많이 쳤던 타자가 아니었는데 왜 장타에 대한 욕심을 내고 타격폼을 수정했을까"라면서 "우선 피지컬이 좋다. 로버츠 감독도 체지방이 가장 적은 선수라고 언급했다. 그만큼 힘이 있는 타자이기 때문에 조금만 수정하면 조금 더 장타를 낼 수 있을 거라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저스 구단도 김혜성의 과도기를 기다릴 의지가 없는 건 절대 아니다. 아론 베이츠 다저스 타격코치는 캠프 초반 "김혜성은 위대한 선수가 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단지 미세 조정이 필요할 뿐"이라며 "그는 분명 한국에서 훌륭한 선수였고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약간의 조정을 하고 있긴 하지만, 정신적으로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중"이라 밝혔다.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도 지난 8일 현지 매체 '다저블루'와의 인터뷰에서 "김혜성이 초반 고전하는 것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라며 김혜성의 적응기를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메이저 로스터에 진입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강정호는 팀 내 경쟁자들이 너무 많은 환경에 대해 언급하며 "(과거) 저랑 김혜성이 다른 게 하나 있다. 다저스는 빅마켓 팀이다. 선수 자원이 많기 때문에 김혜성이 조금만 못해도 대체할 선수가 많다. 빅마켓 팀에서 잘하면 너무 좋지만, 못했을 때는 기회를 많이 주지 않는다. 빅마켓에 갔을 때는 무조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 무대 입성 후배이자 히어로즈 팀 후배이기도 한 김혜성에게 "멘탈이 굉장히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하던 것처럼 똑같이 해야 한다. 내가 주전이라 생각하고, 이 안에선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해야 한다. 너무 잘하는 선수들이 있지만, 거기에 동요하지 말고 자기 것만 지켜서 하면 된다"라고 조언을 남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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