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지난 비시즌 초대형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롯데 자이언츠 정철원(26)이 이적 첫 홀드를 달성했다.

정철원은 2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홀드를 챙겼다.

이날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1회 초 고승민과 나승엽이 연속 안타로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고, 다음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면서 롯데가 선취점을 가져갔다.

SSG도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3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하재훈이 2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서 투수 터커 데이비슨의 3구째 몰린 패스트볼을 받아 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그러자 롯데가 다시 도망갔다. 5회 초 손호영의 볼넷과 전민재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득점권에 주자를 갖다 놓았다. 이어진 타석에서 정보근이 투수 문승원의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절묘하게 밀어 쳤고, 우측 파울라인으로 휘어져 나가는 적시 2루타로 연결됐다. 우익수 하재훈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글러브를 맞고 튀어나왔다.

이날 양 팀 타선이 상대 선발투수 데이비슨(7이닝 1실점)과 문승원(6이닝 2실점)을 공략하는 데 애를 먹은 가운데 본격적으로 불펜 싸움이 시작됐다.


한 점 차로 아슬아슬하게 앞서 있던 롯데는 데이비슨에 이어 이적생 정철원을 등판시켰다. 지난해 11월 롯데와 두산 베어스의 3대2 초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팀에 합류한 정철원은 김원중, 구승민 등 기존 자원들과 함께 필승조의 한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롯데가 개막 2연전 큰 점수 차로 패하면서 이날 첫 등판 기회를 맞았다.

정철원은 기대에 부응했다. 이전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손맛을 봤던 하재훈을 패스트볼 구위로 찍어 누르며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 최지훈을 상대로 바깥쪽 꽉 찬 패스트볼 2개를 던져 카운트를 선점했고, 이후 비슷한 코스의 높은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정준재를 잡아내는 데도 많은 공이 필요하지 않았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카운트에서 몸쪽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두 번째 삼진을 잡아냈다. 시즌 첫 임무를 완벽하게 마무리한 정철원은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자신의 시그니처 세레모니로 기쁨을 표현했다. 이날 정철원의 최고 구속은 150km/h까지 찍혔다.



지난해 정철원과 유니폼을 바꿔 입었던 김민석이 스프링캠프 기간부터 좋은 활약을 이어가면서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가 두산 쪽으로 유리하게 기우는 듯했다.

본격적인 시즌에 들어오기 전부터 스프링캠프 MVP에 선정되며 좋은 출발을 알린 김민석은 시범경기 9경기 타율 0.333(30타수 10안타) 4타점으로 활약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했다. 정규시즌 개막전에서도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고 최근 두 경기서 각각 1안타를 추가하며 매 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철원의 만족스러운 첫 등판 결과로 트레이드의 손익 계산은 재평가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드 당시 정철원과 함께 유니폼을 갈아입은 전민재는 같은 날 경기에선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이전 LG 트윈스와 개막 시리즈 2차전엔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9회 말 등판한 롯데 마무리 김원중이 천적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하면서 연장전까지 흘러갔다.

11회 초 롯데 선두타자 윤동희가 3루수 방면 빠른 땅볼 타구를 생산, 상대 송구 실책을 틈타 2루까지 진루했다. 후속타자 장두성이 희생 번트로 주자를 3루까지 진루시켰고, 손호영이 상대 내야의 전진 수비를 뚫어내는 적시타로 1점 달아났다.

11회 말 SSG도 최지훈과 박성한의 볼넷 출루로 득점권 찬스를 만드는 데까진 성공했으나 에레디아가 내야 뜬공, 오태곤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3-2 롯데의 개막 첫 승리로 마무리됐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