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안토니오 콘테(55) 감독이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을까. 유력해 보였던 SSC 나폴리 부임마저 쉽지 않아졌다는 소식이다.
'풋볼 이탈리아'는 30일(한국시간) "나폴리는 콘테 감독 계획에서 발을 빼고 있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나폴리가 콘테 감독 영입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이 마음을 바꾼 모양새다. 매체는 "나폴리는 올 시즌 감독을 세 명이나 앉힌 뒤 문제에 빠지지 않기 위해 새로운 감독을 찾기 시작했다. 콘테 감독이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데 라우렌티스 회장이 생각을 바꾸고 있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AC 밀란과 결별이 유력한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과 도메니코 테데스코 벨기에 대표팀 감독이 새로운 후보로 등장했다. 나폴리는 잔 피에로 가스페리니 아탈란타 감독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탈란타가 그를 놓아줄지는 미지수다.
나폴리가 콘테 감독을 꺼리는 이유는 바로 불 같은 성격이다. 풋볼 이탈리아는 "콘테 감독은 이적시장과 특정 유형 선수 영입에 대한 일정 수준 투자를 요구한다. 또한 그는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는 목소리를 많이 내는 데 라우렌티스 회장과 잘 맞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콘테 감독은 '우승 청부사'로 불렸던 감독이다. 그는 2011년 5월 유벤투스에 부임하며 빅클럽 생활을 시작했고, 쭉 승승장구했다. 첫 시즌부터 세리에 A를 제패하더니 리그 3연패를 기록했고, 유로 2020에선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첼시와 인터 밀란에서도 성과를 냈다. 콘테 감독은 2016-2017시즌 첼시를 이끌고 프리미어리그를 정복했고, 2020-2021시즌엔 인터 밀란에서 우승을 달성했다. 팀의 미래를 망쳤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세리에 A 우승 4회,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우승 2회, 프리미어리그 우승 1회, FA컵 우승 1회라는 업적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토트넘에서는 달랐다. 콘테 감독은 2021년 11월 중도 부임한 뒤 토트넘을 4위에 올려두며 오랜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따냈다. 콘테 신화가 계속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이 됐다. 콘테 감독은 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데리고도 지나친 수비 축구를 펼쳤고, 경기력은 물론이고 성적까지 부진에 빠졌다. 결국 그는 토트넘의 '무관 DNA'와 선수들의 정신 상태를 비난하는 폭탄 발언을 터트린 뒤 2023년 3월 토트넘을 떠나게 됐다. 그가 트로피 없이 팀을 떠난 건 2011년 유벤투스 부임 이후 처음이었다.
야인 생활을 이어가던 콘테 감독은 나폴리 부임설에 휩싸였다. '디 마르지오'를 포함한 여러 매체에서 그가 나폴리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데 라우렌티스 회장의 최종 결재만 남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나폴리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과 작별한 뒤 암흑기에 빠져 있다. 33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던 전 시즌과 달리 리그 9위까지 처졌다. 감독도 벌써 두 차례나 경질하고 소방수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하루빨리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해야 하는 상황.
콘테 감독과 나폴리가 3년 계약에 구두 합의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으나 분위기가 바뀌었다. '렐레보'의 마테오 모레토 기자에 따르면 콘테 감독 역시 세리에 A 복귀를 원하지만, 아직 사전 협의도 진행하지 않았다. 데 라우렌티스 회장도 다른 감독들을 물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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