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1G 만에 우즈-테임즈 어깨 나란히 하다니... 3할 외인 교체 '초강수' 신의 한 수 됐다
입력 : 2024.08.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제러드 영.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제러드 영.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3할 타자 헨리 라모스(32)를 과감하게 교체한 두산 베어스의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되는 듯하다. 새 외인 제러드 영(29)이 데뷔 11경기 만에 KBO 리그 전설적인 외국인 타자들을 소환하며 두산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제러드는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SSG 랜더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3번 타자 및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벌써 8경기 연속 안타에 5경기 연속 타점 그리고 11경기 전 경기 출루다. 유일하게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조차 2타수 무안타 3볼넷으로 뛰어난 눈 야구를 보여줬다. 그 활약 덕에 두산은 이날 9-11 패배에도 2020년 10월 8일~10월 10일 이후 약 4년 만에 인천에서 SSG에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지난 2경기에서 팀이 필요할 때마다 홈런과 타점으로 올린 제러드는 이날도 미친 존재감을 발휘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그는 두산이 3-5로 뒤진 3회 초 1사에서 오원석의 바깥쪽으로 빠르게 들어가는 시속 143km 직구를 밀어 쳐 좌측 파울 폴대를 맞는 라인드라이브 홈런을 생산했다. 4경기 연속 홈런이자 비거리 105m의 시즌 6호 포였다. 놀라운 타격 기술과 힘에 현장의 팬들조차 '와'라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후에도 제러드는 두 개의 안타를 추가하며 SSG가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했다.

제러드는 이 홈런으로 KBO 전설 타이론 우즈(55), 에릭 테임즈(38)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4경기 연속 홈런은 두산 프랜차이즈 사상 공동 1위 기록으로 과거에는 우즈의 전유물이었다. 우즈는 1998년 7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더블 헤더 2차전부터 같은 해 7월 16일 잠실 LG 트윈스전, 1999년 8월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같은 해 9월 2일 잠실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전, 2001년 9월 7일 광주 KIA전부터 같은 해 9월 11일 잠실 한화전까지 총 세 차례 4경기 연속 홈런을 달성했다.

2015년 KBO MVP 테임즈 역시 NC 시절 2014년 9월 12일 마산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같은 해 10월 2일 마산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 2015년 4월 5일 마산 한화전부터 같은 해 4월 9일 광주 KIA전, 2015년 7월 9일 마산 KT 위즈전부터 같은 해 7월 14일 마산 SK전 등 총 세 차례 4경기 연속 홈런에 성공했다.

제러드 영.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제러드 영.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로써 제러드는 11경기 타율 0.467(45타수 21안타) 6홈런 19타점 13득점, 출루율 0.545 장타율 0.978 OPS(출루율+장타율) 1.523의 성적으로 두산의 상승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제러드의 합류로 두산 타선이 더욱 짜임새가 있게 됐다는 것이 동료와 사령탑의 생각이다.

정수빈은 10일 경기 종료 후 "내 뒤에 너무 좋은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든 출루만 한다면 득점 낼 수 있는 확률이 많이 높아진다. 특히 제러드가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정말 잘 치고 있다. 너무 좋은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 역시 "제러드는 스윙할 때 머리를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콘택트를 할 수 있다"며 "마이너리그에서도 4할 이상의 출루율 기록한 타자이기 때문에 안정감이 있다"고 눈여겨봤다.

지난달 27일 입단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로 잘해주리라 예상하긴 쉽지 않았다. 그가 대신할 타자가 80경기 타율 0.305(311타수 95안타) 10홈런 48타점 OPS 0.842로 준수했던 라모스였기 때문. 라모스는 기대 이하의 장타력과 워크에식 문제로 교체됐으나, 좋은 선수를 찾기 어려운 외국인 선수 시장과 시기 등을 이유로 KBO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의외라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두산은 제러드의 최근 기량과 플레이 스타일을 이유로 성공을 자신했다. 두산 구단은 제러드를 "올 시즌 트리플 A에서 출루율 0.411을 기록할 만큼 선구안이 좋으며 장타력도 갖췄다"라고 OPS형 타자로 정의하면서 "최근 2년간 트리플 A에서 32홈런을 기록할 만큼 전성기의 기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설명 그대로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제러드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쉽게 아웃되지 않는 콘택트 능력에 득점권 타율 0.333으로 클러치 능력까지 보여주면서 빠르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과연 치열한 5강 싸움 중인 두산이 제러드 영입 효과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제러드 영.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제러드 영.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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