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제천, 고성환 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 문정현(23, 수원 KT)이 마지막까지 맹활약을 펼치며 새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수원 KT는 13일 오후 2시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 DB손해보험 KBL 컵대회 in 제천 결승전에서 원주 DB에 67-77로 패하며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DB는 처음으로 컵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3년 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반면 KT는 2022년 이후 컵대회 두 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DB에 막히며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치나누 오누아쿠를 제어하지 못하며 그에게만 24점 17리바운드를 내줬다.
'에이스' 허훈이 마음껏 날뛰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는 손목 부상 여파를 안고 출전했고, 집중 견제에 막히며 존재감을 뽐내지 못했다. 이날 허훈은 약 25분간 코트를 누비며 5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공격을 풀어주는 역할은 잘 수행했지만, 득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문정현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그는 이날도 여러 역할을 소화하며 34분 50초간 코트를 누볐다. KT 선수 중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이었다.
스탯으로 봐도 문정현이 KT의 에이스였다. 그는 3점슛 3개를 포함해 20점 5리바운드 2스틸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2쿼터에만 13점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기울 수 있던 승부를 끝까지 끌고 갔다.
문정현은 2년 차로 아직도 발전 가능성이 많은 선수다. 그는 2023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시즌 52경기에서 평균 16분 17초를 뛰며 4.7득점 3.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프로 무대 적응기를 거쳤다.
이번 컵대회에선 재능을 터트렸다. 문정현은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4강전에서도 17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고, DB를 상대로도 20점을 뽑아냈다.
경기 후 송영진 KT 감독도 문정현 이야기가 나오자 "많이 성장했다. 우리가 원했던 선수가 되고 있다. 두루두루 필요한 포지션에 맞게끔 들어갈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있다. 다만 조금 더 빠르게 하면 좋겠다. 차츰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라고 칭찬했다.
문정현도 두 번째 시즌 큰 꿈을 그리고 있다. 그는 "작년에 오랜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거기에 굴하지 않고 수원에 별을 한 번 더 뜨게 하고 싶다. 그게 목표다. 최선을 다해서 빠른 시일 내에 팬분들께 이뤄드리고 싶다"라며 눈을 반짝였다. 지난 시즌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어내겠다는 각오다.
한편 KT의 개막전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부산 KCC다. KT는 오는 1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KCC와 챔피언 결정전 리턴 매치를 치르며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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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