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전여빈 연대x소외된 자들의 싸움…’검은 수녀들’ 진짜 의미 [Oh!쎈 리뷰]
입력 : 2025.01.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유수연 기자] 송혜교의 담배, 전여빈의 욕설. 다소 파격적인 설정과 이미지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검은 수녀들’. 오컬트의 탈을 썼지만, 실상 이 작품은 '연대'를 통해 금기(혐오)를 물리치는 과정을 구마로 빗댄, 외면받은 자들의 싸움과 승리를 그린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제공/배급 NEW, 제작 영화사 집)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검은 사제들’, 그리고 ‘국가부도의 날’, ‘마스터’, ‘브로커’ 등을 제작한 영화사 집의 신작이자 송혜교, 전여빈의 신선한 조합으로 일찍부터 기대를 모았다.

가장 먼저 메인 캐릭터 격인 유니아(송혜교 분)는 한 마디로 ‘불량 수녀’다. 담배를 피고,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고, 수녀에게는 허용되지 않은 구마를 거침없이 행하고 다니는, 아웃사이더에 가깝다. 그녀가 지내는 집 역시 ‘외톨이의 집’ 답다. 빛 한 점 들지 않은 원룸 안, 먹을 것조차 풍족하지 않아 근근이 한 끼를 때우는 유니아 수녀는 ‘수녀’의 직함이 아니었다면 그저 외로운 ‘외톨이’의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미카엘라(전여빈 분) 신부는 또 어떤가. ‘귀태’, 귀신을 안고 태어난, 태어나지 않아야 했을 ‘저주받은 아이’로 살아온 인물이다. 악령에 씐 희준(문우진 분)은 홀어머니 밑에서 풍족하지 못한 집안에서 자란 소외된 청소년 중 하나이며, 두 수녀를 도왔던 애동(신재휘 분) 역시 장애를 가진, 소외된 자 중의 하나이다.

반면 수녀들과 달리 구마의 ‘자격을 갖춘’, 기득권자로 표방되는 바오르 신부(이진욱 분)는 악령으로 비치는 분노와 혐오를 직시하지 않고, 불편한 현상만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그친다. 마치 “세상에 그렇게 나쁜 사람이 어디 있어?”라고 말하는 속 편한 이같이. 또한 그가 다시 악령을 보는 듯한 미카엘라에게 외면을 우회적으로 권하듯, 바오르 신부가 생각하는 ‘악’에 대한 해결 방식은 ‘외면’에 가깝다. 

하지만 바오르 신부를 제외한 두 신부와 애동은 믿음 하나로 각자의 위치에 서서 악령을 물리치고자 한다. 구마를 위해 천주교, 무당, 타로까지 온갖 작은 믿음까지 끌어와 더한 이들의 모습은 흡사 ‘오합지졸’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은 인신공격은 물론, 비난을 쉼 없이 쏟아내는 ‘악의’를 결국엔 몰아낼 수 있다는 ‘선’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한다. 외면받은 자들이 ‘해낼 수 없을 것’이라는 꼬리표, 즉 금기를 스스로 깨고 ‘악’을 대면하고 이겨내는 모습은 ‘연대는 승리한다’는 메시지를 안긴다.

그리고 이들은 캐릭터의 변화를 이끈다. 구마를 부정했던 이가 어쩌면 다음 ‘악’을 맞이할 때 가장 먼저 앞에 나설 인물로 성장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극장가를 나선 관객들 또한 영화의 메시지를 읽고 악에 맞서 연대에 힘을 보태기를 소망한다.

/yusuou@osen.co.kr

[사진]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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