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좀 보라고'' 이동욱, 심드렁한 호소 뒤에 '독립군 열연' 있었다 [Oh!쎈 이슈]
입력 : 2025.01.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연휘선 기자] "아니, 내가 홍보를 2년 전부터 했는데, 왜 이렇게 안 보러 오는 거야?". 배우 이동욱의 솔직한 심정엔 이유가 있었다. 유재석이 보자마자 "이창섭이"라고 부를 만큼 특별출연으로 역대급 열연을 보여준 덕분이다. 

이동욱은 지난 29일 오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웹예능 '핑계고' 설연휴 에피소드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지난해 설연휴로도 호평을 받았던 그가 다시 한번 설연휴 '핑계고' 에피소드에 등장한 것이었다.

절친한 코미디언 동행 남창희, 조세호와 함께 출연한 이동욱은 '핑계고'의 '계주' 유재석의 환대를 받았다. 유재석은 이동욱을 만나자마자 평소 부르던 "욱동이"라는 애칭 대신 "이창섭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바로 이동욱이 영화 '하얼빈'에서 맡았던 인물 이름이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안중근 장군의 하얼빈 의거를 조명한 작품인 만큼 다양한 독립군이 등장한다. 이 가운데 이동욱은 안중근(현빈)과 같은 대한의군 소속 독립군 이창섭 역할로 등장했다. 

주인공 안중근이 실존 인물인 것과 달리 이창섭은 영화 '하얼빈'을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이다. 그러나 이동욱은 실제 그와 같은 독립군이 살아 숨쉬었을 것 같다는 감상을 남길 정도로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불투명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또 다른 독립군 동료들과 이야기할 때 특유의 심드렁한 눈빛을 보이거나 밀정의 존재를 의심하다가도, 적군인 일본 제국군을 앞에 두고 거사를 위한 목적의식을 잃지 않는 신념까지. 이동욱의 이창섭은 완벽하진 않지만 '독립'을 최우선으로 두는 나름의 소신을 가진 현실적인 독립군 그 자체였다.

캐릭터 그 자체로서의 존재감도 빛났다. 영화 '하얼빈'에서 이창섭은 독립군 안에서도 안중근을 끊임없이 견제하는 것 같은 인물로 묘사된다. 실제 하얼빈 의거는 안중근 장군이 동양평화론자로서 신념을 강조하다 동지들을 잃고난 뒤 가장 외로웠던 시기를 배경으로 시작되는 바. 이동욱이 연기한 이창섭은 이상주의자인 안중근 장군의 대척점에 선 현실적인 독립투사들을 대변한다. 

그러나 라이벌, 대척자의 관계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하얼빈'에서 이창섭이나 안중근 장군은 '독립'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잃지 않고 서로 다른 신념의 소유자로서 존재한다. 이에 이창섭은 집요한 추적을 보이는 일본군 앞에서 목숨이 위험한 순간에도 결코 안중근을 비방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고결한 자"라며 자신과는 달랐던 안중근의 신념조차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얼빈'은 이에 단지 '안중근 장군'이라는 단 한 명의 독립투사 만이 아니다. 1909년, 조국을 잃고 각기 다른 가치관을 갖고 혼란스럽지만 '독립'이라는 대의를 위해 뭉친 제각각의 독립군들의 거대한 흐름을 조명하는 이야기다. 이 메시지를 위해 이동욱은 특별출연에도 '특급출연'이 아깝지 않은 열연을 보여줬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서서 2년 전부터 '핑계고'에서 '하얼빈'의 홍보를 위해 열을 올렸다.

이를 보면 "솔직히 시청자분들에게 섭섭하다. 내가 홍보를 2년 전부터 했는데 왜 이렇게 보러 안 오는 거냐"라고 토로하는 것도 지나친 언행은 아니다. 적어도 '하얼빈'에서 이동욱은 극장을 찾기에 아깝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얼빈'은 지난달 24일부터 개봉해 설연휴에도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 컷, 유튜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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