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지난해 9월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에 대한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은 가운데, MBC 측에서 뒤늦게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 밝혀 더욱 주목이 되고 있다.
지난 27일 매일신문은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생전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고인이 사망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으나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고인은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MBC 측은 “조사할 이유가 있어야 조사할 수 있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일신문은 주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A씨는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 연락에도 답하지 않았고,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B씨는 ‘우리 모두 힘든데 이렇게 전화를 하시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조금 그렇다.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MBC에 연락하라’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오요안나의 유족들은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인의 일부 동료 직원들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족들은 "MBC에 사실관계 확인 요청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조사하고 진정 어린 사과 방송을 하길 바란다"라고 밝힌 상태.
MBC 기상캐스터 사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의혹이 커진 가운데, MBC 측은 지난 28일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사실을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며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고인의 사망관련 논란은 사그러 들지 않았고, 3일 뒤엔 31일인 오늘, MBC 측에서 뒤늦게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31일 오후 MBC 측은 "고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라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에는 법률가 등 복수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게 되며, 회사 내 인사 고충 관련 조직의 부서장들도 실무위원으로 참여해 정확한 조사를 뒷받침하기로 했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는 주말 사이 사전 준비를 거쳐 다음주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신속하게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강조한 상황. MBC 측에서 본격적인 진상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왕따 단톡방·괴롭힘 의혹에 대해 샅샅이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ssu08185@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