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ES] 뉴진스(NJZ) ''우리를 혁명가로 만들려는듯'' 타임 단독 인터뷰서 K팝 산업 구조 비판
입력 : 2025.03.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정윤이 K-PRIZM대표·칼럼니스트]
어도어가 뉴진스(NJZ)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첫 심문기일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걸그룹 뉴진스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03.07 /사진=김창현 chmt@
어도어가 뉴진스(NJZ)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첫 심문기일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걸그룹 뉴진스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03.07 /사진=김창현 chmt@

정윤이 K-PRIZM대표 ·칼럼니스트

어도어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NJZ로 새 출발을 선언한 뉴진스 멤버들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K팝 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타임은 22일 'K팝 그룹 뉴진스--또는 NJZ--가 대담하게 산업 거인에 맞서다( 'Why K-Pop Group NewJeans--Or NJZ--Is Brazenly Taking On an Industry Giant)'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다섯 멤버와의 심층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에서 멤버들은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섯 멤버는 "법원 결정에 실망했지만, K팝 산업의 문제가 하룻밤 사이에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겪어온 모든 것에 비하면, 이것은 우리 여정의 또 다른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도 이것이 한국의 현재 현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변화와 성장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한국이 우리를 혁명가로 만들려는 것 같은 기분"이라는 강한 어조의 발언을 했다.

다음은 인터뷰 기사의 주요 내용이다.

"어른 대접하다가도 편리할 땐 아이 취급"

타임 인터뷰에서 가장 어린 멤버인 이혜인(16)은 지난 한 해를 "혼란스러웠다"고 표현했다. "사람들은 편리하게 관점을 바꿔가며, 때로는 저를 어린아이 취급하다가도, 그들에게 편리할 때는 어른처럼 행동하길 기대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간 중 하나였다."

지난해 11월 뉴진스는 소속사 어도어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했다. 이들은 "불공정한 대우", "차별",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들었으며, 어도어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올해 2월 다섯 멤버는 'NJZ'라는 새 그룹명을 공개하고 3월 23일 홍콩 콤플렉스콘 페스티벌에서 컴백 공연을 예고했다. 해린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그룹의 근본적인 변화는 없지만, "NJZ로 재탄생하면서 더 큰 창작의 자유와 더 넓은 예술적 범위를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K팝은 아티스트를 인간이 아닌 제품으로 본다"...하니 직격탄

하니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K팝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K팝에는 매우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요. 회사들이 아티스트를 실제 인간으로 보지 않고 제품으로 보는 거죠." 그룹의 법률 대리인이 타임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하이브 PR 담당자가 그룹의 성과를 "축소"하기 위해 한 기자에게 전화한 사례, 매니저가 다른 밴드 멤버들에게 인사하는 하니를 무시하라고 지시한 사례, 2024년 4월 컴백 직전 HYBE의 "언론 조작" 등 부당한 대우 사례들이 있었다고 한다. 민지는 타임 인터뷰에서 하이브가 2024년 12월 제주항공 추락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리본 착용을 막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뉴진스 논란은 지난해 4월 HYBE가 뉴진스의 프로듀서인 민희진 당시 어도어 CEO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하면서 공개적으로 불거졌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뉴진스를 하이브에서 데려가려 한다는 소문에 우려했고, 민 대표는 하이브가 뉴진스 그룹을 ' 저해'하고 손상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갈등은 8월 민 대표가 어도어 CEO에서 물러나면서 정점에 달했다. 다섯 멤버는 이후 깜짝 라이브 방송에서 침묵을 깨고 민 대표의 복귀를 요구하며 하이브의 업무 환경의 비합리성을 주장했다.

혜인은 타임 인터뷰에서 전 CEO 민희진에 대해 "그녀는 방패 같았어요, 우리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많은 어려움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줬죠."지난해 10월, 하니는 국회에서 하이브에서 느꼈다는 직장 괴롭힘에 대해 증언했다. 그러나 한국 노동부는 아티스트가 법적으로 노동자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거부했다.

법정 다툼 장기화 전망..벌금 6200억 원 가능성도

서울중앙지법은 21일 어도어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NJZ의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2029년까지 유효한 다섯 멤버의 어도어와의 계약 유효성에 대한 본안 재판은 4월 3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이 과정은 몇년이 걸릴 수 있다.타임은 법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NJZ가 법정에서 패배할 경우 계약 위반에 대한 벌금이 6,200억 원(약 4억 2,00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어도어는 타임에 보낸 성명서에서 "이 문제가 법정으로 확대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오해"는 "멤버들이 소속사로 돌아오면 완전히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티스트의 경력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계약에 따라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NJZ와 어도어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해 보인다. 하니는 새 소속사와 계약했다는 소문을 부인하면서도 "우리를 도와줄 소속사를 찾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도움을 줄 제3자가 필요해요"라고 말했다.

"K팝 산업이 바뀌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자랑스럽다"

인터뷰 중간에 다니엘은 눈물을 흘리며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 많을 거예요. 누군가가 이런 상황을 겪어야 한다는 생각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에요"라고 말했다. 민지는 "처음에 이런 상황이 생겼을 때, 제 첫 생각은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야 하지?'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 경험을 통해 성장했고 많은 놀라운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을 깨달았어요"라고 말했다.

하니는 2023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K팝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2년도 채 되지 않아 그녀는 K팝의 일터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요," 다니엘은 말했다. "이런 혼란에 휘말릴 의도는 없었지만, 아티스트로서 이 시련을 중요한 경험으로 여겨요."

하니는 마지막으로 "이것이 K팝 산업을 바꾼다면, 그럴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그렇게 될 거예요. K팝 산업이 바뀌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정말 우리 자신이 자랑스러워요"라고 말했다.

타임은 뉴진스 사태가 지난해 K팝 업계의 BTS 멤버 슈가의 음주운전 사건, 성폭행 혐의를 받은 NCT 멤버 태일의 SM 엔터테인먼트 해고 등 다양한 스캔들과 함께 전 세계 K팝 앨범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에 추가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윤이 K-PRIZM대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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