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3 MU 200] 박지성, ''200경기 출전 상상 못한 일''
입력 : 2012.02.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맨유특약] 아시아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박지성이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맨유 입단 통산 200번째 경기를 소화했다. 원정에서 개최된 경기였지만, 응원에 나선 3천여 맨유 팬들은 박지성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지난 일곱 시즌 동안 맨유를 위한 헌신과 노력에 대한 갈채였다.

2005년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에서 잉글랜드의 명문 맨유로 둥지를 옮긴 박지성은 일곱 시즌 동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칼링컵, 커뮤니티실드, 유럽 챔피언스리그, 세계 클럽월드컵 등에서 활약하며 수 많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수 많은 영광과 환희의 순간, 좌절의 순간이 모여 이 세상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유럽 무대에서 살아남았다. 단순한 생존이 아니다. 매 경기 그라운드 구석구석에 발도장을 찍느라 분주했던 박지성은 어느새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으며, 아시아 축구를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맨유 입단 통산 200경기 달성을 축하하기 위해 맨체스터 현지에서 박지성과 인터뷰를 가졌다. '스포탈코리아-맨유특약', '맨유티비'가 박지성과 마주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맨유에서 200경기를 달성한 소감은?
처음 맨유에 입단했을 당시에는 몇 백 경기씩 뛸 수 있으리라 전혀 상상 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살아남는 일이 중요했다. 빨리 팀에 적응해야 겠다는 생각만 했다. 일곱 시즌 동안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200경기라는 기록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처음 ‘이제 한 경기만 더 하면 200경기다’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믿기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도 영광이고 기쁘다.

입단 당시와 비교했을 때 지금의 마음가짐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잠시 생각한 뒤)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항상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사실 맨유에 오기 전에는 내가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쉽게 믿지 않았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님이 나를 믿고 용기를 주셨다. 나에게 싸워 이겨내라고 말씀 하셨다. 잉글랜드 축구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 뒤돌아보면 가장 힘들었거나 흔들렸던 시기가 있었나?
아무래도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오르지 못하던 순간이 가장 힘들었다. 무릎 수술을 했을 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던 것 같다. 분명 힘든 시절은 있었지만 내 신념이 흔들리거나 나약해진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항상 더 좋은 모습을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잉글랜드에서 활약한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많은 출전 기록 가지게 되었다.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누군가가 그 기록을 깨고 더 많은 기록을 세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현재 유럽 최정상급 리그에서 많은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나로 인해 아시아 선수들 역시 유럽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데 도움이 되어 기쁘다.

지난 해 맨유와 재계약을 했다. 여러가지 사안을 고려해야 했을 텐데, 맨유 생활은 즐거운가?
물론이다. 맨유라는 팀에서 동료들, 팬들, 스태프들과 함께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맨유를 위해 계속 뛰는 결정은 결코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다.

입단 계약을 하던 장면이 결코 오래 전 일 같지 않은데?
가끔 '내가 맨유에서 정말 오래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한다. 시간이 참 빨리 흐르는 것 같다. 벌써 7년이다.



맨유에서 생활하며 가장 절정의 시기는 언제였다고 생각하나?
한 순간을 꼽기는 힘들다. 아마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그 순간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매 경기가 기다려진다.

10년 후 맨유에서의 생활을 추억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떤 것일까?
(한참을 고민한 후)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을 순간일 것 같다.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장면도 많지만 가장 먼저 떠오를 장면은 우승 장면일 것 같다. 특히 처음 우승을 했을 당시나 지난 시즌 맨유가 19번째로 리그 우승을 기록하게 되었을 때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여기까지 오는데 가장 큰 힘이 된 사람이 있다면?
부모님이다. 가장 많은 힘이 되어주셨고 나를 위해 그분의 생활을 포기하는 부분이 있다. 언제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한 동료들을 포함해 내가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도와준 스태프들에게 감사한다. 더욱 강한 내가 될 수 있었다.

최근 팀에 변화가 많다. 퍼거슨 감독이 새로운 얼굴로 새로운 팀을 만드는 작업을 조금씩 진행 중이다. 나름 고참에 속하는 선수인데?
맨유에는 정말 재능이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나도 팀에서 여전히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젊은 선수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 맨유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행복하다.

맨유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다고 했다.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같은 선수들을 보면 느끼는 점이 있을 텐데?
사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젊은 선수들처럼 경기를 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 젊을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긱스와 스콜스가 가진 경험은 젊은 선수들이 결코 가지고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경험 역시 승리를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언급한 두 선수 모두 아주 높은 수준의 축구를 보여주고 있고 동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앞으로 축구 선수로서 맨유에서 이루고 싶은 것은?
일단 올 시즌에 남은 두 개의 대회를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팀에 도움이 된다면 만족을 할 것 같다. 선수로서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부상 없이 즐겁게 축구를 한다면 행복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항상 많은 팬들이 응원을 해 줘서 힘을 얻는다. 좋은 모습 보여주기 위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

인터뷰=맨유닷컴 젬마 톰슨, 김동환. 맨유티비 마이크 쇼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