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 일어날 뻔한 A구단… K리그, 트위터 '경계령'
입력 : 2012.02.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트위터를 경계하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표주자인 트위터가 스토브리그에 K리그 클럽들을 긴장시키는 무대로 떠올랐다. 새로운 정보의 창구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때로는 구단의 통제권을 벗어나는 발언과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지방의 A구단은 한 선수의 '트위터 돌출 발언'으로 진땀을 흘렸다. 사연은 이렇다.

해당 선수는 K리그 4년차의 수비수로 국가대표로 활약한 경험도 있다. 그런데 무슨 불만이 생겨서일까. 팀의 전지훈련 도중 트위터를 통해 '짜증나서 더 이상 (팀에) 못 있겠다'는 요지의 멘션을 남겼다. 여기에 동료 선수가 동조하는 듯한 발언의 단문을 남기면서 축구팬들의 구구한 억측을 낳기에 이르렀다. 해당팀의 팬들은 다양한 경로로 이들의 글을 확산시켰다. 과거에 다른 선수가 남긴 글까지 묶어 날랐다. 맥락상 비슷한 류의 불만이었다. 팬들은 '감독에 대한 항명' 혹은 '구단 내분' 등으로 해석했다.

상황을 파악한 구단 관계자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해당 선수에게 진의를 확인했는데 단순히 감정을 표한 것 정도였다.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사실과 다르게 오해받을 수 있는 상황인만큼 선수단에게 다시 한번 주의는 줘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다른 구단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팀의 주전급 선수들이 감독의 선수 기용, 훈련 방식 등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감독은 해당 선수들과 면담을 가졌지만 서로의 거리감만 확인했다. 시즌이 종료된 후 이들은 사실상 방출 명단에 올라 타팀으로 이적했다. 시즌 중 내부적인 문제를 공론화했다는 일종의 '괘씸죄'가 적용된 셈이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구단들이 많다. 코칭스태프와의 불화가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구단 내부적으로는 보안이 유지되어야 하는 기밀 사항들이 뜻하지 않게 유출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적을 암시하는 글이나 연봉 협상 과정에서 생기는 불만들은 구단이 일일이 통제할 수도 없어 홍역을 치른다. 140자로 압축해 남기는 글이다보니 그 위험성이 더 커진다. 상황에 대한 설명이나 맥락 없이 생각의 단편 혹은 순간적인 감정이 전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경기장으로 팬들을 이끄는 메시지나 응원을 유도하는 글들은 구단 입장에서도 큰 힘들이지 않는 홍보효과를 남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지 않은 부작용들이 드러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에게 트위터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면서도 "결국 자기가 한 말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겠지만, 개인의 책임 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공유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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