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은 최강희 감독의 이름을 따 최강희호로 불리는 것처럼 축구 대표팀은 종종 배에 비유된다. 선원격인 선수가 선장(감독)과 함께 같은 목적지를 향해 출항한다는 의미다. 주장은 항해사(캡틴)가 되어 선장을 돕는다. 선장과 항해사가 없으면 배는 갈피를 잃고 만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 대표팀의 현 상황은 선원만 덩그러니 배 위에 남겨진 꼴이다.
존 테리(첼시)가 안톤 퍼디낸드(퀸즈파크레인저스)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대표팀 주장을 박탈당한 데 이어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9일(한국시간)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카펠로 감독은 이탈리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자를 감싸고 FA를 비난하는 내용의 할 말을 다 하고 사임했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FA와 잉글랜드 축구 관계자 모두 어안이 벙벙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잉글랜드는 6월 유럽 월드컵으로 불리는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 본선을 앞두고 새 선장과 그를 보좌할 항해사를 찾고 있다.
잉글랜드는 2001~2006년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 스벤 고란 에릭손(스웨덴)을 임명했고 2008년부터 카펠로(이탈리아)를 사령탑에 올렸다. 12년 중 10년을 외국인 감독이 팀을 이끌었다. 축구 종가의 자존심이 강하고 보수 성향이 짙은 잉글랜드 축구팬은 자국 출신 감독을 원한다. 언론, 선수도 힘을 보탠다. 후보군이 해리 레드냅 토트넘 감독, 로이 호지슨 웨스트브롬미치 감독, 스튜어트 피어스 잉글랜드 U-21 감독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거스 히딩크, 아르센 벵거, 주제 무리뉴와 같은 세계적인 명장도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유럽의 어느 국가, 어느 클럽의 감독이 사임해도 등장하는 이름이다. 현실 가능성이 영국 출신 감독보다 낮다. 터키 대표팀과 결별하고 무직인 히딩크 감독은 첼시와의 인연으로 잉글랜드 무대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유로 2008 이후 러시아, 터키에서는 명성에 걸맞은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 터키 축구협회와는 불편한 관계 끝에 헤어져 평판도 예전만 못하다. 벵거와 무리뉴는 감독으로서의 능력은 높게 평가 받지만 대표팀 감독을 맡은 경험이 없어 망설여진다.
시선은 잉글랜드, 수도 런던으로 쏠린다. 그곳에는 후보 0순위 토트넘 감독 레드냅이 있다. 2008년 팀 지휘봉을 잡아 완벽한 리빌딩으로 팀을 상위권에 올려 놓아 평판이 좋다. 잉글랜드 출신, 성과, 성향 모두 합격점이다. 카펠로 감독 사임 이전부터 잉글랜드 새 사령탑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앨런 시어러, 웨인 루니 등은 레드냅 감독의 부임을 바라고 있다. 전 잉글랜드 대표 수비수 마틴 키언은 “오전에 감옥에 갈 뻔한 레드냅 감독이 오후에는 천국으로 향할 것 같다”라고 최근 세금 탈세 혐의로 법정을 오간 레드냅 감독을 적임자로 꼽았다.
레드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잉글랜드 차기 주장도 토트넘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 지난해 여름 토트넘에 입단한 미드필더 스콧 파커가 신임 주장 후보로 떠올랐다. ‘가디언’ 팬 투표에선 스티븐 제라드(리버풀), 조 하트(맨체스터 시티)를 제치고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을 정도로 축구 팬의 신임이 두텁다. 이같이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그의 헌신적인 플레이 스타일과 꾸준함에서 찾아볼 수 있다. 90분 내내 몸을 사리지 않는 투철함과 동료를 아우르는 리더십 때문에 차기 캡틴으로 제격이라는 평이다. 파커는 최근 꾸준한 활약으로 카펠로 감독으로부터 중용 받기도 했다.
하지만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레드냅 감독과 달리 파커가 주장을 맡기 위해선 제라드라는 높은 벽을 넘어야 한다. 제라드는 리버풀과 잉글랜드의 상징이다. 장기 부상을 딛고 올 시즌 복귀해 서서히 예년의 기량을 찾는 중이다. 카리스마, 중장거리 패스, 중거리 슛과 같은 장점 때문에 주장과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텔레그라프’는 “파커가 (잉글랜드 대표팀의) 안전한 선택이 될 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제라드에 대한 존경심 부족에서 나온 선택이 될 것”이라고 제라드를 주장 적임자로 여겼다.
잉글랜드 감독과 주장은 잘하면 영웅이 되고 못하면 역적이 되어 ‘독이 든 성배’로 불린다. 저조한 대회 성적은 이들의 능력 부족으로 연결되고 사소한 부분까지 언론과 팬들의 간섭을 받는다.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은 축구 종주국의 대표라는 자부심 하나로 버틴다. 그래도 늘 그랬듯 그 영광을 좇아 독 든 성배를 기꺼이 마실 구원자는 나온다.
사진=ⓒBen Queenborough-Marc Atkins/BPI/스포탈코리아
존 테리(첼시)가 안톤 퍼디낸드(퀸즈파크레인저스)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대표팀 주장을 박탈당한 데 이어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9일(한국시간)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카펠로 감독은 이탈리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자를 감싸고 FA를 비난하는 내용의 할 말을 다 하고 사임했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FA와 잉글랜드 축구 관계자 모두 어안이 벙벙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잉글랜드는 6월 유럽 월드컵으로 불리는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 본선을 앞두고 새 선장과 그를 보좌할 항해사를 찾고 있다.
잉글랜드는 2001~2006년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 스벤 고란 에릭손(스웨덴)을 임명했고 2008년부터 카펠로(이탈리아)를 사령탑에 올렸다. 12년 중 10년을 외국인 감독이 팀을 이끌었다. 축구 종가의 자존심이 강하고 보수 성향이 짙은 잉글랜드 축구팬은 자국 출신 감독을 원한다. 언론, 선수도 힘을 보탠다. 후보군이 해리 레드냅 토트넘 감독, 로이 호지슨 웨스트브롬미치 감독, 스튜어트 피어스 잉글랜드 U-21 감독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거스 히딩크, 아르센 벵거, 주제 무리뉴와 같은 세계적인 명장도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유럽의 어느 국가, 어느 클럽의 감독이 사임해도 등장하는 이름이다. 현실 가능성이 영국 출신 감독보다 낮다. 터키 대표팀과 결별하고 무직인 히딩크 감독은 첼시와의 인연으로 잉글랜드 무대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유로 2008 이후 러시아, 터키에서는 명성에 걸맞은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 터키 축구협회와는 불편한 관계 끝에 헤어져 평판도 예전만 못하다. 벵거와 무리뉴는 감독으로서의 능력은 높게 평가 받지만 대표팀 감독을 맡은 경험이 없어 망설여진다.
시선은 잉글랜드, 수도 런던으로 쏠린다. 그곳에는 후보 0순위 토트넘 감독 레드냅이 있다. 2008년 팀 지휘봉을 잡아 완벽한 리빌딩으로 팀을 상위권에 올려 놓아 평판이 좋다. 잉글랜드 출신, 성과, 성향 모두 합격점이다. 카펠로 감독 사임 이전부터 잉글랜드 새 사령탑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앨런 시어러, 웨인 루니 등은 레드냅 감독의 부임을 바라고 있다. 전 잉글랜드 대표 수비수 마틴 키언은 “오전에 감옥에 갈 뻔한 레드냅 감독이 오후에는 천국으로 향할 것 같다”라고 최근 세금 탈세 혐의로 법정을 오간 레드냅 감독을 적임자로 꼽았다.
레드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잉글랜드 차기 주장도 토트넘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 지난해 여름 토트넘에 입단한 미드필더 스콧 파커가 신임 주장 후보로 떠올랐다. ‘가디언’ 팬 투표에선 스티븐 제라드(리버풀), 조 하트(맨체스터 시티)를 제치고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을 정도로 축구 팬의 신임이 두텁다. 이같이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그의 헌신적인 플레이 스타일과 꾸준함에서 찾아볼 수 있다. 90분 내내 몸을 사리지 않는 투철함과 동료를 아우르는 리더십 때문에 차기 캡틴으로 제격이라는 평이다. 파커는 최근 꾸준한 활약으로 카펠로 감독으로부터 중용 받기도 했다.
하지만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레드냅 감독과 달리 파커가 주장을 맡기 위해선 제라드라는 높은 벽을 넘어야 한다. 제라드는 리버풀과 잉글랜드의 상징이다. 장기 부상을 딛고 올 시즌 복귀해 서서히 예년의 기량을 찾는 중이다. 카리스마, 중장거리 패스, 중거리 슛과 같은 장점 때문에 주장과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텔레그라프’는 “파커가 (잉글랜드 대표팀의) 안전한 선택이 될 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제라드에 대한 존경심 부족에서 나온 선택이 될 것”이라고 제라드를 주장 적임자로 여겼다.
잉글랜드 감독과 주장은 잘하면 영웅이 되고 못하면 역적이 되어 ‘독이 든 성배’로 불린다. 저조한 대회 성적은 이들의 능력 부족으로 연결되고 사소한 부분까지 언론과 팬들의 간섭을 받는다.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은 축구 종주국의 대표라는 자부심 하나로 버틴다. 그래도 늘 그랬듯 그 영광을 좇아 독 든 성배를 기꺼이 마실 구원자는 나온다.
사진=ⓒBen Queenborough-Marc Atkins/BPI/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