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이 다가 아니야…메시의 경이로운 패싱력
입력 : 2012.02.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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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자타공인 21세기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24, FC 바르셀로나. 이하 바르사)는 골을 넣었다는 소식보다 못 넣었다는 소식이 더 이슈가 되는 선수다. 올 시즌 37차례 공식 경기에서 37골을 기록한 메시의 득점력은 그야말로 경이롭다. 스페인 라리가 무대에서는 21경기에서 23골을 넣어 경기당 득점률이 1골을 넣는다.

하지만 메시를 최고로 꼽는 이유는 단지 그의 놀라운 득점력 때문만이 아니다. 메시는 최근 다섯 차례 공식 경기에서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이 다섯 경기 안에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코파 델레이 8강전, 발렌시아와의 코파 델레이 준결승전이라는 중대한 경기가 포함되어 있었다. 메시는 이 치명적인 경기에서 득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가장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 세계를 열광시키는 ‘골 장면’만큼이나 메시의 ‘도움 장면’은 환상적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캄노우 경기장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코파 델레이 8강 2차전 경기에서 하프라인 부근부터 페널티 에어리어까지 질풍 같은 드리블 돌파를 선보였다. 그보다 놀라웠던 것은 자신을 에워싼 네 명의 수비수 사이를 절묘하게 뚫는 마무리 패스였다. 메시의 패스는 노마크 상황의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이어받아 득점으로 연결했다.

한국시간으로 9일 새벽에 열린 발렌시아와의 준결승 2차전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도움 묘기를 부렸다. 하프라인에서 볼을 잡은 메시는 이번에는 드리블 돌파 대신 장거리 패스를 시도했다. 이미 발렌시아 수비진이 자기 진영에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돌파보다 패스가 더 빠르고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중원 우측 부근에서 볼을 잡은 메시는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전방을 바라보고 왼발 로빙 패스를 연결했다. 볼은 전방으로 쇄도하던 동료 선수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달려드는 속도와 위치에 맞춰 정확히 배달됐다. 경기장 전체를 한눈에 파악하는 넓은 시야와 정밀한 킥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패스였다. 파브레가스는 이 볼을 터치 한 번으로 마무리하며 득점했다.

메시의 도움 기록은 득점 기록만큼이나 대단하다. 지난 2010/2011시즌 55차례 공식경기에서 53골을 넣은 메시는 24개의 도움도 기록했다. 라리가에서만 18개의 도움을 올렸다. 올 시즌의 기세는 더욱 대단하다. 라리가 21경기에서 8개의 도움을 올렸고, 코파 델레이에서 기록한 4개의 도움을 비롯해 총 37경기에서 19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바르사 선수로 306차례 공식 경기를 소화한 메시는 217골을 기록하며 바르사 역사상 최고릐 골잡이에 다가서고 있다. 그는 동시에 92개의 도움을 올려 100호 도움 달성에도 다가섰다. 공시 기록으로 집계되지 않은 유효 패스까지 따지면 메시는 사실상 바르사가 만들어내고 있는 대부분의 골에 기여하고 있다.

메시의 능력을 폄하하는 이들은 그의 활약이 차비 에르난데스의 패싱력,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컨트롤 능력의 도움을 받기에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메시는 차비의 시야와 패싱력, 이니에스타의 지능과 컨트롤 능력도 모두 갖추고 있다. “차비, 이니에스타와 함께 훈련하면서 매일 놀라고 많이 배운다”는 메시는 지난 몇 년 사이 바르사 훈련장에서 최고의 동료들과 호흡하며 진화했다.

메시는 심지어 169cm의 단신임에도 지난달 22일 치른 말라가와의 라리가 경기에서 헤딩 슈팅으로 득점했다. 등장 당시 현란한 드리블 기술로 각광 받았던 메시는 이제 그라운드 위에서 전지전능한 ‘신’으로 추앙 받고 있다. 그야말로 못하는 게 없는 메시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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