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실력과 승패 여부는 스포츠계의 영원한 논쟁거리다. 강자가 승자인지, 승자가 강자인지 참 애매하다. 유로2012 결승전에 진출한 이탈리아가 이에 대한 해답을 보여줬다.
유로2012 개막 전 예상은 뻔했다. 다들 독일이 우승한다고 말했다. 공격과 미드필드, 수비로 이어지는 밸런스가 단연 최고였다. 메주트 외칠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라는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도 기대를 부풀게 했다. 반면 이탈리아 캠프는 우울했다. 대표팀에 발탁되었던 선수가 승부조작 연루 혐의로 돌연 소환되었다. 칼치오폴리의 악몽이 엄습했다. 팀의 기둥이라는 선수들은 “아직도 뛰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구면이었다.
그런 분위기는 독일과 이탈리아가 맞붙는 준결승 직전까지 이어졌다. 유럽 현지 스포츠 베팅업체도 독일의 승리를 점쳤다. 파워, 조직력 그리고 젊음까지 모두 독일이 앞서 보였다. 축구 게임에서 쓰이는 ‘데이터’ 면에서 이탈리아는 독일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공식전에서 독일이 이탈리아를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는 사실 따위 과거지사로 치부되었다.
그런데 그 ‘과거’가 살아있었다. 이탈리아가 또 이겼다. ‘늙은’ 안드레아 피를로가 물밑으로 가라앉으니 ‘젊은’ 마리오 발로텔리가 솟구쳐 올랐다. 독일의 초반 공세를 견뎌낸 이탈리아는 아주 적은 수의 공격수만 갖고 전반 20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깜짝 놀란 가슴을 움켜잡고 달려오는 독일을 상대로 16분 후에 두 번째 골을 넣었다. 독일은 경기 내내 조바심에 사로잡혔다. 이탈리아는 시종일관 여유가 넘쳤다. 독일은 실력에서 앞섰지만, 경기를 이길 줄 아는 쪽은 교묘한 이탈리아 선수들이었다. 요령의 승리였다.
독일은 루카스 포돌스키, 외칠과 함께 토니 크루즈가 2선에 섰다. 포돌스키는 본인과 새 소속팀의 이미지대로 역시 2% 부족했다. 바꿔 말해 포돌스키의 활약 여부가 놓인 지점에 강팀과 약팀의 경계선이 그어진다. 이탈리아처럼 요령 넘치는 상대 앞에서 포돌스키는 힘을 펼 수가 없는 것이 진리인 듯싶다. 외칠은 외로웠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의 동료들은 빗장수비에 갇혀있어 소용이 없었다. 크루즈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교훈만 얻은 채 경기장에서 빠져나갔다.
이 경기에서도 입증되었듯이 이탈리아의 경기 운영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결승전 상대인 스페인보다도 앞선다. 물론 카사노의 공헌이 만든 이른 시간대의 선제골 덕이 컸다. 만약 이탈리아가 선제골을 뽑지 못했다면 경기 양상은 많이 달랐을 것이다. 천방지축 발로텔리까지 이렇게 잘해주니 이탈리아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밖에 없다. 피아식별이 잘 되지 않던 발로텔리는 너무나 중요한 경기에서 두 골을 터트리는 수훈을 세웠다. 사람들이 어떻게 떠벌리든 그를 옆에서 지켜보는 체사레 프란델리와 로베르토 만치니의 눈이 가장 정확했다. ‘한숨 대신 함성으로’ 바꿔놓는 발로텔리의 공헌은 결정적이었다.
이탈리아의 승리를 보면서 ‘클래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실력(ability)’ 면에서는 독일이 앞섰다. 하지만 ‘클래스’에서 이탈리아가 한 수 위였다. 그들은 큰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모든 것을 통찰하고 있었다. 이른 선제골의 중요성, 상대 심리를 역이용하는 교묘함 그리고 철벽방어를 연발하는 골키퍼까지 모두 말이다. 정량화될 수 없는 클래스가 승부처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독일과 이탈리아의 한판승부를 보면서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유로2012 개막 전 예상은 뻔했다. 다들 독일이 우승한다고 말했다. 공격과 미드필드, 수비로 이어지는 밸런스가 단연 최고였다. 메주트 외칠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라는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도 기대를 부풀게 했다. 반면 이탈리아 캠프는 우울했다. 대표팀에 발탁되었던 선수가 승부조작 연루 혐의로 돌연 소환되었다. 칼치오폴리의 악몽이 엄습했다. 팀의 기둥이라는 선수들은 “아직도 뛰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구면이었다.
그런 분위기는 독일과 이탈리아가 맞붙는 준결승 직전까지 이어졌다. 유럽 현지 스포츠 베팅업체도 독일의 승리를 점쳤다. 파워, 조직력 그리고 젊음까지 모두 독일이 앞서 보였다. 축구 게임에서 쓰이는 ‘데이터’ 면에서 이탈리아는 독일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공식전에서 독일이 이탈리아를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는 사실 따위 과거지사로 치부되었다.
그런데 그 ‘과거’가 살아있었다. 이탈리아가 또 이겼다. ‘늙은’ 안드레아 피를로가 물밑으로 가라앉으니 ‘젊은’ 마리오 발로텔리가 솟구쳐 올랐다. 독일의 초반 공세를 견뎌낸 이탈리아는 아주 적은 수의 공격수만 갖고 전반 20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깜짝 놀란 가슴을 움켜잡고 달려오는 독일을 상대로 16분 후에 두 번째 골을 넣었다. 독일은 경기 내내 조바심에 사로잡혔다. 이탈리아는 시종일관 여유가 넘쳤다. 독일은 실력에서 앞섰지만, 경기를 이길 줄 아는 쪽은 교묘한 이탈리아 선수들이었다. 요령의 승리였다.
독일은 루카스 포돌스키, 외칠과 함께 토니 크루즈가 2선에 섰다. 포돌스키는 본인과 새 소속팀의 이미지대로 역시 2% 부족했다. 바꿔 말해 포돌스키의 활약 여부가 놓인 지점에 강팀과 약팀의 경계선이 그어진다. 이탈리아처럼 요령 넘치는 상대 앞에서 포돌스키는 힘을 펼 수가 없는 것이 진리인 듯싶다. 외칠은 외로웠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의 동료들은 빗장수비에 갇혀있어 소용이 없었다. 크루즈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교훈만 얻은 채 경기장에서 빠져나갔다.
이 경기에서도 입증되었듯이 이탈리아의 경기 운영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결승전 상대인 스페인보다도 앞선다. 물론 카사노의 공헌이 만든 이른 시간대의 선제골 덕이 컸다. 만약 이탈리아가 선제골을 뽑지 못했다면 경기 양상은 많이 달랐을 것이다. 천방지축 발로텔리까지 이렇게 잘해주니 이탈리아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밖에 없다. 피아식별이 잘 되지 않던 발로텔리는 너무나 중요한 경기에서 두 골을 터트리는 수훈을 세웠다. 사람들이 어떻게 떠벌리든 그를 옆에서 지켜보는 체사레 프란델리와 로베르토 만치니의 눈이 가장 정확했다. ‘한숨 대신 함성으로’ 바꿔놓는 발로텔리의 공헌은 결정적이었다.
이탈리아의 승리를 보면서 ‘클래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실력(ability)’ 면에서는 독일이 앞섰다. 하지만 ‘클래스’에서 이탈리아가 한 수 위였다. 그들은 큰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모든 것을 통찰하고 있었다. 이른 선제골의 중요성, 상대 심리를 역이용하는 교묘함 그리고 철벽방어를 연발하는 골키퍼까지 모두 말이다. 정량화될 수 없는 클래스가 승부처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독일과 이탈리아의 한판승부를 보면서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