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리는 홍명보호의 와일드카드로 김창수가 깜짝 선발됐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김창수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정수 참가 불발 -> 김창수 발탁으로 선회
홍명보 감독은 당초 와일드카드로 박주영(아스널), 정성룡(수원)과 함께 이정수(알사드)를 선발할 계획이었다. 중앙수비수 홍정호(제주)의 부상 공백을 대신할 수비자원으로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 빠른 발과 대인마크에 강점을 보이는 이정수가 적절하다는 판단이었다. 소속팀에 소집 협조 공문도 보냈다. 그러나 마감시한인 28일 저녁까지 알사드로부터 긍정적인 회신을 받지 못했다. 이정수의 올림픽 참가를 금지한다는 답신만 돌아왔다.

이에 김창수를 발탁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당초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아예 측면에서 경쟁력이 확실한 선수를 뽑아놓고 기존 센터백 자원들을 본업에 집중하게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중앙수비수 숫자를 많이 넣어놨기 때문에 다른 포지션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생각해서 김창수를 선택했다. 김창수가 온다면 다른 선수가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 '질식수비' 이끄는 수비 리더
김창수는 소속팀 부산에서 오른쪽 풀백을 맡고 있는 자원이다. 주포지션은 오른쪽이지만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데다 공수에 걸쳐 두루 능력을 보이는 선수다. 수비라는 기본 임무에도 충실할 뿐 아니라 빠른 주력과 날카로운 크로스 등을 활용한 공격 지원 능력도 돋보인다. 호쾌한 돌파에 이은 중거리슛 역시 김창수의 특별한 무기다.

부산이 K리그에서 수비전술로 타팀을 압도하는 팀이라는 배경도 김창수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요소다. 수비라인의 전진과 후퇴, 압박, 수비 전환 등 협업 플레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선수다. 긴장감 높은 본선 무대에서 기대할 만한 요소다. 부산의 한 관계자는 "측면에 서는 선수지만 실질적으로 수비라인을 이끄는 리더이자 주장"이라면서 "리더십이나 헌신성이 뛰어난 만큼 올림픽팀에서도 좋은 기여를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과의 인연은?
홍명보 감독과 김창수의 인연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명보 감독은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끌던 당시 올림픽팀에서 코치로 지냈다. 김창수의 재능과 성실성에 대해서는 홍명보 감독도 일찌감치 눈여겨 봐왔던 터다. 당시 대전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올림픽팀에 합류했던 김창수는 베어벡호에서 스타 탄생을 신고했다. 올림픽 예선을 치르는 동안 주전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베어벡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박성화 감독 체제로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김창수의 입지가 달라졌다. 박성화 감독은 김창수 대신 신광훈(포항)을 중용했다. 본선에서도 오른쪽 측면은 김창수가 아닌 신광훈의 자리였다. 당시의 설움을 이번에는 날릴 수 있게 됐다. 김창수의 측근은 "4년 전에 김창수가 많이 섭섭했을 텐데 이번에는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창수도 욕심을 냈던 만큼 좋은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