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둘만 남았다. 보기 드문 최고급 명승부를 펼쳤던 두 거인, 스페인과 이탈리아다. 유럽 왕좌에 오르기 위해선 세 곳에서 벌어지는 국지전에서 이겨야 한다.
#1 세르히오 라모스 vs 마리오 발로텔리
카를라스 푸욜의 낙마에 대한 대비책은 세르히오 라모스의 센터백 기용이었다. 지나칠 정도로 공격 성향이 강한 풀백에게 빈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안정감 최우선 포지션 센터백을 맡겼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포함 다섯 경기에서 스페인은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오픈 게임 일변도의 팀치고는 나쁘지 않은 실점률이다. 그 중심에 라모스가 당당히 서있다.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 입증되었다. 이탈리아가 왜 그토록 ‘천방지축’ 마리오 발로텔리를 믿었는지 말이다. 상대의 우세를 점치던 세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발로텔리는 원투 펀치로 독일전차를 멈춰 세웠다. “왜 맨날 나만 갖고 그래?”라는 외침은 불평이 아니라 포효였다. 물 한 방울 새어 들어갈 틈이 없는 빗장수비 위에 발로텔리의 결정력을 갖춘 이탈리아는 정말 강했다.
결승전에서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스페인이 먼저 움직이고, 이탈리아가 그에 반응한다. 반응의 끝맺음은 당연히 발로텔리다. 스페인으로서는 그 반응에 재반응해야 한다. 그 몫은 당연히 라모스다. 라모스는 준결승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완벽하게 막았다. 발로텔리의 최전방 원톱 플레이를 막아야 한다. 순간적인 방심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필립 람이 스스로 실험실 개구리가 되어 보여줬다. 발로텔리는 호날두가 남겨준 교훈을 마음에 잘 새겨야 할 것이다.
#2 사비 알론소 vs 안드레아 피를로
공격수만 ‘가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알론소와 피를로야말로 위치와 역할의 매듭을 끊어버린 주인공들이다. 환상적인 패스와 킥 능력을 가진 두 선수의 포지션은 엉뚱하게도 수비형 미드필더다. 공격 차단이 최우선시되어야 할 위치에서 두 선수는 정교한 패스로 공격을 만든다. 축구에서도 ‘쿼터백’이란 단어를 도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알론소는 피를로보다 좀 더 ‘마당쇠’적 역할에 치중한다. 스페인의 경기 화면은 차비, 이니에스타, 실바가 독점한다. 하지만 사각 프레임 밖에서 알론소는 결정적 기여를 한다. 볼이 없는 곳에서 알론소의 움직임은 헌신적이다. 스페인의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현장에서 봤다. 알론소는 아름다웠다. 반면 피를로는 독보적이다. 핵심이다. 차가운 기계 같은 이탈리아가 피를로로 인해 온기를 품은 생명체로 변신한다. 수비에서 그는 상대 선수의 몸을 몸으로 막지 않는다. 적절한 영역 선점으로 상대의 흐름을 방해한다. 오감을 동원한 패스 공급은 이탈리아의 공격을 창출한다.
결승전에서 둘은 직접 맞부딪혀야 한다. 알론소는 피를로의 패스를 막아야 한다. 피를로는 알론소의 활동 영역을 좁혀야 한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두 팀은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가 상호 견제 탓에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두 선수 모두 가진 것만큼 배움도 빠르다. 겪어본 상대에게 같은 실수를 반복할 만큼 평범한 선수들이 아니다. 이 싸움에서 이기는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
#3 다비드 실바 vs 다니엘레 데 로시
다비드 비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은 결승전에 도달했다. 스트라이커가 없는 제로톱 구사로 델 보스케 감독은 ‘미래의 전술’을 실현시켰다. 같은 이름의 미드필더 실바가 있었던 덕분이다. 스페인도 조별리그 대진이 고생스러웠다. 가뭄에 콩 나듯 했던 득점 대부분에 실바가 관여했다. 그는 더 이상 페드로나 전술 형태에 따라 선발 여부가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다.
조별리그 1, 2경기에서 프란델리 감독은 궁여지책으로 쓰리백 전술을 구사했다. 두 경기 모두 이탈리아는 무승부를 거뒀다. 불만은 있을 수 없었다. 수비 중심을 잡아준 선수가 미드필더 데 로시였기 때문이다. 수비형은 물론 측면 공격수까지 소화하는 데 로시가 중앙 수비수로서 초공격적인 스페인과 크로아티아를 막아냈다. 이탈리아 출신의 스타플레이어다운 유틸리티 능력을 재입증했다.
페르난도 토레스가 없는 포진에서 실바는 ‘가짜 9번(False Nine)’ 역할을 담당한다. 종적 영역을 보이는 영국식 윙어에 비해 실바는 횡적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위치상 데 로시와 키엘리니가 마크해야 할 선수다. 키엘리니는 자기 진영에서 움직임의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수비수이니만큼 결국 데 로시가 실바를 막아야 한다. 데 로시는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수비의 화신이었다. 데 로시와 마르키시오가 깨끗이 닦아놓은 무대가 있었기에 피를로가 우아한 몸짓을 보여줄 수 있었다. 데 로시가 실바를 묶는다면 이탈리아로서는 대단한 도움을 얻게 된다.
#1 세르히오 라모스 vs 마리오 발로텔리
카를라스 푸욜의 낙마에 대한 대비책은 세르히오 라모스의 센터백 기용이었다. 지나칠 정도로 공격 성향이 강한 풀백에게 빈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안정감 최우선 포지션 센터백을 맡겼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포함 다섯 경기에서 스페인은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오픈 게임 일변도의 팀치고는 나쁘지 않은 실점률이다. 그 중심에 라모스가 당당히 서있다.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 입증되었다. 이탈리아가 왜 그토록 ‘천방지축’ 마리오 발로텔리를 믿었는지 말이다. 상대의 우세를 점치던 세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발로텔리는 원투 펀치로 독일전차를 멈춰 세웠다. “왜 맨날 나만 갖고 그래?”라는 외침은 불평이 아니라 포효였다. 물 한 방울 새어 들어갈 틈이 없는 빗장수비 위에 발로텔리의 결정력을 갖춘 이탈리아는 정말 강했다.
결승전에서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스페인이 먼저 움직이고, 이탈리아가 그에 반응한다. 반응의 끝맺음은 당연히 발로텔리다. 스페인으로서는 그 반응에 재반응해야 한다. 그 몫은 당연히 라모스다. 라모스는 준결승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완벽하게 막았다. 발로텔리의 최전방 원톱 플레이를 막아야 한다. 순간적인 방심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필립 람이 스스로 실험실 개구리가 되어 보여줬다. 발로텔리는 호날두가 남겨준 교훈을 마음에 잘 새겨야 할 것이다.
#2 사비 알론소 vs 안드레아 피를로
공격수만 ‘가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알론소와 피를로야말로 위치와 역할의 매듭을 끊어버린 주인공들이다. 환상적인 패스와 킥 능력을 가진 두 선수의 포지션은 엉뚱하게도 수비형 미드필더다. 공격 차단이 최우선시되어야 할 위치에서 두 선수는 정교한 패스로 공격을 만든다. 축구에서도 ‘쿼터백’이란 단어를 도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알론소는 피를로보다 좀 더 ‘마당쇠’적 역할에 치중한다. 스페인의 경기 화면은 차비, 이니에스타, 실바가 독점한다. 하지만 사각 프레임 밖에서 알론소는 결정적 기여를 한다. 볼이 없는 곳에서 알론소의 움직임은 헌신적이다. 스페인의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현장에서 봤다. 알론소는 아름다웠다. 반면 피를로는 독보적이다. 핵심이다. 차가운 기계 같은 이탈리아가 피를로로 인해 온기를 품은 생명체로 변신한다. 수비에서 그는 상대 선수의 몸을 몸으로 막지 않는다. 적절한 영역 선점으로 상대의 흐름을 방해한다. 오감을 동원한 패스 공급은 이탈리아의 공격을 창출한다.
결승전에서 둘은 직접 맞부딪혀야 한다. 알론소는 피를로의 패스를 막아야 한다. 피를로는 알론소의 활동 영역을 좁혀야 한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두 팀은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가 상호 견제 탓에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두 선수 모두 가진 것만큼 배움도 빠르다. 겪어본 상대에게 같은 실수를 반복할 만큼 평범한 선수들이 아니다. 이 싸움에서 이기는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
#3 다비드 실바 vs 다니엘레 데 로시
다비드 비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은 결승전에 도달했다. 스트라이커가 없는 제로톱 구사로 델 보스케 감독은 ‘미래의 전술’을 실현시켰다. 같은 이름의 미드필더 실바가 있었던 덕분이다. 스페인도 조별리그 대진이 고생스러웠다. 가뭄에 콩 나듯 했던 득점 대부분에 실바가 관여했다. 그는 더 이상 페드로나 전술 형태에 따라 선발 여부가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다.
조별리그 1, 2경기에서 프란델리 감독은 궁여지책으로 쓰리백 전술을 구사했다. 두 경기 모두 이탈리아는 무승부를 거뒀다. 불만은 있을 수 없었다. 수비 중심을 잡아준 선수가 미드필더 데 로시였기 때문이다. 수비형은 물론 측면 공격수까지 소화하는 데 로시가 중앙 수비수로서 초공격적인 스페인과 크로아티아를 막아냈다. 이탈리아 출신의 스타플레이어다운 유틸리티 능력을 재입증했다.
페르난도 토레스가 없는 포진에서 실바는 ‘가짜 9번(False Nine)’ 역할을 담당한다. 종적 영역을 보이는 영국식 윙어에 비해 실바는 횡적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위치상 데 로시와 키엘리니가 마크해야 할 선수다. 키엘리니는 자기 진영에서 움직임의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수비수이니만큼 결국 데 로시가 실바를 막아야 한다. 데 로시는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수비의 화신이었다. 데 로시와 마르키시오가 깨끗이 닦아놓은 무대가 있었기에 피를로가 우아한 몸짓을 보여줄 수 있었다. 데 로시가 실바를 묶는다면 이탈리아로서는 대단한 도움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