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광을 맛봤던 주역들이 10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는 낯익은 얼굴들이 대거 나타났다. 2002 월드컵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명예회장을 비롯해 거스 히딩크 감독, 올림픽 대표팀 홍명보 감독,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 등 2002년 월드컵 멤버와 2012년 K리그 올스타들이 자리를 빛냈다. 각계각층의 인사들도 축하를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행사장 분위기는 처음부터 뜨거웠다. 영광의 주역들이 모여들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임의탈퇴 신분 때문에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올스타전에 참가하지 못하는 이천수까지 등장하면서 분위기는 더 무르익었다. 이천수는 “마음은 무겁지만, 나도 2002년 멤버다. 기쁜 마음으로 왔다”라고 했다.

히딩크 감독은 지각을 했다. 교통체증 때문에 20분 정도 지각했다. 밖에서 옛 스승을 기다리는 옛선수들은 이제 감독이 돼 있었다. 홍 감독과 황 감독, 대전 시티즌 유상철 감독 그리고 김태영 올림픽 대표팀 코치는 히딩크가 등장하고 나서야 자리로 향할 수 있었다. 홍 감독은 늦게 온 스승을 타박하기도 했다.

공식행사가 시작되면서 2002년 당시 영상이 나오자 분위기가 차분해졌다. 모두 회상에 젖었다. 단상에 올라 축사를 한 히딩크 감독은 “옛날 영상을 보니 다시 한 번 감동이 찾아왔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걸 보고 감동하지 못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시 오게 돼 기쁘다”라고 했다.

2002 월드컵 10주년 기념 행사는 자연스럽게 2012년 런던 올림픽 응원으로 옮아갔다. 히딩크 감독은 “아름다운 과거를 생각하면서 런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 나도 응원하겠다”라고 했고, 정 회장은 “런던올림픽에서 적어도 준결승은 올라가야 하는 것 아니냐? 그래서 여기 있는 분들 모두 런던 구경을 시켜달라”라고 말했다.

행사 분위기는 마지막으로 갈수록 타올랐다. 2002년 환희는 아직 다 사라지지 않았다. 10년 만에 외치는 “대한민국”도 여전히 파급력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