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왕 저격+멀티포' AG 국대 안방마님, 가을야구 데뷔전서 'PS 통산 62G' 152억 포수 눌렀다
입력 : 2023.10.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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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 포수로 활약한 김형준(24·NC 다이노스)이 데뷔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 현역 최고의 포수 양의지(36·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안방마님 맞대결 완승을 거뒀다.

김형준은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8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NC의 14-9 승리를 이끌었다.

김형준은 베테랑 포수 박세혁 대신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혀 없는 자신에게 안방을 맡긴 강인권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NC가 0-3으로 끌려가던 4회 초 1사 1루에서 김형준은 올 시즌 도루왕을 차지한 정수빈의 2루 도루 시도를 완벽하게 저지했다. 변화구(129km/h 슬라이더) 타이밍이었지만 김형준의 빠른 팝타임과 자동 태그로 연결되는 레이저 송구가 빛난 장면이었다.

좋은 수비 뒤에는 좋은 타격도 나왔다. 서호철의 만루홈런으로 NC가 4-3으로 역전에 성공한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한 김형준은 순식간에 0-2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김형준은 3구째 슬라이더가 높은 코스로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호쾌하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백투백 홈런으로 연결됐다.

김형준의 활약은 8회에도 계속됐다. NC가 11-6으로 앞선 8회 말 2사 1, 2루에서 김형준은 홍건희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총알같은 타구를 만들었고, 낮은 발사각으로 날아간 타구는 왼쪽 담장 밖 두산 불펜으로 떨어지는 쐐기 스리런포가 됐다.

김형준은 안방마님으로서의 역할도 훌륭하게 수행했다. 선발 태너(4이닝 7피안타 5실점)가 흔들렸지만 이후 올라온 이재학, 김영규, 류진욱, 임정호 등과 좋은 호흡으로 두산의 추격을 막아냈다. 가을야구 무대는 처음이었지만 아시안게임을 통해 중요한 경기를 치르며 경험치를 쌓은 효과가 큰 무대에서 바로 나타났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 / 사진=뉴스1

반면 포스트시즌 통산 62번째 경기에 나선 '152억 FA 포수' 양의지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었다. 양의지는 1회 첫 타석에서 땅볼로 선취 타점, 3-5로 뒤진 5회에는 동점의 발판을 마련하는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는 등 4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타석에서는 무난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포수로서의 역할은 아쉬웠다. NC의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해 14점을 헌납했다. 5회 2사 2루에서는 이영하의 폭투를 블로킹하는 과정에서 공이 옆으로 크게 튀어 역전 득점을 허용했다. 8회에는 3루 도루만 2개를 포함해 1이닝 3도루를 허용했다. 모든 책임을 포수에게 돌릴 수는 없지만 정규시즌 도루저지율 1위(0.378)를 기록했던 양의지였기에 아쉬움이 컸다.

이번 와일드카드 시리즈는 '양의지 시리즈'로 불렸지만 주인공은 김형준이었다. '포스트 양의지'로 불리던 유망주는 어느새 양의지의 뒤를 이어 국가대표 안방마님 자리를 차지했고, 생애 첫 가을무대에서 '우상' 양의지를 상대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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