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첫 등판서 또 선동열 소환...'12K' 페디 앞세운 NC, PO 1차전 9-5 승리 '가을야구 5연승'
입력 : 2023.10.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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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NC 다이노스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30)를 앞세워 가을야구 5연승을 내달렸다.

NC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 KT 위즈와 경기에서 9-5로 승리했다.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1승)과 준PO(3승)에 이어 PO 1차전까지 가져가며 포스트시즌 5연승을 질주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페디였다. 페디는 6이닝 동안 98구를 던져 3피안타(1피홈런) 12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12탈삼진을 기록한 페디는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1989년 10월 17일 태평양 돌핀스전)과 두산 베어스 크리스 플렉센(2020년 11월 9일 KT전)이 기록했던 종전 PO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11개)을 갈아치우고 신기록을 달성했다.

페디는 이미 정규시즌에도 '레전드' 선동열을 소환한 바있다. 페디는 정규시즌 30경기에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기록하며 외국인 투수 최초이자 1986년 선동열(39경기 24승 6패 평균자책점 0.99, 214탈삼진) 이후 무려 37년 만에 20승-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했다.

정규시즌 압도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페디의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 대한 우려는 있었다. 페디는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고종욱의 강습 타구에 오른팔을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검진결과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건너뛰고 준PO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페디는 당초 3차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병원 검진 결과 단순 충돌 증후군 진단을 받아 복귀가 미뤄졌다.

그러나 페디의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가을야구 첫 등판에 나선 페디는 1회부터 150km/h가 넘는 패스트볼과 주무기 스위퍼를 앞세워 KT 타선을 압도했다. 1회를 땅볼 2개와 삼진으로 가볍게 처리한 페디는 2회도 삼진 2개와 땅볼로 6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그사이 NC는 경기 초반부터 KT 선발 '승률왕' 윌리엄 쿠에바스를 흔들었다. 1회 초 손아섭의 안타, 박민우의 2루타로 무사 2, 3루 찬스를 만든 NC는 박건우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마틴이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가져갔다. 2회 초에는 선두타자 오영수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쿠에바스의 6구째 패스트볼을 공략해 2-0으로 달아나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3회 초에는 박민우가 KT 황재균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박건우의 1타점 적시 2루타가 터지며 스코어는 3-0까지 벌어졌다. 이어 마틴의 진루타로 1사 3루가 됐고 권희동의 적시타가 터져 4-0이 됐다.

플레이오프 1차전을 지배한 에릭 페디 / 사진=뉴시스

경기 초반 든든한 득점 지원을 받은 페디는 3회 말 선두타자 문상철에게 5구 연속 투심을 던지다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배정대에게 행운의 내야안타까지 맞으며 2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더이상 흔들리지 않고 박경수를 삼진, 김상수를 땅볼, 황재균을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정리했다.

NC 타선은 4회 초 사실상 승부를 결정 지었다. 김형준의 볼넷 출루 이후 김주원이 투수 앞 땅볼을 때렸는데 쿠에바스가 송구 실책을 저질러 무사 1, 2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이어 쿠에바스의 폭투로 다시 2, 3루가 됐고 손아섭이 3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쿠에바스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KT 투수가 엄상백으로 바뀌었지만 NC의 불붙은 득점 행진은 계속됐다. 박민우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든 뒤 박건우가 희생플라이로 6-1을 만들었다. KT는 엄상백을 내리고 이상동을 투입했다. 1사 1, 2루에서 마틴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자 권희동이 무려 11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2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3루타를 터뜨렸다. 스코어는 8-1. 사실상 NC쪽으로 승부가 기울었다.

타선의 맹공에 페디도 호투로 화답했다. 4회 말 페디는 앤서니 알포드, 박병호, 장성우로 이어지는 KT 클린업 트리오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5회 말 선두타자 조용호까지 삼진으로 처리한 페디는 5타자 연속 탈삼진 행진을 이어갔다.

페디는 3회 솔로포를 허용했던 문상철과 재대결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회심의 7구가 볼로 선언되자 심판의 판정에 강하게 어필했다. 강인권 감독이 급히 달려나와 상황을 진정시켰고 이후 김수경 코치가 통역과 함께 마운드에 올라 페디를 진정시켰다. 이 과정에서 KT의 이강철 감독이 심판진에게 NC 측의 마운드 2회 방문이 아니냐는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가 지연된 상황에서 페이스가 흔들릴 법도 했지만 페디는 오히려 안정을 되찾았다. 배정대를 2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페디는 대타 이호연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상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5회를 정리했다.

6회 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페디는 황재균을 7구 만에 헛스윙 삼진, 알포드도 7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박병호를 상대로 5구째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12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5회부터 8회까지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양 팀은 9회 다시 점수를 주고 받았다. NC는 9회 초 1사 후 권희동, 도태훈의 연속 안타로 1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고 오영수가 적시타로 9-1을 만들었다.

KT는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답답했던 타선이 모처럼 힘을 냈다. 1사 후 박병호가 김시훈을 상대로 2루타를 때려 포문을 열었다. 김준태의 유격수 뜬공으로 2사 2루가 됐고, 정준영이 내야안타, 문상철이 볼냇을 골라내 2사 만루가 됐다. NC는 김시훈을 내리고 마무리 이용찬을 올렸다. 그러나 이용찬은 배정대에게 초구 패스트볼을 통타당해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이용찬은 주자가 전부 사라진 상황에서 이상호를 2구 만에 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NC는 9회 마무리가 다소 아쉬웠지만 에이스 페디가 건재함을 과시했고, 가을야구 내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타선이 KT의 마운드를 두들기며 5연승에 성공했다. 반면 KT는 긴 휴식 때문이었는지 타선은 무기력하고 수비는 흔들리는 등 실전 감각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큰 경기에 강했던 쿠에바스도 3이닝 6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볼넷 7실점(4자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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