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넘어 '亞 타자 최고 몸값' 예상했는데...'복귀 1G만에 부상 재발' 日 56홈런 거포 ''ML 진출 암초에 부딪혀''
입력 : 2025.04.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메이저리그 진출도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일본 프로야구(NPB)를 대표하는 '56홈런 괴물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5·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미국 진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는데 복귀 1경기 만에 다시 몸 상태에 이상이 생겼다.

무라카미는 지난 17일 한신 타이거즈전에서 올 시즌 첫 1군 경기 출장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개막 이후 약 3주 만에 모습을 드러낸 무라카미는 첫 번째와 두 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 세 번째 타석에서 1루수 땅볼로 물러난 뒤 네 번째 타석에서 시즌 첫 안타를 신고했다.

야쿠르트가 4-5로 뒤진 9회 말 2사 2루 절호의 찬스에서 다섯 번째 타석에 들어선 무라카미는 한신 좌완 불펜투수 이와자키 스구루의 2구째 높은 코스의 패스트볼에 크게 헛스윙을 했다. 이후 무라카미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스스로 교체를 요청했다.

일본 매체 'NHK'에 따르면 경기 후 다카쓰 신고 야쿠르트 감독은 "(부상이) 재발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다카쓰 감독은 '완전한 몸 상태로 1군에 올라온 것이 맞냐'는 질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다면 (1군에) 올라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트레이너도 그렇고 본인도 뛸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콜업) 당시에는 완전한 몸 상태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복귀 첫 경기부터 부상이 재발한 무라카미는 결국 1군 등록 하루 만인 18일 다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000년생인 무라카미는 NPB를 대표하는 최고의 좌타 거포다. 2017 드래프트 1순위로 야쿠르트에 입단, 2018년 1군 무대를 밟은 그는 풀타임 첫해인 2019시즌 센트럴리그 홈런(36개)으로과 타점(96개) 3위에 오르며 신인왕의 영광을 차지했다.

2020시즌 무라카미는 데뷔 첫 3할 타율(0.307)과 함께 28홈런과 86타점 OPS 1.012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2021시즌은 39홈런과 데뷔 첫 100타점(112타점)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2022시즌에는 성장세가 정점을 찍었다. 141경기 타율 0.318 56홈런 134타점을 기록한 그는 타격 3관왕을 휩쓸며 센트럴리그 MVP로 우뚝 섰다. 56홈런은 종전 오 사다하루(1964년 55홈런)의 기록을 넘어선 일본인 선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이었다. 그해 세계 최초 5연타석 홈런 기록까지 달성한 무라카미는 만 22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주목하는 아시아 정상급 유망주가 됐다.


오르막길만 걸었던 무라카미는 2023시즌 타율 0.256 31홈런 84타점 OPS 0.875로 다소 주춤했다. 3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했으나 타율이 크게 떨어졌다. 2024시즌도 33홈런 86타점으로 센트럴리그 홈런과 타점 1위를 기록했지만, 정확도가(타율 0.244) 더 하락했다. OPS도 최근 5시즌 중 가장 낮은 수치(0.851)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탔다.

최근 2시즌 주춤한 무라카미는 지난해 12월 야쿠르트 구단과 계약 갱신을 마친 뒤 "다음 시즌(2025년)이 일본에서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라며 MLB 도전 의사를 밝혔다. 무라카미는 과거 데릭 지터, 다나카 마사히로, 아키야마 쇼고 등을 담당했던 '엑셀 스포츠 매니지먼트'의 케이스 클로스와 이미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MLB 도전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메이저리그(MLB) 주요 이적 소식을 전하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지난 15일 '2025-26 MLB 자유계약선수(FA) 파워랭킹 톱10'를 발표하며 무라카미를 4위에 올려놨다.

매체는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진다면 무라카미는 NPB에서 MLB로 진출한 선수 중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선수다. 이미 MVP 두 차례를 수상한 그는 나이와 성적만 고려해도 1억 달러(약 1428억 원) 이상 계약이 가능하다. (올해) 큰 활약을 펼친다면 야마모토처럼 2억 달러(2,855억 원) 이상, 심지어 3억 달러(4,283억 원) 이상의 계약도 가능하다"라고 밝은 전망을 내놨다. 'MLBTR' 예상이 현실로 이뤄진다면 무라카미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13억 원)을 넘어 아시아 출신 역대 최고 계약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대박 계약이 문제가 아닌 MLB 도전 자체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최근 2시즌 성적이 내리막을 걸었던 그는 지난해 말부터 각종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2024시즌 막판 오른쪽 엄지 발가락 골절 부상으로 프리미어12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는 상반신 컨디션 불량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어렵게 1군 무대에 복귀했지만, 단 1경기 만에 다시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된 무라카미는 복귀 시점이 확실치 않다.

일본 매체 '데일리신초'는 21일 "무라카미의 부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부상 부위를 다시 다친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벤치로 물러난 모습을 보면 상당히 심각한 부상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던 무라카미에게도 이번 부상 재발은 큰 악재다. 남은 시즌 만족스러운 타격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메이저리그 진출 계획도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스1, 야쿠르트 스왈로즈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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