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임혜영 기자] 정관스님이 출가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1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이하 4인용식탁)에는 사찰 음식의 대가 정관스님이 출연했다.
정관스님은 새벽 예불로 이른 하루를 열었다. 손님을 초대하는 당일, 스님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백양사의 주지 무공스님을 만나러 나선 정관스님. 정관스님은 무공스님에게 일식 정호영 셰프, 양식 송훈 셰프, 중식 정지선 셰프를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대를 크게 하고 올 것이다. 그런데 소박하게 할 것이다. 담백한 맛을 끄집어내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백양사를 찾은 정호영, 송훈, 정지선. 정관스님은 셰프들과 함께 식재료 보관 창고를 찾았다. 발효 중인 장독과 수제청, 전국 각지의 소금들이 즐비했고 손님들은 셰프들의 꿈의 공간이라며 부러워했다. 이어 다 함께 주방으로 향했다. 정관스님은 전채 요리로 무전, 배추전을 선보였다. 정호영은 “무 하나로 이렇게까지 맛이 난다고?”라며 맛에 감탄했다.
드디어 사찰음식을 맛볼 시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려 11첩 반상. 정관스님은 “아침은 간단한 흰죽. 점심은 밥, 국, 김치, 나물 세 가지 정도 해서 한 끼 양을 채운다. 저녁은 오후불식을 해서 안 먹는다”라며 수행을 위해 절식을 한다고 밝혔다. 식사를 시작한 셰프들은 하나같이 감탄을 쏟아냈다. 송훈은 왜 해외에서도 궁금해하는지 알 것 같다고 극찬을 표했다.
정관스님은 “출가하고 7년 만에 집에 연락을 했다. 17세에 집을 나왔다. 무작정 나왔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실감이 안 나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엄마 없이 어떻게 사나. 나도 엄마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지 않나. 내 자식보다 일찍 죽어버리면. 인연을 남기기 싫더라고. 결혼하지 않을 방법이 있나 했더니 출가하는 것이더라. 어느 날 밤에 고무신 신고 나갔다. 연락 두절이다”라고 출가를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나의 천직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편안하고 좋을 수가 없다. 7년 지나고 난 후 연락을 했다. ‘나 절에 머물고 있다’ 편지를 보고 가족들이 왔다. 얼마나 배신감이 들겠냐. 원하는 삶을 살게 해주면 돌아가겠다고 한다. (들어줄 수 없다면)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라고 했다). 1년 후 아버님이 혼자 데리러 오셨다. 10일 정도 있으니 고기도 없고 어떻게 이렇게 먹고 사냐며 집에 가자 하더라”라며 가족들과 다시 만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관스님은 자신의 시그니처 메뉴인 표고버섯 메뉴가 탄생한 계기도 아버지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3시간 동안 표고버섯을 불려서 들기름 넣고 (요리를 해드렸다), (아버지가) ‘처음에는 너무 괘씸하고 못됐는데 생각해 보니 내 딸보다 더 많이 배운 스님들과 같이 사는데 내가 그동안 너무 만행을 부렸다’(하시더라). 마지막으로 속가 이름을 부르면서 저에게 삼배를 하셨다. 돌아가셔서 가족들에게 스님에게 예를 다하고 존경을 하라고 말하셨다. 절에 다녀가신 후 일주일 후에 자는 듯이 돌아가셨더라. 표고버섯 조청조림 하나가 사람의 섭섭한 마음과 응어리를 풀어준 것이다”라며 표고버섯 요리가 아버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정성껏 요리한 음식이라고 전했다. 그것이 정관스님의 대표음식이 된 것이다.
초대 손님들과의 식사를 마친 정관스님은 “서로의 고민을 음식에 녹여냈다는 생각에 음식을 하는 사람으로서 뿌듯했다. 참 만나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hylim@osen.co.kr
[사진] 4인용식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