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도그데이즈' 배우 이현우가 영화 비하인드를 전했다.
7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도그데이즈’ 배우 이현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이현우는 "그간 코로나도 있었지만, 대면 인터뷰는 오랜만"이라며 설레는 모습으로 등장,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 걱정되는 마음이 없다고는 말 못 하겠다. 하지만 항상 개봉하기 전과 개봉 날은 설레는 마음이 제일 크다. 관객분들에게 어찌 되었든 다가가는 날 아닌가. 반응이 궁금하기도 하고, 제가 연기했던 모습들이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가장 크다"라고 전했다.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 배급 CJ ENM, 제작 CJ ENM, 공동제작 CJ ENM STUDIOS·JK FILM·자이온 이엔티(주))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다.
'도그데이즈'는 윤제균 감독의 '키드'라고 불리는 김덕민 감독의 입봉작이다. 이현우는 이미 전작인 영화 '영웅'을 통해 김덕민 감독과 조감독과 배우로 호흡을 맞췄던바. 이현우는 "'영웅'을 촬영할 때였다. 윤 감독님께서 김 감독님께 크리스마스 날, '도그데이즈' 시나리오 주시는 걸 옆에서 다 봤다. 그때 보면서도 좋고 훈훈한 내용이더라. 그렇게 시간이 꽤 지난 후, '도그데이즈' 출연 제의 연락이 와주셔서 볼 것도 없이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렇게 연이 이어진다는 게 살면서 쉽지 않은 건데, 감사한 마음이 가장 컸다"라며 출연 비하인드를 전했다.
조 감독에서 다시 감독으로 현장에서 만난 가운데, 이현우는 "영화 '영웅'은 윤 감독님 말고도 많은 스태프와 배우님들이 너무 좋은, 따뜻한 현장이었다. 김 감독님께서 JK필름에서 오래 일하셨다 보니, 그간 현장에서 체득한 부분을 작업에서 이어갔듯이, 현장 역시 '영웅'에서 그대로 이어온 느낌이었다"라며 "'도그데이즈'가 다루는 소재와 주제도 따뜻하지 않나. 그에 버금갈 만큼 현장도 너무 따뜻했다. 김 감독님이 가지고 계신 모습이나 성격 같은 부분들이 너무나 보면서 호감적인 부분이 많아서 따뜻하게 잘 찍었다"라며 훈훈한 현장을 떠올렸다.
극 중 이현우는 여자친구의 반려견 ‘스팅’을 잠시 돌보게 된 무명 뮤지션 ‘현’ 역을 연기, 파격적인 '올백 머리'와 '장발'로 변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현우는 "감독님께서 ‘현’이라는 캐릭터를 말씀하실 때 밴드의 보컬리스트이고, 기타를 치기 때문에 '외향적 이미지가 평소보다 다를 수 있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봐 주셨다. 사실 저는 직업 특성상, 다양한 모습을 정말 많이 비춰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그 부분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라며 "또 '현'이가 가지고 있는 스팅, 다니엘, 수정(김고은 분)에 관한 감정들이 되게 좋았다. 어떻게 보면 아픔일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시나리오를 읽는데 되게 따뜻하게 다가왔다. 일상적인 모습과 고민도 자연스럽게 다가오더라. 그래서 저는 '현'이가 너무 눈에 띄지 않게, 자연스럽게 작품 안에 녹아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많았다"라고 떠올렸다.
또한 그는 "머리는 사실 마음에 들었다. 보시는 분들의 개인적인 견해일 수 있겠지만"이라고 웃으며 "제 지인의 어떤 분들도 ‘스타일 처음 보는데 잘 어울린다’는 분도 있고, ‘그 머리는 어떻게 하게 된 거야?’하는 분도 있다. 다만 저는 개인적으로처음 촬영할 때 분장팀과 함께 테스트하고, 처음 스크린 속의 제 모습을 보면서도 200% 만족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영화 '영웅'을 통해 인연을 맺었던 박진주의 반응을 전하기도. 이현우는 "'도그데이즈' 영화 시사회가 다 끝나고 진주 누나와 잠깐 인사를 나눴다. 오자마자 ‘현우야, 무슨 일이야! 뭐야! 벌칙이야?’라고 하더라"라고 웃으며 "물론 좋은 말씀도 주셨다. 다만 진주 누나가 제가 훤칠하게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 말씀을 하셨던 거 아닌가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뮤지션 역으로 출연한 만큼, 작품 속 노래를 직접 소화하기도 했던 이현우다. "사실 그 장면에 대해서 제일 부담이 컸다. 그 모습이 나와줘야 이 인물이 그런 감정을 느꼈구나,가 표현될 거라고 느꼈다. 이미 '영웅'에서 (노래를) 하긴 했지만, 아직 큰 자신이 없어서 부담도 많이 되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촬영장에서 고은이 누나와 촬영을 같이 하다 보니 편해진 상태에서 서로 노래 부르는 장면을 촬영하는데, 저도 사실 그런 표정이 나올 줄은 몰랐다. 그게 고은이 누나여서 그런 걸 수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수정이라는 인물을 대면해서 보니, 내가 생각했던 시나리오의 모습이 싹 날아가고, 그 순간에 몰입된 표정이었던 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저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너무 과하지도 않고, 절제되지도 않게 표현이 되었다고 느꼈다"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기타 연습도 했다. 사실 기타를 고등학생 때 학원에 가서 짧게 배운 적이 있다. 그때는 너무 어렵고 재미가 없어서 그만두었다가, 이번 작품 캐릭터 때문에 선생님과 함께 배웠는데, 너무 재미있게 지도 해주셨다. 촬영해야 해서 급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있을 수 있는데, 선생님께서 그런 것보단 재미있게 잘 즐기고, 연습한 만큼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하면 된다고 해주셨다. 연습도 연습이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서 대화를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라며 "사실 그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외향적인 모습이 현과 되게 비슷했다. 그래서 그 선생님을 보고 많은 점을 가지고 온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실제로도 반려견 '하늘이'와 '별이'와 함께하고 있는 '찐' 집사 이현우의 면모도 엿볼 수 있었다. 하늘이는 올해로 8살이 되었고, 별이는 올해로 15살이 되었다. 이현우는 "초등학생 때부터 강아지와 함께 쭉 지내왔다. 떠나보낸 강아지도 있고, 새로운 강아지도 함께 지내고 있다. 극 중 '스팅'인 강아지의 본명이 ‘플로이드’인데, 너무 착하고 예뻤다. 그래서 그냥 서슴없이 다가갈 수 있었고, 강아지와 함께 촬영하게 되면, 강아지에게 명령한다고 해도 100%를 얻어낼 수 없다. 그래서 계속 기다림의 연속이었지만, 그 과정도 친구가 너무 착하고 예뻐서 따뜻하고 재미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도그데이즈' 촬영 후 집에 오면, 두 강아지가 문소리를 들으면 항상 뛰쳐나온다. 그때마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플로이드처럼 나를 따뜻하게 반겨주고, 나의 든든한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였고, 하나는 플로이드는 대형견이라 안거나 만지면 만족감이라고 해야 할까. 느낌이 다르다. 집에 와서 하늘이와 별이를 만지면 그 느낌이 안 나는 거다. 크기에서 오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런 재미도 있었다"라고 웃으며 "하늘이와 별이에 대한 의미는, 가족이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누구에게는 따뜻할 수도, 아플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좋은 의미의 따뜻한 가족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이현우는 최근 반려견을 둘러싼 여러 사회적 문제에 대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많은 이야기를 접하고, 보고 있기는 하다. 입마개를 하지 않았다가 사람을 무는 사례라던가, 혹은 도살장에 있는 강아지들도 있고, 유기견 관련해 좋은 일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많다. 이처럼 많은 것들을 보고 있는데, (견주로서) 마음 아프고 화나는 일들도 많다. 그래서 저도 저의 강아지를 산책할 때 더 조심하게 된다"라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이어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깨닫다 보니 더 조심할 수밖에 없다. 제 강아지가 남의 강아지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고, 반대로 피해를 볼 수도 있지 않나. 아직 제가 자식이 있는 게 아니지만, 자식을 낳으면 이런 마음이겠거니 하는 마음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출연자가 출연료를 절감하며 참여했다는 '도그데이즈'. 이에 이현우는 "물론 제가 직접 한 관여한 부분은 아니지만, 영화 작업이, 공동작업 아닌가. 한마음 한뜻으로 이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좋은 마음을 가지고 모인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따뜻한 일"이라며 "영화에서 사실 반려견과 함께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사람 사는 일상에 강아지와 함께 있지 않나. 저희 영화 안에서 다룰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나 짧은 순간이 모든 걸 담아 표현할 수는 없지만, 반려견을 키우며 도움이 되거나, 개인에 공감하시거나, 영화의 메시지가 어떠한 영향이 되어서 (관객들의) 삶 속에 선한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라며 바람을 드러냈다.
'데뷔 18년 차' 배우 이현우의 이야기도 짧게 들을 수 있었다. 지난 2005년 영화 '바리바리 짱'으로 데뷔한 그는 아역 배우부터 성인 배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여 왔다.
"돌이켜봐서도 이 직업을 하길 잘했다는 마음이 크다. 점점 하면서 재미를 더 찾아가고 있다"라며 "어렸을 때는 사실 뭣도 모르고 시작하고, 해야 해서 했던 게 많았다. 그렇게 의미 없이 다가왔었다면, 일을 하면서 점차 저만의 생각이 확고해졌고, (연기를) 직업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생기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재미있었고, 과거보다는 현재가 재미있고, 현재보다 미래가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열심히 달려가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에게도 부담감은 있었다. '항상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이현우는 "진짜 많았다. 항상 작품이 잘 안되었을 때 상처를 크게 받거나, 흔들림이 심할 정도로 부담이 너무 컸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시간이 많이 흐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요새 들어 드는 생각이 있다"라며 "최선을 다해 잘하는 건 당연한 거고, 저를 지켜봐 주시는 분들의 반응이나, 결과도 물론 중요한 것이지만, 그게 전달이 될 수도, 안될 수도 있다고 본다"라고 돌아봤다. 이현우는 "이제는 그것(결과)보다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물론 100% 재밌다고는 할 수 없지만, 조금 더 재미를 찾아보려고 한다. (지금도) 똑같이 힘들고, 부담은 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이제 싫지만은 않아서 좋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도그데이즈’는 오늘(7일)부터 전국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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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어썸이엔티 제공 / 영화 '도그데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