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만원관중+불꽃쇼' 이 조합 가을까지... 한화 팬들은 간절하다
입력 : 2024.04.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지난 달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은 김승연 한화 회장.  /사진=OSEN
지난 달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은 김승연 한화 회장. /사진=OSEN

한화 류현진이 29일 만원 관중 앞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류현진이 29일 만원 관중 앞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지난 달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KT전 도중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달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KT전 도중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985년 프로야구 제7구단의 주인공 자리를 두고 한화(한국화약 그룹)와 동아 그룹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 수주를 따내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동아 그룹과 1977년 이리(현 익산)역 폭발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 높은 매출액 신장세를 보였던 한화 간의 경쟁은 '불도저'와 '다이너마이트'의 대결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경쟁에서 이긴 한화는 1986년 대전을 연고로 빙그레 이글스를 출범시켜 프로야구 무대에 뛰어들었다. 빙그레는 창단 후 강팀으로 급성장 했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해태 타이거즈에 막혀 꿈을 이루지 못했다. 1994년 팀 명칭을 한화 이글스로 바꾼 뒤 6년째 되던 1999년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21세기 프로야구에서 한화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연속으로 가을 야구에 나섰을 뿐 이후 하위권으로 전락했다. 한화의 마지막 가을 야구는 2018년이었다.

그랬던 한화가 2024년에 달라졌다. 7연승을 달리고 있는 한화는 프로야구 단독 선두다. 1일 현재 한화의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34·도미니카공화국)와 타자 요나단 페라자(25·베네수엘라)는 각각 2승과 타율 0.517(리그 2위)을 기록 중이다.

한화 선수들.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선수들. /사진=한화 이글스
젊은 팀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친정 팀으로 복귀한 류현진(37)과 함께 안치홍(34), 이재원(36), 김강민(42)을 데려왔다. 경험이 풍부한 이들의 가세는 한화 야구가 안정감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류현진은 물론이고 안치홍과 이재원도 맹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 마운드의 미래인 문동주(21)와 황준서(19)도 이미 1승씩을 챙겼다.

시즌 개막전에서는 패했지만 이후 한화가 연승을 질주하자 팬들도 신이 났다. 지난 달 29~31일 치러진 KT와 대전 개막 시리즈가 모두 매진됐다. 홈 개막 3연전 매진은 구단 역사상 최초다. 류현진의 복귀로 홈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한화가 18년 만에 개막 후 5경기에서 4승 1패를 이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였다.

한화 이글스 야구의 뿌리는 천안 북일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 그룹의 김종희 선대 회장(1922~1981)은 1975년 5월 천안 북일고를 설립했다. 학업뿐 아니라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고교야구 무대에서도 학교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북일고는 1977년 야구부를 창설한 뒤 3년 만에 봉황대기 우승을 차지해 전국적으로 학교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당시 고교 야구부 운동장으로는 전국 최고 수준의 북일고 경기장도 화제가 됐다.

실제로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가 대전 연고의 프로야구 제7구단으로 선정되는 데에도 한화가 북일고 야구부 후원을 통한 충청도 야구 발전을 도모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빙그레 이글스 시대를 이끈 감독도 북일고 시절이었던 1980년 봉황대기 우승을 만들어낸 김영덕 감독(1936~2023)이었다. 1999년 한화의 첫 우승을 일궈낸 감독도 북일고 감독 출신의 이희수(76)였다. 북일고가 한화 야구의 출발점이었다는 점은 유니폼만 봐도 알 수 있다. 북일고 야구부가 착용하는 오렌지 색깔의 유니폼은 한화 이글스 유니폼과 판박이다.

한화 류현진의 투구 모습.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류현진의 투구 모습. /사진=한화 이글스
지난 3월 29일 한화의 김승연(72) 회장은 지난 2018년 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처음으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았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의 선전을 하자 김 회장은 웃음을 지었고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오랫동안 한국 프로야구의 명장으로 손꼽혔던 김응용(83), 김인식(77), 김성근(82) 감독은 모두 한화의 지휘봉을 잡았었다. 한화는 프로야구 '3김(金)'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지만 우승이라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하위권에서 허덕이는 경우가 많았다.

김승연 회장이 이글스파크를 찾았던 날 한화는 1만 2000석을 가득 채운 홈 팬들을 위해 5회 종료 후 폭죽을 터트렸다. 한화그룹다운 팬 서비스였다. 7연승을 달리고 있는 한화의 기세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아직 시즌 초반이라 한화의 2024년 성적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한화 팬들은 그 어떤 팀의 팬들보다 한화 이글스가 가을에도 폭죽을 터트려주기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

이종성 교수.
이종성 교수.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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