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에 대한 평가를 조금 달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영입 당시 뛰어난 제구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피칭으로 2선발 유형이라 평가받았던 그가 폭발적인 구위로 개막 2경기 동안 1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가히 특급 에이스 위용이다.
네일은 3일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방문 경기(총 8050명 입장)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0자책)으로 시즌 2승째를 달성했다.
KIA는 네일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과 서건창의 결승 투런포 포함 3안타 맹타에 힘입어 KT에 5-1로 승리했다. 이로써 KIA는 6승(2패)째를 기록, 한화 이글스(7승 2패)에 0.5경기 뒤진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지난 경기(3월 27일 광주 롯데전)에서 네일은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몸에 맞는 공 9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챙겼었다. 12번의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9개의 삼진을 잡는 등 5회까지 압권의 투구를 펼쳤으나, 6회부터는 다소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스위퍼와 투심 패스트볼이 조금씩 밋밋해지면서 맞아 나가는 빈도가 늘었다.
이에 이범호 KIA 감독은 "그 경기에서 네일은 세게 던지면서 투구 수가 70개를 넘어간 뒤로는 힘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 그 부분을 경기 후 수석 코치와 분석팀과 조금씩 이야기했다. 오늘(3일)은 100개까지 던진다. 앞으로 3경기까지는 그런 상황이 조금씩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는 데 공 개수가 늘어날수록 차츰 괜찮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그 믿음에 보답한 피칭이었다. 네일은 이날도 총 93구(스위퍼 27구, 투심 패스트볼 20구, 커터 14구, 직구 14구, 체인지업 18구)를 던지면서도 7개의 삼진만을 솎아내는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지난 경기(헛스윙 12회)에 이어 이번에도 두 자릿수 헛스윙(10회)을 끌어냈다. 구속은 아직 시즌 초반임에도 무려 시속 152㎞까지 나왔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던진 최고 구속(153㎞)에 근접한 수치다. 2경기 연속 볼넷이 없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전 경기에서 몸에 맞는 볼 하나가 나왔고 이번에는 그조차 없었다.
1회 아쉬운 수비 실책으로 인한 실점 이후 4회 말 2사까지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5회까지 74구를 던진 네일은 초반부터 확실히 힘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시속 140㎞ 후반에 머물던 구속도 140㎞ 중반대로 내려와 있었고 5회부터는 차츰 KT 타자들이 직구를 걷어내는 빈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볼 배합을 달리해 이겨냈다. 6회 말 선두타자 천성호 타석에서는 투심 패스트볼 두 개가 연거푸 바깥쪽으로 날렸다. 그러자 네일과 김태군은 과감히 투심 패스트볼을 버리고 스위퍼와 체인지업을 위주로 볼 카운트를 잡았다. 결정구는 역시 스위퍼였다. 초반보다 덜 휘는 스위퍼에 헛스윙을 유도하진 못했으나, 결과적으로 강백호와 황재균을 뜬 공과 땅볼 처리하면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경기 후 만난 포수 김태군은 "네일의 투심 패스트볼은 회전이 워낙 좋다. 오늘 컨디션이 좋기도 했다"며 "윌 크로우가 파워 피처라면 네일은 공의 무브먼트로 승부하는 선수다. 투심 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워낙 좋기 때문에 체인지업과 스위퍼의 장점도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칭찬했다.
뛰어난 무브먼트를 지닌 투심 패스트볼은 타자들이 스위트 스폿을 맞히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하고, 많은 땅볼을 양산한다. 그러나 힘이 떨어져 무브먼트를 제대로 살릴 수 없다면 그보다 치기 좋은 공일 수 없다. 그 점을 제때 파악한 것도 주효했다. 김태군은 "오늘은 포심 패스트볼이 괜찮아서 투심 패스트볼은 타자 바깥쪽으로 많이 썼다"면서도 "네일의 투심 패스트볼이 천성호와 (상성 상) 리듬이 맞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이후로 그 이닝(6회)에는 쓰지 않았다"고 천성호와 승부 이후 투심 패스트볼을 버린 이유를 설명했다.
네일의 초반 스태미나 문제는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가 풀타임 선발로 뛴 건 무려 5년 전인 2019년 더블A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뛰던 네일은 더블A와 트리플A 시절을 합쳐 27경기(24선발) 10승 7패 평균자책점 5.41, 141⅓이닝 92탈삼진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불펜으로 활용되기 시작했고 한 해 최다 이닝이 44경기 73⅓이닝(2022년)에 그쳤다. 리그 적응과 더불어 선발에 맞는 투구 수 적응도 함께 해나가야 하는 상황.
그러나 KIA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사고가 유연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KIA는 네일과 크로우에게 시즌 초반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던지는 것을 허락했다. 대신 리그에 맞게 수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조언을 받도록 했다. 실제로 네일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던졌다가 시범경기 3경기 평균자책점 5.23으로 좋지 않았고, 정재훈 1군 투수코치의 조언에 따라 포심 패스트볼 구사율을 높였다. 정 코치는 "네일과 크로우는 변화하는 데 있어서 닫혀 있지 않다. 본인들이 필요한 부분을 연습하기도 한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날의 피칭도 지난 경기 아쉬움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간 피칭이라 볼 수 있었다. 경기 후 네일은 "오늘 전체적인 피칭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최대한 빠른 카운트를 잡으면서 경기를 풀어 가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 전 불펜 피칭 때부터 변화구 제구가 괜찮아 초반 이닝부터 상대 팀 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태군과 호흡도 좋아 두 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이어 갈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오늘 경기에서 볼넷 없이 경기했던 것이 가장 의미가 크다. 아직 두 경기뿐이라 개인 욕심보다 매 경기 선발 투수로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고, 팀 승리하는 과정에서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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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네일. /사진=KIA 타이거즈 |
네일은 3일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방문 경기(총 8050명 입장)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0자책)으로 시즌 2승째를 달성했다.
KIA는 네일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과 서건창의 결승 투런포 포함 3안타 맹타에 힘입어 KT에 5-1로 승리했다. 이로써 KIA는 6승(2패)째를 기록, 한화 이글스(7승 2패)에 0.5경기 뒤진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지난 경기(3월 27일 광주 롯데전)에서 네일은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몸에 맞는 공 9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챙겼었다. 12번의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9개의 삼진을 잡는 등 5회까지 압권의 투구를 펼쳤으나, 6회부터는 다소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스위퍼와 투심 패스트볼이 조금씩 밋밋해지면서 맞아 나가는 빈도가 늘었다.
이에 이범호 KIA 감독은 "그 경기에서 네일은 세게 던지면서 투구 수가 70개를 넘어간 뒤로는 힘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 그 부분을 경기 후 수석 코치와 분석팀과 조금씩 이야기했다. 오늘(3일)은 100개까지 던진다. 앞으로 3경기까지는 그런 상황이 조금씩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는 데 공 개수가 늘어날수록 차츰 괜찮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그 믿음에 보답한 피칭이었다. 네일은 이날도 총 93구(스위퍼 27구, 투심 패스트볼 20구, 커터 14구, 직구 14구, 체인지업 18구)를 던지면서도 7개의 삼진만을 솎아내는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지난 경기(헛스윙 12회)에 이어 이번에도 두 자릿수 헛스윙(10회)을 끌어냈다. 구속은 아직 시즌 초반임에도 무려 시속 152㎞까지 나왔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던진 최고 구속(153㎞)에 근접한 수치다. 2경기 연속 볼넷이 없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전 경기에서 몸에 맞는 볼 하나가 나왔고 이번에는 그조차 없었다.
제임스 네일. /사진=KIA 타이거즈 |
1회 아쉬운 수비 실책으로 인한 실점 이후 4회 말 2사까지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5회까지 74구를 던진 네일은 초반부터 확실히 힘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시속 140㎞ 후반에 머물던 구속도 140㎞ 중반대로 내려와 있었고 5회부터는 차츰 KT 타자들이 직구를 걷어내는 빈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볼 배합을 달리해 이겨냈다. 6회 말 선두타자 천성호 타석에서는 투심 패스트볼 두 개가 연거푸 바깥쪽으로 날렸다. 그러자 네일과 김태군은 과감히 투심 패스트볼을 버리고 스위퍼와 체인지업을 위주로 볼 카운트를 잡았다. 결정구는 역시 스위퍼였다. 초반보다 덜 휘는 스위퍼에 헛스윙을 유도하진 못했으나, 결과적으로 강백호와 황재균을 뜬 공과 땅볼 처리하면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경기 후 만난 포수 김태군은 "네일의 투심 패스트볼은 회전이 워낙 좋다. 오늘 컨디션이 좋기도 했다"며 "윌 크로우가 파워 피처라면 네일은 공의 무브먼트로 승부하는 선수다. 투심 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워낙 좋기 때문에 체인지업과 스위퍼의 장점도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칭찬했다.
뛰어난 무브먼트를 지닌 투심 패스트볼은 타자들이 스위트 스폿을 맞히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하고, 많은 땅볼을 양산한다. 그러나 힘이 떨어져 무브먼트를 제대로 살릴 수 없다면 그보다 치기 좋은 공일 수 없다. 그 점을 제때 파악한 것도 주효했다. 김태군은 "오늘은 포심 패스트볼이 괜찮아서 투심 패스트볼은 타자 바깥쪽으로 많이 썼다"면서도 "네일의 투심 패스트볼이 천성호와 (상성 상) 리듬이 맞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이후로 그 이닝(6회)에는 쓰지 않았다"고 천성호와 승부 이후 투심 패스트볼을 버린 이유를 설명했다.
제임스 네일. /사진=KIA 타이거즈 |
네일의 초반 스태미나 문제는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가 풀타임 선발로 뛴 건 무려 5년 전인 2019년 더블A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뛰던 네일은 더블A와 트리플A 시절을 합쳐 27경기(24선발) 10승 7패 평균자책점 5.41, 141⅓이닝 92탈삼진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불펜으로 활용되기 시작했고 한 해 최다 이닝이 44경기 73⅓이닝(2022년)에 그쳤다. 리그 적응과 더불어 선발에 맞는 투구 수 적응도 함께 해나가야 하는 상황.
그러나 KIA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사고가 유연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KIA는 네일과 크로우에게 시즌 초반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던지는 것을 허락했다. 대신 리그에 맞게 수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조언을 받도록 했다. 실제로 네일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던졌다가 시범경기 3경기 평균자책점 5.23으로 좋지 않았고, 정재훈 1군 투수코치의 조언에 따라 포심 패스트볼 구사율을 높였다. 정 코치는 "네일과 크로우는 변화하는 데 있어서 닫혀 있지 않다. 본인들이 필요한 부분을 연습하기도 한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날의 피칭도 지난 경기 아쉬움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간 피칭이라 볼 수 있었다. 경기 후 네일은 "오늘 전체적인 피칭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최대한 빠른 카운트를 잡으면서 경기를 풀어 가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 전 불펜 피칭 때부터 변화구 제구가 괜찮아 초반 이닝부터 상대 팀 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태군과 호흡도 좋아 두 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이어 갈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오늘 경기에서 볼넷 없이 경기했던 것이 가장 의미가 크다. 아직 두 경기뿐이라 개인 욕심보다 매 경기 선발 투수로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고, 팀 승리하는 과정에서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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