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엄청난 역사를 써냈다. 박민지(26·NH투자증권)가 시즌 첫 승과 함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며 환하게 웃었다.
박민지는 9일 강원 양양군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총상금 12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10언더파 206타의 공동 2위 이제영(23·MG새마을금고)과 전예성(23·안강건설), 최예림(25·대보건설) 2타 차로 제치고 통산 19승을 수확했다.
남다른 의미가 있는 우승이다. 올 시즌 6번의 대회에서 톱 10에 4차례 진입했지만 우승이 없었던 박민지는 첫 우승과 함께 완벽한 스토리를 써냈다. 우승 상금 2억 1600만원에 그보다 더 큰 포상금 3억원까지 총 5억 1600만원을 손에 넣었다.
박민지는 이 대회에서 2021년 우승을 시작으로 2022년과 지난해까지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포상금이 걸렸다. 박민지가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로 지난해 이 대회 2라운드에서 정윤지가 기록한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우며 선두로 등극하자 타이틀 스폰서 셀트리온은 박민지의 우승 시 3억원의 포상금이라는 당근을 내세웠다.
단일 대회 4연패는 KLPGA 역대 최초다. 여자 골프의 전설인 故 구옥희도 3차례 3연패(수원오픈, 쾌남오픈, KLPGA 선수권)를 달성했지만 4연패는 없었다. 동일대회 최다 우승 또한 고우순의 4회(KLPGA 선수권)이 최다였다.
첫 날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박민지는 포상금에 대해 KLPGA를 통해 "그동안 투어를 뛰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그래서 '셀트리온이 요즘 좋은 일이 있나'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사실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나는 원하는 음식을 사먹을 돈이 있고 잠을 잘 집이 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고 크게 신경 안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8일 2라운드 악천후 속에도 보기 없이 3언더파를 기록 선두를 지켰다. 박민지는 "이번주가 조금 긴 것 같다. 스스로도 자꾸 긴장하려고 해서 긴장하지 않도록 스스로 계속 싸우고 있는 중"이라며 "일단 2라운드까지 선두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좀 멋지다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내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서 꼭 내가 하고 싶었던 공약을 이뤄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들어 2021년과 2022년 6승씩을 올리던 때의 기량을 되찾은 것 같은 분위기다. "연습 시간을 많이 늘렸다"는 박민지는 "마지막 홀 세컨드 샷 우드 빼고 정말 완벽했다. 마지막 세컨드 샷을 뒷땅을 쳤다. 오늘 뒷땅이 나왔기 때문에 내일은 그 지점에서 어떻게 하면 뒷땅이 안 나는지를 알게 되는 것 같아 나름 고마운 뒷땅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내가 정신을 차리는 게 제일 큰 관건"이라던 박민지는 높은 집중력으로 선두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긴장된 탓인지 타수를 쉽사리 줄이지 못했다. 정교한 퍼트가 연달아 홀 바로 근처에서 멈춰섰다. 9연속 파를 지키며 전반을 마친 박민지는 10번 홀(파4)에서 주춤했다. 세컨드샷이 홀 뒤를 넘었고 2.8m 퍼트도 성공시키지 못해 한 타를 잃었다.
이제영에게 공동 선두 자리까지 내줬다. 말한 대로 정신을 똑바로 차렸다. 11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 1m 근방에 떨어뜨렸고 드디어 첫 버디를 잡아냈다. 이어 14번 홀(파5)에선 6.7m 퍼트를 성공시켰고 2위권과 2타 차로 달아나며 우승을 예감케 했다. 사실상우승을 확정한 박민지는 18번 홀에서도 버디를 낚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경쟁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전날까지 박민지와 6타 차였던 공동 11위 이제영은 6번 홀(파5) 세컨드샷을 홀 3m 근방에 떨궜고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단숨에 두 타를 줄였다. 이어 7번 홀(파3)에선 131m 홀인원을 성공시키며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홀에 다가선 이제영은 큰 절을 올리며 기쁨의 세리머니도 펼쳤다.
12번 홀(파4)에서도 세컨드샷을 홀 옆에 붙이며 한 타를 더 줄였지만 이후 차이를 벌리는 박민지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후 18번 홀(파5)까지 6연속 파에 만족하며 먼저 경기를 마쳤다.
1번 홀(파5)부터 버디를 잡으며 시작한 전예성은 4번 홀(파3)에서 11m 가량 롱퍼트를 떨어뜨렸고 7번 홀(파3)에서도 다시 한 번 버디를 낚았으나 이후 11연속 파로 박민지의 선두 질주를 저지하지 못했다.
최예림은 18번 홀(파5)에서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렸고 7m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단숨에 두 타를 줄이며 극적으로 공동 2위가 됐다.
박민지는 이로써 통산 19번째 승리를 챙겼다. 지난해 6월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하며 고우순(17승)을 제치고 역대 최다승 3위로 올라선 박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공동 1위 구옥희, 신지애(이상 20승)을 1승 차이로 쫓았다. 1승을 더하면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2승을 추가하면 KLPGA의 또 다른 역사를 쓰게 된다.
2021년과 2022년 6승씩을 챙겼던 박민지는 지난해에도 2승을 챙겼으나 하반기부터 3차 신경통을 겪으며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올 시즌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고 이번 대회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완벽한 재기를 알렸다. 지금 기세대로라면 올 시즌 내 전설들을 넘어서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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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가 9일 강원 양양군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에서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최종 3라운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LPGT 제공 |
박민지는 9일 강원 양양군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총상금 12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10언더파 206타의 공동 2위 이제영(23·MG새마을금고)과 전예성(23·안강건설), 최예림(25·대보건설) 2타 차로 제치고 통산 19승을 수확했다.
남다른 의미가 있는 우승이다. 올 시즌 6번의 대회에서 톱 10에 4차례 진입했지만 우승이 없었던 박민지는 첫 우승과 함께 완벽한 스토리를 써냈다. 우승 상금 2억 1600만원에 그보다 더 큰 포상금 3억원까지 총 5억 1600만원을 손에 넣었다.
박민지는 이 대회에서 2021년 우승을 시작으로 2022년과 지난해까지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포상금이 걸렸다. 박민지가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로 지난해 이 대회 2라운드에서 정윤지가 기록한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우며 선두로 등극하자 타이틀 스폰서 셀트리온은 박민지의 우승 시 3억원의 포상금이라는 당근을 내세웠다.
첫 날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박민지는 포상금에 대해 KLPGA를 통해 "그동안 투어를 뛰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그래서 '셀트리온이 요즘 좋은 일이 있나'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사실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나는 원하는 음식을 사먹을 돈이 있고 잠을 잘 집이 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고 크게 신경 안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8일 2라운드 악천후 속에도 보기 없이 3언더파를 기록 선두를 지켰다. 박민지는 "이번주가 조금 긴 것 같다. 스스로도 자꾸 긴장하려고 해서 긴장하지 않도록 스스로 계속 싸우고 있는 중"이라며 "일단 2라운드까지 선두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좀 멋지다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내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서 꼭 내가 하고 싶었던 공약을 이뤄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들어 2021년과 2022년 6승씩을 올리던 때의 기량을 되찾은 것 같은 분위기다. "연습 시간을 많이 늘렸다"는 박민지는 "마지막 홀 세컨드 샷 우드 빼고 정말 완벽했다. 마지막 세컨드 샷을 뒷땅을 쳤다. 오늘 뒷땅이 나왔기 때문에 내일은 그 지점에서 어떻게 하면 뒷땅이 안 나는지를 알게 되는 것 같아 나름 고마운 뒷땅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내가 정신을 차리는 게 제일 큰 관건"이라던 박민지는 높은 집중력으로 선두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긴장된 탓인지 타수를 쉽사리 줄이지 못했다. 정교한 퍼트가 연달아 홀 바로 근처에서 멈춰섰다. 9연속 파를 지키며 전반을 마친 박민지는 10번 홀(파4)에서 주춤했다. 세컨드샷이 홀 뒤를 넘었고 2.8m 퍼트도 성공시키지 못해 한 타를 잃었다.
경쟁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전날까지 박민지와 6타 차였던 공동 11위 이제영은 6번 홀(파5) 세컨드샷을 홀 3m 근방에 떨궜고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단숨에 두 타를 줄였다. 이어 7번 홀(파3)에선 131m 홀인원을 성공시키며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홀에 다가선 이제영은 큰 절을 올리며 기쁨의 세리머니도 펼쳤다.
12번 홀(파4)에서도 세컨드샷을 홀 옆에 붙이며 한 타를 더 줄였지만 이후 차이를 벌리는 박민지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후 18번 홀(파5)까지 6연속 파에 만족하며 먼저 경기를 마쳤다.
1번 홀(파5)부터 버디를 잡으며 시작한 전예성은 4번 홀(파3)에서 11m 가량 롱퍼트를 떨어뜨렸고 7번 홀(파3)에서도 다시 한 번 버디를 낚았으나 이후 11연속 파로 박민지의 선두 질주를 저지하지 못했다.
최예림은 18번 홀(파5)에서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렸고 7m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단숨에 두 타를 줄이며 극적으로 공동 2위가 됐다.
박민지는 이로써 통산 19번째 승리를 챙겼다. 지난해 6월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하며 고우순(17승)을 제치고 역대 최다승 3위로 올라선 박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공동 1위 구옥희, 신지애(이상 20승)을 1승 차이로 쫓았다. 1승을 더하면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2승을 추가하면 KLPGA의 또 다른 역사를 쓰게 된다.
2021년과 2022년 6승씩을 챙겼던 박민지는 지난해에도 2승을 챙겼으나 하반기부터 3차 신경통을 겪으며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올 시즌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고 이번 대회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완벽한 재기를 알렸다. 지금 기세대로라면 올 시즌 내 전설들을 넘어서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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