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미화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공개 2주차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4위에 오른 가운데 오충환 감독, 이나은 작가의 일문일답을 공개했다.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
26일 넷플릭스 투둠(Tudum) TOP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공개 2주차에 32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비영어) 부문 4위에 등극했다. 한국을 비롯한 27개국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멜로무비'는 멜로인생을 꿈꾸는 '서른이'들의 재회 로맨스로, 달콤한 설렘과 쌉쌀한 공감을 선사하며 새로운 인생 로맨스의 탄생을 알렸다. 청춘들의 꿈과 사랑, 가족과 성장 등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풀어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심장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감성적인 연출, 가슴에 잔잔하게 스며드는 감동적인 대본, 그리고 캐릭터의 관계와 서사를 디테일한 감정선으로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는 빈틈없는 시너지로 완성도를 높였다.
오충환 감독은 "작품이 세상에 나오는 건 항상 떨리고 긴장된다. 많은 분들이 작품의 이야기에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라며 "'멜로무비'는 여러 모습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남녀간의 연애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극적이거나 거창하지는 않지만 마음 따뜻해질 수 있는 작품이다. 여러분께도 그 따뜻함이 전달되면 좋겠다"라고 시청자들을 향한 바람을 전했다.
이나은 작가도 "작품을 통해 위로받았다고 해주시는 분들의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저에게는 그거면 충분하다"라며 "마지막 회를 보고 나면 인물들을 잘 떠나보냈는데, 이번에는 저도 오래 여운이 남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극 중 인물들에게는) 앞으로도 인생의 크고 작은 고난이 있을 거다. 그저 온 힘을 다해 응원한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다음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직접 답한 오충환 감독, 이나은 작가의 일문일답이다.
'멜로무비'가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자들에게 공개된 소감은?
오충환 감독: 작품이 세상에 나오는 건 항상 떨리고 긴장되는 일이다. 많은 분들이 작품의 이야기에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나은 작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선보이는 건 늘 조심스럽고 설레는 마음이다.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이 작은 진심이 닿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품 공개 후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이 있다면?
오충환 감독: 개인적으로 고준 캐릭터를 어떻게 보실지 기대도 하면서 걱정도 했다. 다행히 공감해 주시는 반응들이 많아서 안심했다. 이 작품을 로맨스물로만 보시지 않고, 가족 이야기에 공감해 주신 반응들이 기억에 남는다.
이나은 작가: 감사하게도 지인들에게 연락을 받기도 하고, SNS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특히나 본인의 경험을 함께 이야기하며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고 해주시는 분들의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저에게는 그거면 충분하다.
'멜로무비'의 명장면 혹은 명대사를 직접 꼽는다면?
오충환 감독: 10화에 영화에만 빠져 살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으로 살던 무비가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어머니의 존재에 대해 깨닫는 장면이 있다. 늘 혼자라고 생각해 왔던 시간이 사실은 '혼자가 아니라 둘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다. 제가 그랬듯이 여러분들도 한 번쯤 자신의 주변에 그런 소중한 사람이 있음을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거창한 위로나 충고가 아니더라도, 함께한다는 것만으로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이나은 작가: "내 비밀을 말해도 나 좋아해 주나? 안 떠나고"라는 대사가 마냥 밝아 보이기만 하는 '고겸'이 '쿡' 하고 마음에 박혀 들어오는 첫 순간인 것 같다. 마지막에 무비도 같은 대사를 하면서 두 사람이 그리는 멜로의 중요한 정서가 되는 대사라 좋아한다.
왜 멜로 영화를 만들고 싶냐는 겸의 질문에 "그냥 가장 다정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라는 '김무비'의 대사를 좋아한다. 사실 이건 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한 것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제가 한 모든 이야기들을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나만 아직 네가 버리고 간 그날에 갇혀 있으니까"라는 '홍시준'의 대사는 그동안 계속 모나게 굴고 어린아이처럼 굴던 그의 진심이 튀어나온 순간이라 가엽고 안쓰러웠다. 일도 사랑도 멈춰버렸던 시준이의 시간은 비로소 이때부터 다시 흘러가게 된다.
"앞으로는 네 눈을 보고 말하는 사람 말만 믿어. 너 되게 멋있어"라는 '손주아'의 대사는 시준이를 사랑에 빠지게 만든 주아의 마법 같은 말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준다면 평생 그 사람을 잊을 순 없겠다고 생각하며 쓴 대사라 기억에 오래 남는다.
"나의 선택은 너였어, 겸아"라는 '고준'의 대사는 이러한 인생도 있다는 것, 준이의 인생을 보여줄 땐 참 많이 울었다. 아직 저도 느껴보지 못한 그 무게감을 표현하는 것이 정말 조심스러웠는데, 마치 준이가 말하듯 나온 대사라 여전히 먹먹해지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사랑의 완성이 뭔지 아나? 사랑은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된 거야. 끝내주는 사랑을 했으면 그걸로 만족해"라는 비디오 가게 사장 상식의 대사를 빌려 위로와 응원을 전하고 싶다. 이 작품은 멜로 이야기지만 상실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사랑을 잃었다고 미완성이라 생각하지 말고, 끝내주게 했던 그 사랑에 만족하고 다시 앞으로의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며 나아가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감성의 깊이를 더한 영상과 음악의 연출 포인트?
오충환 감독: '멜로무비'는 일상적인 공간과 현실적인 캐릭터를 다루고 있다. 연출자로서는 그 결을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감성적인 부분을 담아내야 했다. 현실적이면서도 인상적인 순간으로 그려내는 것이 모순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이 작품의 톤이라는 생각을 했다. 영상과 음악도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했던 것 같다.
영화의 대사를 인용한 회차별 소제목에 대해서?
이나은 작가: 각 회차의 분위기와 메시지에 어울리는 대사를 찾기 위해 많이 애썼다. 처음부터 대사를 정해두고 쓴 회차도 있었지만, 쓰고 난 후에 대사를 찾아 헤맨 회차도 더러 있었다. 첫 회는 처음부터 '희극지왕'의 분위기를 염두하고 써서 쉽게 찾은 반면, 마지막 회의 부제를 정하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앞선 회차에서 겸이와 무비가 함께 흰 벽에 흑백영화를 틀어 보던 장면이 생각나 흑백영화들을 더 찾아보게 됐다. 그렇게 거슬러 올라가 발견한 영화가 찰리채플린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라임라이트'였다. 그리고 그 영화의 메시지가 '멜로무비'의 결말과 함께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닥치는 인생의 어려움. 혼자만의 고군분투가 아닌 누군가의 도움. 그럼에도 앞으로 계속되는 인생을 응원하고 퇴장하는 누군가의 인생. 많은 부분들이 닮아있어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대사를 마지막 회의 부제로 정했다. '해파리에게도 삶은 아름답고 웅장한 것'.
'멜로무비'의 캐릭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오충환 감독: '멜로무비'의 캐릭터들은 너무 잘나지도, 너무 비극적이지도 않다. 그보다는 주변에서 자주 봐왔던 사람들 같다. 제 모습과도 겹쳐 보이는 점도 많다. 그래서 그럴듯한 응원이나 위로보다는 묵묵히 같이 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
이나은 작가: 마지막 회를 보고 나면 인물들을 잘 떠나보냈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기분이다. 저 스스로에게도 오래 여운이 남고 가슴이 먹먹해진달까. 극 중 인물들이 마냥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엔딩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가는 엔딩이다 보니 뒷모습을 마냥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겸이에게도 여전히 상실의 고통은 불쑥 찾아올 수도, 무비에게 영화는 지독한 짝사랑이 될 수도, 시준이는 당분간 사랑을 맞을 준비가 되지 않을 수도, 주아에겐 창작의 고통이 계속 될지 모른다. 앞으로도 그들 인생에는 크고 작은 고난들이 있을 거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 나아가는 것. 그리고 넘어지는 순간엔 함께 있어 주는 것. 그저 온 힘을 다해 응원한다고 전하고 싶다.
'멜로무비'를 아직 시청하지 않은 분들을 위한 관전 포인트
오충환 감독: '멜로무비'는 여러 모습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연애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극적이거나 거창하지는 않지만 마음 따뜻해질 수 있는 작품이다. 시청자분들께도 그 따뜻함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이나은 작가: 인물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따라가 보시면 좋겠다. 우리 삶에서도 누군가를 이해하는 데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듯 드라마 속 인물들에게도 조금의 시간을 두고 천천히 다가가길 바란다. 그렇다면 그 끝엔 결국 꽤 괜찮은 친구들을 얻게 될 것이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와 응원이 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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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무비 /사진=넷플릭스 |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
26일 넷플릭스 투둠(Tudum) TOP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공개 2주차에 32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비영어) 부문 4위에 등극했다. 한국을 비롯한 27개국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멜로무비'는 멜로인생을 꿈꾸는 '서른이'들의 재회 로맨스로, 달콤한 설렘과 쌉쌀한 공감을 선사하며 새로운 인생 로맨스의 탄생을 알렸다. 청춘들의 꿈과 사랑, 가족과 성장 등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풀어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심장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감성적인 연출, 가슴에 잔잔하게 스며드는 감동적인 대본, 그리고 캐릭터의 관계와 서사를 디테일한 감정선으로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는 빈틈없는 시너지로 완성도를 높였다.
오충환 감독은 "작품이 세상에 나오는 건 항상 떨리고 긴장된다. 많은 분들이 작품의 이야기에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라며 "'멜로무비'는 여러 모습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남녀간의 연애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극적이거나 거창하지는 않지만 마음 따뜻해질 수 있는 작품이다. 여러분께도 그 따뜻함이 전달되면 좋겠다"라고 시청자들을 향한 바람을 전했다.
이나은 작가도 "작품을 통해 위로받았다고 해주시는 분들의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저에게는 그거면 충분하다"라며 "마지막 회를 보고 나면 인물들을 잘 떠나보냈는데, 이번에는 저도 오래 여운이 남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극 중 인물들에게는) 앞으로도 인생의 크고 작은 고난이 있을 거다. 그저 온 힘을 다해 응원한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다음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직접 답한 오충환 감독, 이나은 작가의 일문일답이다.
'멜로무비'가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자들에게 공개된 소감은?
오충환 감독: 작품이 세상에 나오는 건 항상 떨리고 긴장되는 일이다. 많은 분들이 작품의 이야기에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나은 작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선보이는 건 늘 조심스럽고 설레는 마음이다.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이 작은 진심이 닿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품 공개 후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이 있다면?
오충환 감독: 개인적으로 고준 캐릭터를 어떻게 보실지 기대도 하면서 걱정도 했다. 다행히 공감해 주시는 반응들이 많아서 안심했다. 이 작품을 로맨스물로만 보시지 않고, 가족 이야기에 공감해 주신 반응들이 기억에 남는다.
이나은 작가: 감사하게도 지인들에게 연락을 받기도 하고, SNS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특히나 본인의 경험을 함께 이야기하며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고 해주시는 분들의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저에게는 그거면 충분하다.
'멜로무비'의 명장면 혹은 명대사를 직접 꼽는다면?
오충환 감독: 10화에 영화에만 빠져 살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으로 살던 무비가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어머니의 존재에 대해 깨닫는 장면이 있다. 늘 혼자라고 생각해 왔던 시간이 사실은 '혼자가 아니라 둘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다. 제가 그랬듯이 여러분들도 한 번쯤 자신의 주변에 그런 소중한 사람이 있음을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거창한 위로나 충고가 아니더라도, 함께한다는 것만으로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이나은 작가: "내 비밀을 말해도 나 좋아해 주나? 안 떠나고"라는 대사가 마냥 밝아 보이기만 하는 '고겸'이 '쿡' 하고 마음에 박혀 들어오는 첫 순간인 것 같다. 마지막에 무비도 같은 대사를 하면서 두 사람이 그리는 멜로의 중요한 정서가 되는 대사라 좋아한다.
왜 멜로 영화를 만들고 싶냐는 겸의 질문에 "그냥 가장 다정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라는 '김무비'의 대사를 좋아한다. 사실 이건 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한 것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제가 한 모든 이야기들을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나만 아직 네가 버리고 간 그날에 갇혀 있으니까"라는 '홍시준'의 대사는 그동안 계속 모나게 굴고 어린아이처럼 굴던 그의 진심이 튀어나온 순간이라 가엽고 안쓰러웠다. 일도 사랑도 멈춰버렸던 시준이의 시간은 비로소 이때부터 다시 흘러가게 된다.
"앞으로는 네 눈을 보고 말하는 사람 말만 믿어. 너 되게 멋있어"라는 '손주아'의 대사는 시준이를 사랑에 빠지게 만든 주아의 마법 같은 말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준다면 평생 그 사람을 잊을 순 없겠다고 생각하며 쓴 대사라 기억에 오래 남는다.
"나의 선택은 너였어, 겸아"라는 '고준'의 대사는 이러한 인생도 있다는 것, 준이의 인생을 보여줄 땐 참 많이 울었다. 아직 저도 느껴보지 못한 그 무게감을 표현하는 것이 정말 조심스러웠는데, 마치 준이가 말하듯 나온 대사라 여전히 먹먹해지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사랑의 완성이 뭔지 아나? 사랑은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된 거야. 끝내주는 사랑을 했으면 그걸로 만족해"라는 비디오 가게 사장 상식의 대사를 빌려 위로와 응원을 전하고 싶다. 이 작품은 멜로 이야기지만 상실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사랑을 잃었다고 미완성이라 생각하지 말고, 끝내주게 했던 그 사랑에 만족하고 다시 앞으로의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며 나아가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감성의 깊이를 더한 영상과 음악의 연출 포인트?
오충환 감독: '멜로무비'는 일상적인 공간과 현실적인 캐릭터를 다루고 있다. 연출자로서는 그 결을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감성적인 부분을 담아내야 했다. 현실적이면서도 인상적인 순간으로 그려내는 것이 모순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이 작품의 톤이라는 생각을 했다. 영상과 음악도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했던 것 같다.
영화의 대사를 인용한 회차별 소제목에 대해서?
이나은 작가: 각 회차의 분위기와 메시지에 어울리는 대사를 찾기 위해 많이 애썼다. 처음부터 대사를 정해두고 쓴 회차도 있었지만, 쓰고 난 후에 대사를 찾아 헤맨 회차도 더러 있었다. 첫 회는 처음부터 '희극지왕'의 분위기를 염두하고 써서 쉽게 찾은 반면, 마지막 회의 부제를 정하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앞선 회차에서 겸이와 무비가 함께 흰 벽에 흑백영화를 틀어 보던 장면이 생각나 흑백영화들을 더 찾아보게 됐다. 그렇게 거슬러 올라가 발견한 영화가 찰리채플린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라임라이트'였다. 그리고 그 영화의 메시지가 '멜로무비'의 결말과 함께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닥치는 인생의 어려움. 혼자만의 고군분투가 아닌 누군가의 도움. 그럼에도 앞으로 계속되는 인생을 응원하고 퇴장하는 누군가의 인생. 많은 부분들이 닮아있어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대사를 마지막 회의 부제로 정했다. '해파리에게도 삶은 아름답고 웅장한 것'.
'멜로무비'의 캐릭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오충환 감독: '멜로무비'의 캐릭터들은 너무 잘나지도, 너무 비극적이지도 않다. 그보다는 주변에서 자주 봐왔던 사람들 같다. 제 모습과도 겹쳐 보이는 점도 많다. 그래서 그럴듯한 응원이나 위로보다는 묵묵히 같이 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
이나은 작가: 마지막 회를 보고 나면 인물들을 잘 떠나보냈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기분이다. 저 스스로에게도 오래 여운이 남고 가슴이 먹먹해진달까. 극 중 인물들이 마냥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엔딩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가는 엔딩이다 보니 뒷모습을 마냥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겸이에게도 여전히 상실의 고통은 불쑥 찾아올 수도, 무비에게 영화는 지독한 짝사랑이 될 수도, 시준이는 당분간 사랑을 맞을 준비가 되지 않을 수도, 주아에겐 창작의 고통이 계속 될지 모른다. 앞으로도 그들 인생에는 크고 작은 고난들이 있을 거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 나아가는 것. 그리고 넘어지는 순간엔 함께 있어 주는 것. 그저 온 힘을 다해 응원한다고 전하고 싶다.
'멜로무비'를 아직 시청하지 않은 분들을 위한 관전 포인트
오충환 감독: '멜로무비'는 여러 모습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연애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극적이거나 거창하지는 않지만 마음 따뜻해질 수 있는 작품이다. 시청자분들께도 그 따뜻함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이나은 작가: 인물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따라가 보시면 좋겠다. 우리 삶에서도 누군가를 이해하는 데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듯 드라마 속 인물들에게도 조금의 시간을 두고 천천히 다가가길 바란다. 그렇다면 그 끝엔 결국 꽤 괜찮은 친구들을 얻게 될 것이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와 응원이 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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