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불후의 명곡’이 700회를 맞이했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에서 KBS2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700회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박형근 PD와 김형석 PD, 최승범 PD를 비롯해 MC를 맡고 있는 김준현, 이찬원 등이 참석했다.
‘불후의 명곡’은 동시간 시청률 붙박이 1위를 자랑하는 명실상부 최고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2024년, 3년 연속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역대 대상 수상자로 MC 신동엽, 이찬원을 배출하고, 무려 109주 동시간 시청률 1위의 왕좌를 차지하며 적수 없는 토요 예능 정상을 지키고 있다.
박형근 PD는 700회에 대해 “14년이라는 숫자, 700회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있다. 물론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음악 프로그램이 많지만 세대와 여러 장르를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 14년을 했다는 건 의미가 있다. 600회 때도 있었는데, 그때 가졌던 마음이 700회와 같다. 사람 나이로 치면 사춘기라고 하는데 사춘기라는 게 인생에 대한 가치관, 방향성을 고민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우리도 마찬가지로 14년을 채웠다는 것보다는 800회를 향해서 걸어가야 하는 방향성과 가치관을 고민하는 때라고 생각하며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석 PD는 “700회 특집을 세팅하게 된 방향성과도 맞을텐데, 700회 출연한 전설들을 섭외하면서 14년 역사를 상징하면서도 과거에만 얽매이지 않고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 이게 앞으로의 지향하는 방향인데 과거, 전설을 소환하지만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성 세대를 포함해 젊은 세대들까지도 함께 호흡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700회를 맞이하면서 안정기에 접어든 ‘불후의 명곡’이지만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박형근 PD는 “매회 고민하는 지점이고 숙제 같아서 어렵다. 최근에 출연하신 선배와 이야기를 하다가 심플하게 하신 말씀이 사람이 숫자로 나이가 드는 게 아니라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면 나이가 든다고 하시더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말씀이 와닿았다. 매회 출연자, 무대, 이야기 등으로 새로움을 보여주려고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고민의 지점은 무조건 새롭고, 젊어야 하는 게 정답인가이지만 새로운 무대와 우리의 감성을 조화롭게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아티스트, 슈퍼 루키 등을 섭외하려고 하고 올해 다양한 특집을 준비 중이다. 세부적인 프로그램의 브랜드, 내용을 개발해서 시청자 분들을 찾아갈 예정이다”고 이야기했다.
2020년 8월부터 대기실 MC로 활약하고 있는 김준현은 “역사적인 일인데 그 현장에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작은 페이지나마 장식하고 있어 감사하다. 700회를 맞이한 큰 프로그램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현은 “매주 월요일마다 ‘불후의 명곡’ 녹화하는게 정말 힐링이다.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도 가수들이 영혼을 갈아 넣은 듯한 무대를 보여주신다.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도 ‘불후의 명곡’은 힐링이 되고 기댈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음악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이 끈을 놓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지금도 그렇지만 명랑 쾌활하게 폴짝 폴짝 뛰듯이 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함께 해주신 가수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음악을 매주 들을 때마다 굉장한 위안을 얻고 즐거움을 받는다. 늘 감사한다는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2011년 11월 20일부터 ‘불후의 명곡’ 대기실 MC를 맡았던 이찬원은 “700회면 만으로도 14년을 꽉 채우고 햇수로는 15년이 된다. KBS에서 4번째로 장수하는 프로그램이다. 15년이 흘렀음에도 많은 사랑을 받는 건 영광스럽다. MC를 맡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서 더 남다르다. 1000회 이상 많은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찬원은 “작년에 KBS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했는데 5개를 했더라. 많은 프로그램하면서 귀한 상을 받았다. 옆에서 PD님이 ‘불후의 명곡’이 100%라고 하라고 하시는데 마음 같아서는 20%씩 나눠주고 싶다”며 “다른 프로그램도 나름대로 열정을 다했다. ‘불후의 명곡’이 대상 수상에 가장 큰 공을 세웠다”고 이야기했다.
700회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신동엽의 존재감도 굉장하다. 최승범 PD는 “신동엽의 장점은 재치 있는 진행이지만 매주 PD로서 감사한 건 ‘불후의 명곡’ 녹화 시간이 굉장히 긴 데 500명 가까운 관객들을 끌고 가는 걸 보면 신계에 가까운 진행 능력을 보여준다. 그게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마했다.
김준현은 “늘 녹화가 끝나면 약올리듯이 ‘오늘 좋지 않았냐’, ‘거기선 어떻게 들렸니’라고 하신다. 15년을 즐겁게 하는 걸 보면서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게 느껴진다. 본인이 호강한다고 생각하는데, 매번 회식도 해서 너무 좋다. 꼭 맛집을 찾아가는데 제작진까지 아우르는 모습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동엽은 “녹화 끝나면 늘 이야기를 한다. 단 하나 바뀌지 않는 건 신동엽인데, 신동엽이 ‘불후의 명곡’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형근 PD는 “회식이 단순히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래서 요즘 잔소리가 많으시다. 고민할 지점과 생각을 짚어주시는 부분이 ‘명 MC’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제일 중요한 장점은 프로그램을 본인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선장으로서 리더십으로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700회를 앞두고 있는 ‘불후의 명곡’은 지난 14년의 역사를 담은 특집 방송을 2주에 걸쳐 선보일 예정이다. 특집 방송은 ‘7인의 전설’을 주제로 꾸며지며, 최백호, 김창완, 더 블루, 윤종신, YB, 자우림, 거미 등이 출연한다. 더불어 박정현, 다이나믹 듀오, 정준일, 로이킴, 터치트 등 초호화 게스트 등이 나선다.
최승범 PD는 “섭외의 철칙이 있는데 토요일 오후 6시 5분부터 100분 정도 방송되는데 그 시간 동안 어느 세대도 소외 받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이번에 700회 특집을 준비하면서 신경 쓴 부분도 전설 아티스트도 중요하지만 파생될 수 있는 무대가 가급적이면 10대부터 70대까지 사랑 받았으면 했다. 세대 통합적인 캐스팅을 하려고 노력했다. 700회 가까운 방송으로 쌓인 노하우와 데이터를 통해 보다 더 폭 넓게 사랑 받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섭외를 했다. 그리고 700회는 처음으로 스탠딩으로 진행할 계획인데, 가장 큰 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라 장르도 많이 고려했다”고 이야기했다.
박형근 PD는 “신구조화로 섭외를 했다. ‘세븐 스타즈’라고 별칭을 붙였지만 기존에 출연한 전설들이다. 그 외에 같이 오는 게스트들은 앞으로 우리가 전설이 될 만한, 모셔야 할 분들로 구성했다. 조화로운 전설 선배와 후배들로 구성을 했고, 폭넓은 시청층을 가져가려는 시도에서 나온 라인업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접 노래를 부르게 된 김준현. 그는 “너무 긴장된다. 가수들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노래하는 순간이다. 그래서 짧게 하려고 한다. 보컬 트레이닝도 받는다”고 말했다. 이찬원은 “간담회 전에도 김준현이 그 노래를 들으면서 복기하고 공부를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KBS2 ‘불후의 명곡’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5분 KBS2에서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