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은, 영화 '로비' 진지↔코믹 자유자재 변주 [일문일답]
입력 : 2025.04.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수진 기자]
박병은/사진제공=씨제스스튜디오
박병은/사진제공=씨제스스튜디오

배우 박병은이 영화 '로비'에서 차갑고 냉소적인데, 입만 열면 터지는 코믹한 입담으로 관객 마음속에 안착했다.

'로비'에서 박병은이 분한 '손광우'는 창욱 역의 하정우가 이끄는 스타트업 회사와는 아주 반대로 기술력은 없지만 사업수완과 로비력이 좋아서 승승장구하는 인물이다.

영화 시작부터 박병은은 등장과 함께 하정우와 쉴 새 없는 몰아치는 티키타카로 몰입도를 높이고, 관객들의 웃음을 사냥하기 시작한다.

특히 냉정해 보이는 비주얼과 달리 "I have to", "Alright, Alright 코다리" 등 영어와 한국어를 묘하게 섞어 쓰며 문법에 맞지도 않는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펼치는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는 저항 없이 웃게 만든다.

현재 '로비'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것도 불사르는 능글맞고, 매운맛 캐릭터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한편,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에서는 휴머니즘 가득한 신념을 지닌 의사로 순한맛 캐릭터로 무해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박병은.

선역과 악역, 어떤 역할이든 적재적소에서 찰떡같이 소화하는 그이기에 또 어떤 얼굴로 활약을 보여줄지 더욱 기대된다.



'로비' 손광우 역을 연기한 박병은 일문일답


Q. '로비' 시나리오를 읽고 어땠는지? 작품의 어떤 매력에 이끌려 선택하였는지 궁금하다.

A.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결의 시나리오였다.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아껴서 읽을 정도였고, 하정우 감독과 공통된 정서를 많이 교감했다. 개그감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읽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 영화 안에 한국 사회의 축소된 민낯과 기성세대들의 잘못된 행태 등 다양한 메시지를 보여주며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들었다. 단순한 블랙 코미디가 아니라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메시지로 다가오는 게 좋았다.

Q. 손광우는 어떤 인물인가? 이전 작품에서 항상 동물이든 물건이든 어떤 이미지를 생각하고 만들어간다고 하였는데, 이번에도 염두에 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이번에는 냉철한 사업가, 로비를 위해 안면 몰수하는 인물이라고 접근하지는 않았다. 손광우는 자신의 일에 프라이드가 있고 로비 또한 일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감 있고 당당한 태도가 그를 차갑게 보이고 더 이기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창욱이 로비 하는 것을 알게 된 화장실 씬에서는 광우가 속으로 내심 놀랐을 것이다. 매립형 기술이 뛰어난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창욱이 로비까지 뛰어든다면 불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광우를 통해 더욱더 조장관을 향한 로비에 집중했다.

Q. 손광우라는 인물을 구축하는 데 있어 하정우 감독과 가장 주요하게 논의한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코미디 요소가 있는 인물이지만, 그런 곁가지를 다 자르고 오히려 진지하게 캐릭터를 연기하고자 했다. 코미디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보다 지금 상황과 대사를 진중하게 표현하고자 했고. 그런 것들이 감독님과 잘 맞아떨어졌다.

Q. '하이퍼나이프'에서는 휴머니즘 가득한 한현호를, 반면 '로비'에서는 자신의 사업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베테랑 로비력을 지닌 손광우를 연기했다. 각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이며, 본인과 싱크로율이 비교적 높은 인물이 있다면 누구인가?

A. 표면적으로 완전히 다른 인물을 표현하는 게 굉장히 재미있고, 배우로서 흥미로웠다. 한현호와 손광우가 너무 다르지만, 제 안에는 두 인물의 모든 것이 들어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캐릭터마다 저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고, 이는 제가 다양한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박병은/사진제공=씨제스스튜디오
박병은/사진제공=씨제스스튜디오

Q. 본인의 캐릭터를 가장 잘 드러내는 장면 혹은 대사가 있다면 무엇인가? 한국어와 영어가 섞인 묘한 영어를 사용하는데, 애드리브는 없었는지?

A. 골프장에서 창욱과 마주치는 씬이 생각나는데 "로비할 때는 절대 주저하지 마"라고 말하는 그 장면이 창욱과 광우의 지금 현실적인 상황을 잘 나타내는 것 같다. 이 영화의 큰 맥락인 둘의 로비 상황이 잘 드러나 있고, 앞으로 누가 이 사업을 가져갈 것인가 집중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영어 대사는 거의 대본에 충실하게 했던 것 같다. 감독님과 모든 배우가 순간적인 애드리브 보다는 항상 약속된 상황을 연기했다. 원래 훨씬 많은 영어 대사가 있었는데, 인물에 맞게 심플한 표현으로 캐릭터를 완성해 갔다

Q. '로비'만의 관전 포인트는?

A. 영화 '로비'는 웃으면서 보다 보면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문제와 부조리함을 떠올리게 되고, 이는 코미디적인 요소와 잘 어우러진 작품이라고 한다. 재미와 메시지까지 담은 '로비'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김수진 기자 skyarom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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