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시즌 들어가면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있어요. 그래도 최대한 잘 준비해서 시즌 때 부딪혀보려 합니다"
아직 날이 쌀쌀했던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텅 빈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만 18세의 소형준은 담담하게 데뷔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8개월 뒤, 소형준은 2020시즌 KBO 리그 신인상 수상자로서 당당히 시상대에 올랐다. 총투표인단 112명 중 98명에게 1위 표를 받아 2위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소형준이 달성한 기록과 과정을 떠올린다면 기자단의 몰표는 합당했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시즌 전 "국제 대회를 포함해 아마추어 시절 데이터부터 쭉 살펴봤다. (소)형준이의 경우 단기간에 자주 등판하면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한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이는 강하게 키워도 된다. 무조건 5선발로 고정해 선발 투수로 키울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이강철 감독의 지지를 받은 소형준은 데뷔전(5월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역대 8번째 고졸 신인 데뷔 선발승을 기록했다. 기쁨도 잠시였다. 이후 결정구 부재로 맞아 나가기 시작하면서 5월 평균자책점 7.06, 6월 평균자책점 6.29로 기록하는 등 혹독한 성장통을 겪었다.
지난해 아깝게 첫 가을 야구를 놓친 만큼 소형준의 선발 배제도 고려해볼 법했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성장하는 과정"이라며 뚝심 있게 '선발' 소형준을 밀어붙였다. 그 뚝심에는 유연한 선수 관리도 동반됐다. 시즌 전 소형준의 데뷔 시즌 이닝을 125이닝 전후로 제한한 이강철 감독은 시즌 중 보름의 휴식기, 10월 두 차례 불펜 등판 등 여러 노력을 더했다.
자연스레 소형준의 신인상 수상 소감에서는 "선발 기회를 주신 이강철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이강철 감독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왔다.
소형준의 신인왕 등극에 KT 선수들의 조언도 빠질 수 없었다. 코로나 19로 시즌이 연기되고 데뷔가 미뤄지자 KT 선수들은 자신의 경험을 아낌없이 들려줬고, 소형준은 자신만의 이미지트레이닝으로 첫 프로 무대를 적응해갔다. 스스로 가장 기억에 남았다던 "투수는 스스로 무너지면 안 된다. 안타 직후 다음 타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은 실전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소형준을 향한 조언은 국내 선수에 국한되지 않았다. 6~7월 있었던 보름의 휴식 동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로부터 배운 커터 그립은 후반기 반전을 이룬 1등 공신이 됐다.
고등학교 시절 소형준은 다양한 구종을 평균 이상으로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패스트볼을 던질 때는 포심과 투심을 섞어던졌고, 커브-체인지업-슬라이더로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중 슬라이더는 "좀 더 날카롭게 만들고 싶다"고 가장 개선하고 싶은 구종으로 꼽았었다.
가장 아쉬웠던 슬라이더에 커터 그립을 접목했고, 실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 소형준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2.50(전반기는 5.29)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강철 감독의 믿음 속에 선배들의 조언을 충실히 따른 소형준은 몇 가지 기록을 달성했다. 소형준은 올해 26경기에 출장해 13승 6패, 133이닝 92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소형준의 13승은 KT 구단 국내 투수 한 시즌 최다승이며, 14년 만에 나온 고졸 신인 1년 차의 두 자릿수 승리다. 소형준 이전 투수는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류현진(33, 토론토 블루제이스)이었다.
소형준이 안정적으로 승리를 챙긴 덕분에 KT는 후반기 상승세를 타며 정규 시즌 2위에 오를 수 있었고,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성공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뛰어난 투구 내용으로 차세대 에이스의 시작을 알렸다.
이러한 성과는 소형준의 노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시즌 전 소형준은 자신이 목표로 했던 대부분을 이뤘다. 크게는 이강철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팀의 첫 가을 야구 진출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약속을 지켰다. 작게는 자신의 아쉬운 부분이었던 슬라이더를 꾸준한 연습을 통해 자신의 주 무기로 체화시켰다.
신인왕 시상식에서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말에 소형준은 "언젠가는 내 옆에 있는 MVP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투수 MVP라는 쉽지 않은 소형준의 목표가 마냥 허황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올해 보여준 모습에 답이 있다.
사진=뉴스1, KT 위즈
아직 날이 쌀쌀했던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텅 빈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만 18세의 소형준은 담담하게 데뷔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8개월 뒤, 소형준은 2020시즌 KBO 리그 신인상 수상자로서 당당히 시상대에 올랐다. 총투표인단 112명 중 98명에게 1위 표를 받아 2위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소형준이 달성한 기록과 과정을 떠올린다면 기자단의 몰표는 합당했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시즌 전 "국제 대회를 포함해 아마추어 시절 데이터부터 쭉 살펴봤다. (소)형준이의 경우 단기간에 자주 등판하면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한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이는 강하게 키워도 된다. 무조건 5선발로 고정해 선발 투수로 키울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이강철 감독의 지지를 받은 소형준은 데뷔전(5월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역대 8번째 고졸 신인 데뷔 선발승을 기록했다. 기쁨도 잠시였다. 이후 결정구 부재로 맞아 나가기 시작하면서 5월 평균자책점 7.06, 6월 평균자책점 6.29로 기록하는 등 혹독한 성장통을 겪었다.
지난해 아깝게 첫 가을 야구를 놓친 만큼 소형준의 선발 배제도 고려해볼 법했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성장하는 과정"이라며 뚝심 있게 '선발' 소형준을 밀어붙였다. 그 뚝심에는 유연한 선수 관리도 동반됐다. 시즌 전 소형준의 데뷔 시즌 이닝을 125이닝 전후로 제한한 이강철 감독은 시즌 중 보름의 휴식기, 10월 두 차례 불펜 등판 등 여러 노력을 더했다.
자연스레 소형준의 신인상 수상 소감에서는 "선발 기회를 주신 이강철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이강철 감독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왔다.
소형준의 신인왕 등극에 KT 선수들의 조언도 빠질 수 없었다. 코로나 19로 시즌이 연기되고 데뷔가 미뤄지자 KT 선수들은 자신의 경험을 아낌없이 들려줬고, 소형준은 자신만의 이미지트레이닝으로 첫 프로 무대를 적응해갔다. 스스로 가장 기억에 남았다던 "투수는 스스로 무너지면 안 된다. 안타 직후 다음 타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은 실전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소형준을 향한 조언은 국내 선수에 국한되지 않았다. 6~7월 있었던 보름의 휴식 동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로부터 배운 커터 그립은 후반기 반전을 이룬 1등 공신이 됐다.
고등학교 시절 소형준은 다양한 구종을 평균 이상으로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패스트볼을 던질 때는 포심과 투심을 섞어던졌고, 커브-체인지업-슬라이더로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중 슬라이더는 "좀 더 날카롭게 만들고 싶다"고 가장 개선하고 싶은 구종으로 꼽았었다.
가장 아쉬웠던 슬라이더에 커터 그립을 접목했고, 실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 소형준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2.50(전반기는 5.29)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강철 감독의 믿음 속에 선배들의 조언을 충실히 따른 소형준은 몇 가지 기록을 달성했다. 소형준은 올해 26경기에 출장해 13승 6패, 133이닝 92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소형준의 13승은 KT 구단 국내 투수 한 시즌 최다승이며, 14년 만에 나온 고졸 신인 1년 차의 두 자릿수 승리다. 소형준 이전 투수는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류현진(33, 토론토 블루제이스)이었다.
소형준이 안정적으로 승리를 챙긴 덕분에 KT는 후반기 상승세를 타며 정규 시즌 2위에 오를 수 있었고,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성공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뛰어난 투구 내용으로 차세대 에이스의 시작을 알렸다.
이러한 성과는 소형준의 노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시즌 전 소형준은 자신이 목표로 했던 대부분을 이뤘다. 크게는 이강철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팀의 첫 가을 야구 진출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약속을 지켰다. 작게는 자신의 아쉬운 부분이었던 슬라이더를 꾸준한 연습을 통해 자신의 주 무기로 체화시켰다.
신인왕 시상식에서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말에 소형준은 "언젠가는 내 옆에 있는 MVP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투수 MVP라는 쉽지 않은 소형준의 목표가 마냥 허황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올해 보여준 모습에 답이 있다.
사진=뉴스1, KT 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