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손흥민(31)이 12호골을 터트리며 득점왕 경쟁을 이어갔다.
토트넘 홋스퍼는 3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에서 AFC본머스에 3-1로 이겼다.
손흥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차출 전 마지막 경기였다. 손흥민은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토트넘은 20경기 12승 3무 5패 승점 39 5위로 4위 아스널(20경기 40점)을 바짝 추격했다. 6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19경기 33점)와 6점 차이다.
홈팀 토트넘은 4-2-3-1로 나섰다. 히샤를리송이 원톱에 서고 손흥민, 지오바니 로 셀소, 브레넌 존슨이 뒤를 받쳤다. 부상으로 결장이 유력했던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깜짝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마타 파페 사르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데스티니 우도기,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 페드로 포로가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굴리에모 비카리오가 꼈다. 11년 동안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수문장 위고 요리스는 이날 송별식을 끝으로 팀을 떠났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FC(LAFC)로 향한다.
이미 유력지들이 보도한 바 있다. 유럽축구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요리스는 LAFC와 계약했다. 토트넘과 작별 인사는 31일에 진행된다. 요리스는 비자를 기다린 후 미국으로 떠난다"라며 "임대 이적이 아닌 완전 이적이다. 당사자들 간 구두 합의가 이뤄졌다. 요리스는 11년 만에 토트넘을 떠난다"라고 밝혔다. 로마노가 밝혔듯 요리스의 송별식은 본머스전 하프 타임때 진행됐다.
세부 계약 내용도 공개했다. 로마노는 "요리스는 LAFC와 1년 계약을 체결한다. 연장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곧 정식 계약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마노는 이적이 확실시됐을 때 'HERE WE GO'라며 게시글을 남기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요리스 이적 발표 당시에도 해당 문구를 남겼다.
이미 영국 'BBC' 등 유력 매체들은 요리스가 LAFC와 계약을 논의하고 있음을 알렸다. '데일리 메일'은 29일 "요리스는 LAFC와 협상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곧 대화를 위해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과거 토트넘과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활약했던 가레스 베일(은퇴)의 마지막 팀으로도 잘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전설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LAFC 생활을 끝으로 현역 은퇴했다.
원정팀 본머스도 4-2-3-1로 맞불을 놨다. 도미닉 솔랑케가 원톱을 서고 루이스 시니스테라, 저스틴 클라위베르트, 마커스 태버니어가 2선에 섰다. 루이스 쿡과 라이언 크리스티가 중앙 미드필더를 맡고 당고 와타라, 마르코스 세네시, 일리야 자바르니, 애덤 스미스가 포백을 책임졌다. 골문은 네투가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토트넘이 몰아붙였다. 손흥민의 몸놀림이 가벼웠다. 2분 손흥민은 빠르게 문전 쇄도하더니 존슨의 크로스를 왼발로 마무리했다. 슈팅이 부정확했다. 공은 골문 왼쪽으로 크게 벗어났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손흥민은 아쉬워했다.
4분에는 히샤를리송이 직접 골문을 노렸다. 이번에도 손흥민의 움직임이 날카로웠다. 크로스를 받는 척 뒤로 살짝 흘려줬고, 히샤를리송이 오른발로 감아 때려봤다. 공은 크로스바 위로 솟구쳤다.
선제골은 9분 만에 나왔다. 파페 사르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의 전술이 통했다. 상대 후방 지역에서 강하게 압박하더니 공을 빼냈다. 로 셀소가 연결한 공을 파페 사르가 마무리했다.
득점 후에도 토트넘은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18분에는 수비수 에메르송이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오른발에 맞은 공은 빠르게 골문 오른쪽으로 향했다. 네투가 가까스로 쳐내며 위기를 넘겼다.
손흥민은 또 본머스의 뒷공간을 허물었다. 25분 수비 뒤로 돌아 뛰더니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았다.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네투가 낮게 깔아 찬 공을 절묘하게 막아냈다.
예기치 못한 불운도 있었다. 32분 파페 사르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중계 화면으로 보아 세리머니 과정에서 무릎에 통증이 온 듯했다. 파페 사르는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 곧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차출을 위해 팀을 떠날 예정이었다. 올리버 스킵이 교체 투입됐다. 주장 손흥민은 파페 사르를 안아줬다.
경기 양상이 뒤바뀌었다. 본머스가 점점 치고 올라왔다. 토트넘 수비진은 상대의 파상공세를 막기 급급했다. 전반 추가 시간은 7분이었다. 추가 득점 없이 토트넘이 1-0으로 앞선 채 전반이 끝났다.
후반전에도 본머스가 볼 점유율을 높여 토트넘을 공략했다. 원톱으로 나선 솔랑케에 크로스와 스루 패스를 집중적으로 꽂아 넣었다. 토트넘은 골키퍼 비카리오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솔랑케의 헤더가 왼쪽 구석을 노렸지만, 비카리오가 몸을 날려 쳐냈다.
토트넘은 역습으로 맞섰다. 득점과 다름없는 상황도 있었다. 6분 히샤를리송이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았다. 슈팅이 급했다. 왼발로 빠르게 찬 공은 허무하게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수비수와 거리도 꽤 있었다. 히샤를리송의 득점을 충분히 기대해볼 법했다.
중원 싸움에서 밀리자 토트넘은 미드필드에 변화를 줬다. 13분 벤탄쿠르가 나가고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를 투입했다. 본머스는 선수 두 명을 교체하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24분에는 잉글랜드 최고 재능 중 하나로 통하는 알렉스 스콧을 넣었다.
경기 분위기를 확 바꾼 건 손흥민이었다. 기어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25분 손흥민은 상대 진영으로 침투하더니 왼발 슈팅으로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각도가 크게 없었지만, 손흥민의 예리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들어갔다. 로 셀소의 아웃프런트 패스가 절묘하게 수비 사이를 뚫었다. 손흥민의 2024년 새해 첫 골이었다.
이 득점으로 손흥민은 EPL 득점 공동 2위(모하메드 살라, 솔랑케, 이상 12골)로 올라섰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14골)과 2골 차이다. 한동안 아시안컵을 위해 토트넘을 떠나는 손흥민이다. 득점왕 경쟁을 잠시 쉬어갈 수밖에 없다.
번번이 기회를 놓쳤던 히샤를리송도 골맛을 봤다. 35분 존슨의 크로스를 발만 툭 갖다 대 득점을 완성했다. 토트넘이 3-0으로 앞서 나갔다.
2분 뒤 토트넘은 브리안 힐과 에릭 다이어, 알레호 벨리스를 투입했다. 37분에는 스콧에게 만회골을 허용했다. 경기 막바지에는 벨리스마저 부상으로 쓰러졌다. 교체 카드를 모두 쓴 토트넘은 수적 열세에 몰렸다.
선수 11명이 건재한 본머스는 토트넘을 계속 몰아붙였다. 한 차례 골망을 더 흔들기도 했다. 후반 추가 시간 스콧이 골키퍼를 뚫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토트넘은 3-1 승리로 기사회생했다.
경기 후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2도움을 기록한 로 셀소에 평점 9.0을 주며 경기 최우수 선수(MOM)로 선정했다. 로 셀소는 패스 성공률 92%(34/37), 드리블 성공 3회(100%) 등을 기록했다. 전반전 파페 사르와 후반전 손흥민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평점 8.1로 호평받았다. 결승골을 비롯해 패스 성공률 97%(34/35)를 기록했다. 두 번의 슈팅이 모두 정확하게 골문으로 향했다. 선제골을 넣은 파페 사르는 7.9점, 세 번째 득점에 성공한 히샤를리송은 7.8점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도 손흥민에게 7.9로 높은 점수를 줬다. 로 셀소가 8.2로 가장 높았다.
기록도 썼다. 영국 'BBC'에 따르면 토트넘은 EPL 3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구단 최고 기록 타이다. 매체는 "토트넘은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승리하며 화려하게 2023년을 마무리했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의 득점 상황도 치켜세웠다. 'BBC'는 "본머스는 많은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파이널 서드에서 마무리가 아쉬웠다"라며 "손흥민은 훌륭한 왼발 슈팅으로 팀의 리드를 두 배로 늘렸다. 히샤를리송은 팀을 위해 골포스트를 휩쓸었다"라고 표현했다. 득점왕 경쟁도 더욱 뜨거워졌다. 솔랑케의 3경기 연속 득점 행진이 끝났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매주가 전투다. 오늘도 전쟁 같았다. 1위 리버풀(19경기 42점)과 3점 차이다"라고 밝혔다. 겨울 이적시장에 대한 상황도 전했다. 'BBC'는 "토트넘은 부상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월 이적시장에서 마법을 기대하면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매 이적시장은 팀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부상 상황과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11년 동안 토트넘에서 활약한 요리스는 하프 타임에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BBC'는 "팬들은 토트넘에서 11년 동안 447경기에 출전한 뒤 MLS의 LAFC로 자유 이적한 요리스에게 경의를 표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상대 감독은 경기 결과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안도이 이라올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많은 기회가 있었다. 오늘보다 더 나쁜 경기에서 이긴 적도 있었지만, 토트넘의 마무리가 특히 더 좋았다"라고 말했다.
8경기 만의 패배였다. 본머스는 6승 1무를 거두며 순위를 대폭 끌어 올리고 있었다. 이라올라 감독은 "시즌 초반은 힘들었지만, 현재 팀은 정상 궤도에 올랐다. 승점 25가 됐다. 꽤 좋은 수치지만, 여전히 더 많은 점수가 필요하다. 더 발전해야 한다. 토트넘전 경기력은 만족한다"라고 덧붙였다.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토트넘이다. 부상 소식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과거 노팅엄 포레스트와 경기 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전 '풋볼 런던'을 통해 토트넘 선수단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토트넘에 큰 과제다. 1군 팀에서 8명의 부상자가 있다. 애슐리 필립스를 제외하고 모두 경기를 뛴 선수들이다"라며 "단순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훈련도 마찬가지다. 시즌 초 선수들이 훈련했을 때 수준이 더 높았다.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라고 밝혔다.
이어 "파페(사르)와 리치(히샤를리송)는 복귀했다. 팀에 확실한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한동안 국가대표팀 차출로 몇 명의 선수를 잃는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차출이 유력하고 비수마와 사르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주장이자 팀 핵심인 손흥민의 부재에 걱정을 토로했다. 손흥민을 비롯해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는 대륙 컵대회를 위해 국가대표팀으로 향한다. 파페 사르는 본머스전 부상으로 차출이 불투명해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선수다. 프리미어리그와 세계 축구를 봤다면 그의 자질을 누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람으로서도 훌륭하다. 토트넘의 리더로서 팀을 잘 이끌고 있다"라며 "경기 중에도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받아들였다. 세 선수(손흥민, 비수마, 사르)의 부재는 토트넘에 큰 손실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지금껏 핵심 선수 몇 명 없이도 대처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라고 답했다.
최근 다소 과격한 태클로 비판에 휩싸인 부주장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로메로는 지난 첼시전 엔소 페르난데스를 상대로 발을 무리하게 뻗다가 퇴장당했다. 지난 경기에서는 칼럼 윌슨(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위험한 도전을 시도했다. 게리 네빌 등 레전드들도 로메로의 태클이 퇴장이었다고 봤다. 실제로 로메로는 옐로카드만 받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경기의 태클도 서툴렀다. 하지만 이는 얘기할 주제가 아닌 것 같다. 단지 로메로의 출전 여부에 따라 토트넘의 경기력이 달라지는 건 사실이다. 그가 경기에 출전하는 걸 훨씬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하필 로메로는 좋은 기세를 이어오던 찰나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주축 센터백이 모두 빠진 셈이다. 미키 판 더 펜은 이미 첼시전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추가 부상자도 발생했다. 최근 매디슨의 빈자리를 메운 로 셀소가 훈련 도중 쓰러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새 부상자는 로 셀소 뿐이다. 불행히도 그는 경기 전 훈련에 불참했다. 노팅엄전에 결장한다"라고 예고했다. 로 셀소는 12월 말 에버튼전부터 점점 몸을 끌어 올렸다. 본머스와 경기에서 모처럼 선발 기회를 잡았다. 도움 2개를 기록하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신성 레프트백의 재계약 소식에 기뻐하기도 했다. 우도기는 최근 토트넘과 연장 계약을 맺으며 2028년까지 기간을 늘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도기와 서명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토트넘이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첫 단계다. 젊은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에 잘 적응했다"라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도 토트넘 감독직은 도전이다. 생애 첫 빅리그 진출이다. 호주 국가대표팀, 요코하마 F.마리노스 등 주로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 스코틀랜드의 셀틱을 이끈 바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처음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박싱 데이에 대해 "매우 혼란스럽기보다 오히려 정상적인 느낌일 것 같다. 관점에 따라 다를 것이다"라며 "토트넘에는 8명의 부상자가 있다. 적어도 7명은 당분간 복귀하지 못할 것이다. 큰 도전일 것이다. 상당히 얇은 스쿼드가 남아 있다. 토트넘 경기 방식은 다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지금껏 회복을 잘 해왔다. 앞으로도 계속 그래야만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뉴캐슬전 승리가 꽤 큰 영향을 줬다고 봤다. 수비진의 안정감이 승리 요인이라고 꼽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중요한 경기였다. 훨씬 조직적으로 경기를 치렀다. 뉴캐슬의 반격도 느꼈다. 토트넘이 훨씬 뛰어났다고 생각했다"라며 "로메로도 잘 했지만, 데이비스가 유독 더 좋은 경기를 펼쳤다. 그는 원래 센터백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상으로 결장 중인 판 더 펜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전히 토트넘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잘 해냈다. 특히 센터백은 뛰어난 능력을 필요로 하는 몇 안 되는 포지션 중 하나다. 판 더 펜이 토트넘에 온 것은 매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는 게임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플레이하는 방식을 잘 알고 있고, 큰 도움이 되었다. 로메로가 옆에 있는 것도 큰 영향을 줬다"라고 말했다.
추가 영입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최근 토트넘의 얇아진 스쿼드를 보면 이해가 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전히 센터백 영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수비수 부상)이 다시 발생하면 토트넘은 수비 숫자가 부족해진다. 이미 부족하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가능성도 솔직히 답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UCL 16강에서 AC밀란에 탈락했다. 프리미어리그를 8위로 마치며 2023~2024시즌 UCL 진출권 획득은 실패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나는 꽤 축구를 좋아한다. 모든 팀은 UCL 진출을 원한다. 다른 나라와 다른 조건, 다른 스타일의 팀을 만나는 건 꽤 독특한 도전이다. 토트넘도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올해 진출하지 못한 건 큰 손해였다. 팀을 더 빨리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다. 내년에 다시 참가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토트넘은 뉴캐슬전부터 이어진 5경기에서 4승을 거뒀다. 11월과 12월 초는 시즌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바 있다. 11월 첫 경기인 첼시전에서 1-4로 크게 지더니 울버햄튼 원정 경기에서 후반 막바지 두 골을 연달아 내주며 1-2로 패배했다. 아스톤 빌라와 홈 경기에서도 1-2로 졌다. 3연패애 빠지며 선두권 수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맨시티 원정에서 비기며 살짝 분위기를 틀었다. 당시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손흥민의 불운의 자책골로 1-1이 됐다. 필 포든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후반전에는 로 셀소가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균형을 맞췄다. 손흥민의 도움이었다. 잭 그릴리쉬가 맨시티에 세 번째 골을 안겼지만, 토트넘은 데얀 클루셉스키의 마지막 골로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어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도 승점 3 획득에 실패했다. 홈 경기에서 토트넘은 11분 만에 로메로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재러드 보웬과 제임스 워드 프라우스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졌다. 수비 실책이 뼈아팠다. 특히 워드 프라우스의 결승골 당시 우도기는 어이 없는 백패스로 실점 원흉이 됐다.
12월 중순부터 토트넘은 기사회생했다. 반등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뉴캐슬전 모처럼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 키어런 트리피어를 완전히 제압했다. 과거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를 압도했다. 트리피어는 전반전 손흥민에 측면 돌파 두 번을 허용했다. 두 번 모두 득점으로 이어졌다. 손흥민은 우도기의 토트넘 데뷔골과 히샤를리송의 부활포를 도왔다. 후반전에는 히샤를리송의 추가 득점으로 토트넘이 3-0으로 앞섰다.
골 잔치의 방점은 손흥민이 직접 찍었다. 후반전 페널티킥을 얻어 내더니 직접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뉴캐슬은 조엘린톤의 만회골로 영봉패는 면했다.
노팅엄과 17라운드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특급 도우미로 나섰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스트라이커 히샤를리송의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상대 실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토트넘은 전반 추가 시간 히샤를리송의 선제골로 앞섰다. 클루셉스키가 정확한 크로스로 히샤를리송의 골을 도왔다.
후반전에는 직접 득점까지 관여했다. 클루셉스키의 두 번째 골 당시 손흥민은 상대 골키퍼의 킥 실수를 유도하기 위해 빠르게 문전으로 침투했다. 골킥이 짧게 떨어진 것을 클루셉스키가 드리블로 치고 들어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사실상 손흥민의 도움이나 다름없었다. 토트넘은 2-0으로 이기며 2연승을 달렸다.
난적 에버튼을 상대로도 빛났다. 토트넘은 지난 24일 홈 경기에서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3연승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전반 9분 히샤를리송의 선제골로 앞섰다. 18분에는 손흥민이 코너킥 상황에서 절묘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문전에 상대 선수가 대거 포진했지만, 손흥민은 침착하게 빈 곳을 노려 차 11호골을 완성했다. 토트넘은 경기 막바지 안드레 고메스에 실점했지만, 2-1로 이기며 4위권을 유지했다.
한창 분위기를 올리던 찰나 19라운드에서 미끄러졌다. 토트넘은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원정 경기에서 2-4로 크게 패배했다. 전반전에만 두 골을 헌납했고, 후반전 30분 만에 0-4로 밀렸다. 그나마 유망주 벨리스와 수비수 데이비스의 막바지 2골이 터지며 추격의 불씨를 살려봤다. 시간이 부족했다. 토트넘은 3연승 후 첫 패배를 기록했다.
한국시간으로 2024년에 끝나는 본머스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순조로운 새해 시작을 알렸다. 토트넘은 곧 국가대표팀으로 차출되는 파페 사르, 손흥민의 연속골과 최근 득점력에 물이 오른 히샤를리송의 득점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특히 히샤를리송은 12월부터 5골을 몰아치고 있다. 뉴캐슬전 멀티골, 노팅엄과 에버튼에 각각 한 골을 넣었다. 본머스전에서는 기회를 몇 번 놓치기는 했지만, 경기 막바지 한 골을 보태며 활짝 웃었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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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머스전 12호골을 넣은 뒤 '찰칵 세리머니'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
토트넘 홋스퍼는 3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에서 AFC본머스에 3-1로 이겼다.
손흥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차출 전 마지막 경기였다. 손흥민은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토트넘은 20경기 12승 3무 5패 승점 39 5위로 4위 아스널(20경기 40점)을 바짝 추격했다. 6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19경기 33점)와 6점 차이다.
홈팀 토트넘은 4-2-3-1로 나섰다. 히샤를리송이 원톱에 서고 손흥민, 지오바니 로 셀소, 브레넌 존슨이 뒤를 받쳤다. 부상으로 결장이 유력했던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깜짝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마타 파페 사르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데스티니 우도기,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 페드로 포로가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굴리에모 비카리오가 꼈다. 11년 동안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수문장 위고 요리스는 이날 송별식을 끝으로 팀을 떠났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FC(LAFC)로 향한다.
이미 유력지들이 보도한 바 있다. 유럽축구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요리스는 LAFC와 계약했다. 토트넘과 작별 인사는 31일에 진행된다. 요리스는 비자를 기다린 후 미국으로 떠난다"라며 "임대 이적이 아닌 완전 이적이다. 당사자들 간 구두 합의가 이뤄졌다. 요리스는 11년 만에 토트넘을 떠난다"라고 밝혔다. 로마노가 밝혔듯 요리스의 송별식은 본머스전 하프 타임때 진행됐다.
세부 계약 내용도 공개했다. 로마노는 "요리스는 LAFC와 1년 계약을 체결한다. 연장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곧 정식 계약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마노는 이적이 확실시됐을 때 'HERE WE GO'라며 게시글을 남기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요리스 이적 발표 당시에도 해당 문구를 남겼다.
로 셀소가 손흥민을 안아주고 있다. /사진=토트넘 공식 SNS |
원정팀 본머스도 4-2-3-1로 맞불을 놨다. 도미닉 솔랑케가 원톱을 서고 루이스 시니스테라, 저스틴 클라위베르트, 마커스 태버니어가 2선에 섰다. 루이스 쿡과 라이언 크리스티가 중앙 미드필더를 맡고 당고 와타라, 마르코스 세네시, 일리야 자바르니, 애덤 스미스가 포백을 책임졌다. 골문은 네투가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토트넘이 몰아붙였다. 손흥민의 몸놀림이 가벼웠다. 2분 손흥민은 빠르게 문전 쇄도하더니 존슨의 크로스를 왼발로 마무리했다. 슈팅이 부정확했다. 공은 골문 왼쪽으로 크게 벗어났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손흥민은 아쉬워했다.
4분에는 히샤를리송이 직접 골문을 노렸다. 이번에도 손흥민의 움직임이 날카로웠다. 크로스를 받는 척 뒤로 살짝 흘려줬고, 히샤를리송이 오른발로 감아 때려봤다. 공은 크로스바 위로 솟구쳤다.
선제골은 9분 만에 나왔다. 파페 사르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의 전술이 통했다. 상대 후방 지역에서 강하게 압박하더니 공을 빼냈다. 로 셀소가 연결한 공을 파페 사르가 마무리했다.
득점 후에도 토트넘은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18분에는 수비수 에메르송이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오른발에 맞은 공은 빠르게 골문 오른쪽으로 향했다. 네투가 가까스로 쳐내며 위기를 넘겼다.
손흥민은 또 본머스의 뒷공간을 허물었다. 25분 수비 뒤로 돌아 뛰더니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았다.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네투가 낮게 깔아 찬 공을 절묘하게 막아냈다.
본머스 진영에서 왼발 슈팅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
경기 양상이 뒤바뀌었다. 본머스가 점점 치고 올라왔다. 토트넘 수비진은 상대의 파상공세를 막기 급급했다. 전반 추가 시간은 7분이었다. 추가 득점 없이 토트넘이 1-0으로 앞선 채 전반이 끝났다.
후반전에도 본머스가 볼 점유율을 높여 토트넘을 공략했다. 원톱으로 나선 솔랑케에 크로스와 스루 패스를 집중적으로 꽂아 넣었다. 토트넘은 골키퍼 비카리오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솔랑케의 헤더가 왼쪽 구석을 노렸지만, 비카리오가 몸을 날려 쳐냈다.
토트넘은 역습으로 맞섰다. 득점과 다름없는 상황도 있었다. 6분 히샤를리송이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았다. 슈팅이 급했다. 왼발로 빠르게 찬 공은 허무하게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수비수와 거리도 꽤 있었다. 히샤를리송의 득점을 충분히 기대해볼 법했다.
중원 싸움에서 밀리자 토트넘은 미드필드에 변화를 줬다. 13분 벤탄쿠르가 나가고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를 투입했다. 본머스는 선수 두 명을 교체하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24분에는 잉글랜드 최고 재능 중 하나로 통하는 알렉스 스콧을 넣었다.
경기 분위기를 확 바꾼 건 손흥민이었다. 기어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25분 손흥민은 상대 진영으로 침투하더니 왼발 슈팅으로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각도가 크게 없었지만, 손흥민의 예리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들어갔다. 로 셀소의 아웃프런트 패스가 절묘하게 수비 사이를 뚫었다. 손흥민의 2024년 새해 첫 골이었다.
이 득점으로 손흥민은 EPL 득점 공동 2위(모하메드 살라, 솔랑케, 이상 12골)로 올라섰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14골)과 2골 차이다. 한동안 아시안컵을 위해 토트넘을 떠나는 손흥민이다. 득점왕 경쟁을 잠시 쉬어갈 수밖에 없다.
히샤를리송(오른쪽)과 브레넌 존슨. /사진=토트넘 공식 SNS |
2분 뒤 토트넘은 브리안 힐과 에릭 다이어, 알레호 벨리스를 투입했다. 37분에는 스콧에게 만회골을 허용했다. 경기 막바지에는 벨리스마저 부상으로 쓰러졌다. 교체 카드를 모두 쓴 토트넘은 수적 열세에 몰렸다.
선수 11명이 건재한 본머스는 토트넘을 계속 몰아붙였다. 한 차례 골망을 더 흔들기도 했다. 후반 추가 시간 스콧이 골키퍼를 뚫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토트넘은 3-1 승리로 기사회생했다.
경기 후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2도움을 기록한 로 셀소에 평점 9.0을 주며 경기 최우수 선수(MOM)로 선정했다. 로 셀소는 패스 성공률 92%(34/37), 드리블 성공 3회(100%) 등을 기록했다. 전반전 파페 사르와 후반전 손흥민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평점 8.1로 호평받았다. 결승골을 비롯해 패스 성공률 97%(34/35)를 기록했다. 두 번의 슈팅이 모두 정확하게 골문으로 향했다. 선제골을 넣은 파페 사르는 7.9점, 세 번째 득점에 성공한 히샤를리송은 7.8점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도 손흥민에게 7.9로 높은 점수를 줬다. 로 셀소가 8.2로 가장 높았다.
기록도 썼다. 영국 'BBC'에 따르면 토트넘은 EPL 3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구단 최고 기록 타이다. 매체는 "토트넘은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승리하며 화려하게 2023년을 마무리했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의 득점 상황도 치켜세웠다. 'BBC'는 "본머스는 많은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파이널 서드에서 마무리가 아쉬웠다"라며 "손흥민은 훌륭한 왼발 슈팅으로 팀의 리드를 두 배로 늘렸다. 히샤를리송은 팀을 위해 골포스트를 휩쓸었다"라고 표현했다. 득점왕 경쟁도 더욱 뜨거워졌다. 솔랑케의 3경기 연속 득점 행진이 끝났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매주가 전투다. 오늘도 전쟁 같았다. 1위 리버풀(19경기 42점)과 3점 차이다"라고 밝혔다. 겨울 이적시장에 대한 상황도 전했다. 'BBC'는 "토트넘은 부상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월 이적시장에서 마법을 기대하면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라고 전했다.
앙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사진=토트넘 공식 SNS |
한편 11년 동안 토트넘에서 활약한 요리스는 하프 타임에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BBC'는 "팬들은 토트넘에서 11년 동안 447경기에 출전한 뒤 MLS의 LAFC로 자유 이적한 요리스에게 경의를 표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상대 감독은 경기 결과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안도이 이라올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많은 기회가 있었다. 오늘보다 더 나쁜 경기에서 이긴 적도 있었지만, 토트넘의 마무리가 특히 더 좋았다"라고 말했다.
8경기 만의 패배였다. 본머스는 6승 1무를 거두며 순위를 대폭 끌어 올리고 있었다. 이라올라 감독은 "시즌 초반은 힘들었지만, 현재 팀은 정상 궤도에 올랐다. 승점 25가 됐다. 꽤 좋은 수치지만, 여전히 더 많은 점수가 필요하다. 더 발전해야 한다. 토트넘전 경기력은 만족한다"라고 덧붙였다.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토트넘이다. 부상 소식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과거 노팅엄 포레스트와 경기 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전 '풋볼 런던'을 통해 토트넘 선수단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토트넘에 큰 과제다. 1군 팀에서 8명의 부상자가 있다. 애슐리 필립스를 제외하고 모두 경기를 뛴 선수들이다"라며 "단순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훈련도 마찬가지다. 시즌 초 선수들이 훈련했을 때 수준이 더 높았다.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라고 밝혔다.
이어 "파페(사르)와 리치(히샤를리송)는 복귀했다. 팀에 확실한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한동안 국가대표팀 차출로 몇 명의 선수를 잃는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차출이 유력하고 비수마와 사르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주장이자 팀 핵심인 손흥민의 부재에 걱정을 토로했다. 손흥민을 비롯해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는 대륙 컵대회를 위해 국가대표팀으로 향한다. 파페 사르는 본머스전 부상으로 차출이 불투명해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선수다. 프리미어리그와 세계 축구를 봤다면 그의 자질을 누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람으로서도 훌륭하다. 토트넘의 리더로서 팀을 잘 이끌고 있다"라며 "경기 중에도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받아들였다. 세 선수(손흥민, 비수마, 사르)의 부재는 토트넘에 큰 손실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지금껏 핵심 선수 몇 명 없이도 대처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라고 답했다.
최근 다소 과격한 태클로 비판에 휩싸인 부주장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로메로는 지난 첼시전 엔소 페르난데스를 상대로 발을 무리하게 뻗다가 퇴장당했다. 지난 경기에서는 칼럼 윌슨(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위험한 도전을 시도했다. 게리 네빌 등 레전드들도 로메로의 태클이 퇴장이었다고 봤다. 실제로 로메로는 옐로카드만 받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경기의 태클도 서툴렀다. 하지만 이는 얘기할 주제가 아닌 것 같다. 단지 로메로의 출전 여부에 따라 토트넘의 경기력이 달라지는 건 사실이다. 그가 경기에 출전하는 걸 훨씬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 인사를 나눈 손흥민(왼쪽)과 위고 요리스. /사진=토트넘 공식 SNS |
추가 부상자도 발생했다. 최근 매디슨의 빈자리를 메운 로 셀소가 훈련 도중 쓰러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새 부상자는 로 셀소 뿐이다. 불행히도 그는 경기 전 훈련에 불참했다. 노팅엄전에 결장한다"라고 예고했다. 로 셀소는 12월 말 에버튼전부터 점점 몸을 끌어 올렸다. 본머스와 경기에서 모처럼 선발 기회를 잡았다. 도움 2개를 기록하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신성 레프트백의 재계약 소식에 기뻐하기도 했다. 우도기는 최근 토트넘과 연장 계약을 맺으며 2028년까지 기간을 늘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도기와 서명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토트넘이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첫 단계다. 젊은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에 잘 적응했다"라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도 토트넘 감독직은 도전이다. 생애 첫 빅리그 진출이다. 호주 국가대표팀, 요코하마 F.마리노스 등 주로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 스코틀랜드의 셀틱을 이끈 바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처음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박싱 데이에 대해 "매우 혼란스럽기보다 오히려 정상적인 느낌일 것 같다. 관점에 따라 다를 것이다"라며 "토트넘에는 8명의 부상자가 있다. 적어도 7명은 당분간 복귀하지 못할 것이다. 큰 도전일 것이다. 상당히 얇은 스쿼드가 남아 있다. 토트넘 경기 방식은 다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지금껏 회복을 잘 해왔다. 앞으로도 계속 그래야만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뉴캐슬전 승리가 꽤 큰 영향을 줬다고 봤다. 수비진의 안정감이 승리 요인이라고 꼽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중요한 경기였다. 훨씬 조직적으로 경기를 치렀다. 뉴캐슬의 반격도 느꼈다. 토트넘이 훨씬 뛰어났다고 생각했다"라며 "로메로도 잘 했지만, 데이비스가 유독 더 좋은 경기를 펼쳤다. 그는 원래 센터백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상으로 결장 중인 판 더 펜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전히 토트넘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잘 해냈다. 특히 센터백은 뛰어난 능력을 필요로 하는 몇 안 되는 포지션 중 하나다. 판 더 펜이 토트넘에 온 것은 매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는 게임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플레이하는 방식을 잘 알고 있고, 큰 도움이 되었다. 로메로가 옆에 있는 것도 큰 영향을 줬다"라고 말했다.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가능성도 솔직히 답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UCL 16강에서 AC밀란에 탈락했다. 프리미어리그를 8위로 마치며 2023~2024시즌 UCL 진출권 획득은 실패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나는 꽤 축구를 좋아한다. 모든 팀은 UCL 진출을 원한다. 다른 나라와 다른 조건, 다른 스타일의 팀을 만나는 건 꽤 독특한 도전이다. 토트넘도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올해 진출하지 못한 건 큰 손해였다. 팀을 더 빨리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다. 내년에 다시 참가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토트넘은 뉴캐슬전부터 이어진 5경기에서 4승을 거뒀다. 11월과 12월 초는 시즌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바 있다. 11월 첫 경기인 첼시전에서 1-4로 크게 지더니 울버햄튼 원정 경기에서 후반 막바지 두 골을 연달아 내주며 1-2로 패배했다. 아스톤 빌라와 홈 경기에서도 1-2로 졌다. 3연패애 빠지며 선두권 수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맨시티 원정에서 비기며 살짝 분위기를 틀었다. 당시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손흥민의 불운의 자책골로 1-1이 됐다. 필 포든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후반전에는 로 셀소가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균형을 맞췄다. 손흥민의 도움이었다. 잭 그릴리쉬가 맨시티에 세 번째 골을 안겼지만, 토트넘은 데얀 클루셉스키의 마지막 골로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어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도 승점 3 획득에 실패했다. 홈 경기에서 토트넘은 11분 만에 로메로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재러드 보웬과 제임스 워드 프라우스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졌다. 수비 실책이 뼈아팠다. 특히 워드 프라우스의 결승골 당시 우도기는 어이 없는 백패스로 실점 원흉이 됐다.
12월 중순부터 토트넘은 기사회생했다. 반등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뉴캐슬전 모처럼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 키어런 트리피어를 완전히 제압했다. 과거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를 압도했다. 트리피어는 전반전 손흥민에 측면 돌파 두 번을 허용했다. 두 번 모두 득점으로 이어졌다. 손흥민은 우도기의 토트넘 데뷔골과 히샤를리송의 부활포를 도왔다. 후반전에는 히샤를리송의 추가 득점으로 토트넘이 3-0으로 앞섰다.
골 잔치의 방점은 손흥민이 직접 찍었다. 후반전 페널티킥을 얻어 내더니 직접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뉴캐슬은 조엘린톤의 만회골로 영봉패는 면했다.
히샤를리송(왼쪽)과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
후반전에는 직접 득점까지 관여했다. 클루셉스키의 두 번째 골 당시 손흥민은 상대 골키퍼의 킥 실수를 유도하기 위해 빠르게 문전으로 침투했다. 골킥이 짧게 떨어진 것을 클루셉스키가 드리블로 치고 들어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사실상 손흥민의 도움이나 다름없었다. 토트넘은 2-0으로 이기며 2연승을 달렸다.
난적 에버튼을 상대로도 빛났다. 토트넘은 지난 24일 홈 경기에서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3연승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전반 9분 히샤를리송의 선제골로 앞섰다. 18분에는 손흥민이 코너킥 상황에서 절묘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문전에 상대 선수가 대거 포진했지만, 손흥민은 침착하게 빈 곳을 노려 차 11호골을 완성했다. 토트넘은 경기 막바지 안드레 고메스에 실점했지만, 2-1로 이기며 4위권을 유지했다.
한창 분위기를 올리던 찰나 19라운드에서 미끄러졌다. 토트넘은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원정 경기에서 2-4로 크게 패배했다. 전반전에만 두 골을 헌납했고, 후반전 30분 만에 0-4로 밀렸다. 그나마 유망주 벨리스와 수비수 데이비스의 막바지 2골이 터지며 추격의 불씨를 살려봤다. 시간이 부족했다. 토트넘은 3연승 후 첫 패배를 기록했다.
한국시간으로 2024년에 끝나는 본머스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순조로운 새해 시작을 알렸다. 토트넘은 곧 국가대표팀으로 차출되는 파페 사르, 손흥민의 연속골과 최근 득점력에 물이 오른 히샤를리송의 득점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특히 히샤를리송은 12월부터 5골을 몰아치고 있다. 뉴캐슬전 멀티골, 노팅엄과 에버튼에 각각 한 골을 넣었다. 본머스전에서는 기회를 몇 번 놓치기는 했지만, 경기 막바지 한 골을 보태며 활짝 웃었다.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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