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티모 베르너(28, RB 라이프치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심을 뿌리치고 토트넘 홋스퍼로 향한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7일(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베르너가 토트넘으로 간다. 토트넘은 라이프치히와 계약을 마쳤고, 모든 서류가 준비됐다. 6월까지 임대 영입이지만, 완전 이적 옵션도 포함됐다. 의무 조항은 아니다. 그는 런던으로 이동해 메디컬을 받아야 한다"라며 특유의 시그니처 멘트인 'Here we go'를 외쳤다.
마르코 로제 라이프치히 감독도 베르너의 토트넘행을 확인했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에 따르면 그는 "베르너가 임대를 떠나고 싶어 하는 게 맞다. 그는 다가오는 유럽축구연맹(UEFA)유로 2024 출전을 원한다"라며 "우리는 그에게 행운이 따르길 바라며 행운을 빌고 있다"라고 밝혔다.
영국 'BBC'도 속보로 같은 내용을 전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라이프치히 공격수 베르너를 임대로 영입하는 데 합의했다. 계약에는 이번 시즌이 끝날 때 완전 이적 옵션까지 포함됐다"라고 보도했다.
이제 토트넘은 큰 이변이 없는 한 1월 이적시장 첫 오피셜로 베르너를 발표할 전망이다. BBC는 "베르너는 런던으로 날아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그의 주급을 지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베르너는 토트넘이 아닌 맨유 이적에 가까운 듯했다. 맨유는 지난해 여름 무려 7200만 파운드(약 1205억 원)에 라스무스 호일룬을 영입하고도 득점 가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
맨유 공격진 전체가 넣은 리그 득점을 합쳐도 12골을 넣은 손흥민에게 뒤진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마커스 래시포드가 3골을 기록 중이며 호일룬과 앙토니 마샬은 각각 단 1골에 그치고 있다.
고민에 빠진 에릭 텐 하흐 감독은 베르너 영입을 추진했다. '미러'를 비롯한 영국 매체에 따르면 맨유 역시 지난해 말부터 그를 관찰했고, 임대 계약을 협의 중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이 나타나 하이재킹에 성공하면서 물거품이 되기 직전이다.
'데일리 메일' 역시 "맨유는 베르너 영입 경쟁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았다. 텐 하흐 감독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더 뛰어난 공격 옵션을 갖길 열망했다. 그러나 베르너가 맨유 대신 토트넘 이적을 앞두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됐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이 맨유를 제칠 수 있었던 이유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다. 미러에 따르면 베르너가 런던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한 주인공이 바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베르너 영입의 열렬한 지지자다. 그는 베르너를 토트넘으로 데려오길 열망한다. 또한 가장 중요한 출전 시간을 약속했다. 이는 라이프치히가 보장해줄 수 없는 것"이라며 "영국으로 복귀를 택한 베르너는 이제 올인에 나선다"라고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베르너 영입에 진심이었다. 매체는 "베르너의 토트넘행이 거의 완료됐다. 토트넘은 진지하게 협상에 임했고, 그를 빨리 영입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다. 몇 주간의 협상도 없었고, 지지부진한 포커 게임도 없었다. 특히 금요일 저녁에 협상속도가 아주 빨라졌다"라고 강조했다.
로마노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남은 시즌 동안 베르너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베르너 역시 그의 축구와 경기 전술이 자신과 완벽히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가 아니라 토트넘을 택한 가장 큰 요인인 셈.
토트넘은 약 한 달 이상 주장 손흥민을 잃는 만큼, 베르너의 활약이 중요하다. 손흥민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지난 본머스전을 끝으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했다.
만약 한국이 결승에 오른다면 손흥민은 최대 2월 중순까지 자리를 비우게 된다. 아시안컵 결승전은 2월 11일에 열리기에 손흥민의 복귀전은 2월 18일 울버햄튼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으로서는 최소 4경기 이상을 손흥민 없이 치러야 하는 상황.
손흥민은 리그 12골 5도움을 터트리며 에이스로 활약 중인 만큼, 그의 빈자리가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 2003년생 공격수 알레호 벨리스까지 무릎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후보 자원도 부족해졌다. 한동안 히샬리송과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셉스키, 브리안 힐로 공격진을 꾸려야 하기에 베르너의 발끝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베르너에게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그는 이미 프리미어리그에서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 그는 지난 2020년 여름 4500만 파운드(약 753억 원)에 첼시 유니폼을 입었지만, 2년 만에 영국 생활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베르너의 런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으나 아쉬운 결정력과 수많은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탄식을 자아냈다. 결국 베르너는 공식전 89경기 23골이라는 아쉬운 기록을 남기고 2022년 여름 친정팀 라이프치히로 복귀했다. 이적료는 3000만 유로(약 432억 원)로 크게 줄어들었다.
베르너는 독일에서도 제대로 날개를 펼치지 못했다. 그는 지난 시즌 리그 27경기에서 9골 3도움을 올리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이번 시즌 리그 14경기 2골에 그치고 있다. 로이스 오펜다, 유수프 폴센, 베냐민 세슈코, 사비 시몬스, 크리스토프 바움가르트너와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이제 베르너는 다시 만난 런던에서 부활을 꿈꾼다. 목표는 오는 6월 자국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출전이다. 그는 지난해 3월 벨기에전을 끝으로 대표팀 출전 기록이 없는 만큼, 토트넘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줘야만 대표팀 재승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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