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매체 dpa통신, 빌트 등 복수 매체들은 9일(한국시간) 베켄바워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베켄바워의 가족은 dpa통신에 성명을 보내 "아버지이자 남편인 베켄바워가 지난 일요일(현지시간 7일) 별세했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밝혔다.
베켄바워가 독일과 세계 축구사에 남긴 업적은 크다. 21세에 출전한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브론즈슈와 신인상을 받았다. 이어 자국 독일에서 열린 1974 월드컵에서 서독의 주장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세계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도 1972년과 1976년 2회 수상했다. 수비수로서 발롱도르를 두 번 이상 받은 선수는 베켄바워가 유일하다. 독일 올해의 축구 선수도 4회 수상했다.
고 프란츠 베켄바워. /AFPBBNews=뉴스1
선수뿐 아니라 감독과 행정가로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1983년 서독 대표팀 감독에 올라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결승에 진출했지만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어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서독을 우승으로 이끌며 마리오 자갈루(브라질), 디디에 데샹(프랑스)과 함께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월드컵을 제패한 인물로 남았다. 이후 독일축구협회 부회장, 2006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바이에른 회장 및 명예회장을 역임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날 위르겐 클린스만(60) 한국 대표팀 감독도 선수들에게 "오늘이 내게는 매우 슬픈 날이다. 베켄바워 감독님은 내게 월드컵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게 해주신 분이고 축구뿐 아니라 인간적으로 오늘의 나를 성장시켜줬다"고 비통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겠지만 여러분과 이 슬픔을 같이 극복하고자 한다. 오늘도 우리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하자"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1990 월드컵에 독일 대표팀으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