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흔들리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발목을 잡히게 될까.
토트넘은 15일 오전 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현재 토트넘은 승점 39점(12승 3무 5패)으로 5위, 맨유는 승점 31점(10승 1무 9패)으로 9위에 올라 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초반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다. 10라운드까지 8승 2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며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아스날을 모두 제치고 깜짝 선두에 오르기까지 했다. 새로 부임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식한 '공격 축구'가 빛을 발했다.
하지만 10경기 무패 뒤에 기다리고 있던 건 5경기 무승였다. 토트넘은 미키 반 더 벤과 제임스 매디슨의 부상,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레드카드 징계 등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첼시전 1-4 패배, 울버햄튼전 1-2 패배, 아스톤 빌라전 1-2 패배, 맨시티전 3-3 무승부, 웨스트햄전 1-2 패배까지 최악의 흐름이었다.
다행히 부진이 더 길어지진 않았다. 토트넘은 지난달 뉴캐슬전 4-1 대승을 시작으로 리그 5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6일 열린 FA컵 64강 경기에서도 번리를 1-0으로 잡아내며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여기에 맨유까지 잡아낸다면 1위 리버풀(승점 45)과 격차를 줄이며 우승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토트넘이다.
맨유는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선 조 꼴찌로 탈락했고, 직전 리그 경기였던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도 1-2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지난주 위건을 잡아내면서 FA컵 32강 진출엔 성공한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무딘 공격력이 발목을 잡고 있다. 맨유는 리그 20경기에서 고작 22골에 그치면서 20개 팀 중 3번째로 적은 득점을 기록 중이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마커스 래시포드(이상 3골), 라스무스 호일룬, 앙토니 마샬(이상 1골)이 넣은 골을 모두 합쳐도 손흥민 한 명이 터트린 12골보다 적을 정도.
에릭 텐 하흐 감독 경질설까지 나돌고 있다. 맨유 레전드 로이 킨은 위건전 이후 "텐 하흐가 팀에 도입하려는 DNA가 있냐고? 아니, 그렇지 않다. 그게 바로 맨유의 문제"라며 "텐 하흐가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이는 아마도 그가 앞으로 몇 달 안에 경질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두 팀 모두 4위권 경쟁을 노리는 팀인 만큼, 이번 경기는 승점 6점이 걸린 한판 승부나 다름없다.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의 입지도 위험하기에 더욱 승리가 절실하다.
가장 큰 변수는 토트넘의 선수단 변화다.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이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웠고, 주전 미드필더 파페 사르와 이브 비수마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일정 때문에 팀을 떠났다. 여기에 제임스 매디슨, 벤 데이비스, 지오바니 로 셀소가 부상으로 뛸 수 없고,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복귀 여부도 불투명하다.
미키 반 더 벤이 돌아온다는 점이 그나마 희소식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첼시전 도중 햄스트링을 다쳤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여기에 라두 드라구신과 티모 베르너 신입생 두 명도 데뷔를 준비 중이다. 둘 다 이번 1월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드라구신은 2030년 6월까지 장기 계약을 맺었고, 베르너는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단기 임대로 합류했다.
드라구신은 191cm의 큰 키와 강력한 피지컬을 자랑하는 센터백이다. 최대 강점은 압도적인 공중볼 싸움 능력과 드리블 차단 능력. 그가 이탈리아에서 '루마니아 반 다이크'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유다.
베르너는 폭발적인 속도와 뒷공간 침투가 장점인 공격수다. 그는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으며 손흥민이 없는 동안엔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무딘 결정력이 큰 약점이지만, 공격 자원이 부족한 토트넘의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
영국 '풋볼 런던'은 베르너의 선발 출격과 드라구신의 벤치 출발을 점쳤다. 매체는 히샬리송, 베르너-데얀 쿨루셉스키-브레넌 존슨, 로드리고 벤탄쿠르-올리버 스킵, 데스티니 우도기-반 더 벤-로메로-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선발 명단을 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경기. 슈퍼컴퓨터는 맨유의 손을 들어줬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가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맨유의 승리 확률이 40.3%로 토트넘의 승리 확률(31.5%)보다 9%가량 높았다. 두 팀이 비길 확률은 28.2%다.
손흥민과 매디슨의 부재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옵타에 따르면 토트넘 최고의 선수는 올 시즌 85.7점을 기록 중인 손흥민, 2위는 75.3점의 매디슨이지만, 둘 다 이번 경기에 뛸 수 없다. 반면 맨유는 디오구 달롯(74.4점), 안데르 오나나(70.3점) 등이 모두 뛸 수 있기에 토트넘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결국 관건은 토트넘이 손흥민의 빈자리를 얼마나 채울 수 있느냐다. 토트넘은 손흥민 없이 치른 최근 리그 10경기에서 6번을 졌다. 지난달 5경기에서 5골을 터트린 히샬리송이 그의 역할을 대신해 줘야 한다.
옵타는 "토트넘은 지난 8월 사르의 결승골과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자책골에 힘입어 맨유를 2-0으로 꺾었다. 이젠 1989-1990시즌 이후 처음으로 맨유 상대 리그 더블을 노린다"라며 "토트넘은 최근 맨유 원정 17경기에서 4승 13패를 기록한 만큼 이번에도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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